'저공비행' 이준석-'여론 형성' 친윤..당정대서 거취 결론 날까

한상희 기자,조소영 기자 2022. 6. 29.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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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아끼는 李 "대통령 언급 제가 먼저한 적 없어"
친윤, 여론몰이·세 과시 "젊은 리더십 당내 의견 엇갈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해군 제2함대 사령부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승전 20주년 기념식'에서 분향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6.29/뉴스1 © News1 김영운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조소영 기자 = 국민의힘 친윤(친윤석열)계와 안철수 의원, 당 윤리위원회 등을 상대로 연일 맹공을 퍼붓던 이준석 대표가 최근 몸을 낮추며 말을 아끼고 있다. 이 대표는 28일 공식 일정을 비우고 비공개 면담 등만 소화한 데 이어 29일에도 지방 일정에 집중하며 로키(low-key·절제된) 행보를 이어갔다.

이 대표의 이같은 행보는 최근 친윤계가 '세 과시'와 '여론몰이'에 나서자 일단 몸을 낮춘 채 여론을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대통령실이 당내 갈등에 거리를 두는 기류를 보이는 가운데 대통령과 집권여당 대표가 서로 엇박자를 내고 있다는 관측도 부담을 느낀 것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이날(29일) 경기 평택에서 열린 제2연평해전 기념행사 직후 기자들과 만나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이 대표의 면담 요청을 거부하면서 '앞으로 의제나 사유를 사전에 밝혀달라'고 통보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한 질문에 "대통령실에서 그것과 상반된 입장이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저는 지금까지 대통령에 대한 언급을 제가 먼저 한 경우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그는 "매번 이런 게 익명 보도로 튀어나오고 대통령실에서 반박하고 제가 입장 밝혀야 되는 상황이 지방선거 이후로 이어지고 있다"면서 "우연한 상황 아니고 누군가 의도적으로 대통령실과 당 간에 불화를 일으키기 위해 익명 인터뷰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근 사사건건 부딪치고 있는 안 의원이 당내 여러 모임에 참여하고 있는 데 대해서도 "개개인의 정치 활동을 평가하는 것은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그는 "오늘은 제2연평해전 전승 20주년을 기념해서 (행사에) 왔으니 그 이야기나 하자"고 화제 전환을 시도했다.

이렇듯 이 대표가 그동안 해온 직설적이고 공격적인 화법 대신 방어적인 태도를 취하자 여러 관측들이 나오고 있다. 여권에서는 정당 지지율이 하락세에 접어든 가운데 이 대표 특유의 화법이 기존 정치권과 불화를 빚으면서 고립 위기감이 심화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그 사이 친윤계는 본격적인 여론몰이에 나섰다. 친윤계 의원모임 '민들레'(민심 들어볼래) 간사인 이용호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에서 "지난 대선 과정 그리고 지방선거를 치러오면서 축적된 서로 간의 불신 리더십의 문제들이 표출되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당내 갈등 상황의 책임을 이 대표에게 돌렸다.

이 의원은 "지난해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와 대선, 지방선거를 계속 이겨왔는데 누가 뭐래도 이 대표의 공로가 크다"면서도 "젊은 리더십이라는 게 그동안의 기성 정치를 쭉 해온 많은 분들이 볼 때 무게감이 있느냐 또 안정감을 주느냐, 상대를 배려하느냐 이런 것들에 대해서 조금 엇갈리는 것 같다"고 에둘러 이 대표를 비판했다.

친윤계는 당내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세를 확장하고 있다. 지난 27일에는 친윤계 핵심으로 알려진 장제원 의원이 주도한 '미래혁신포럼'에 같은 날 오후 열린 의원총회보다 더 많은 의원이 몰렸다. 특히 이 대표의 오랜 앙숙이자 차기 당권 주자로 꼽히는 안 의원이 포럼에 참석하면서, 이 대표를 고리로 한 친윤과 안 의원 간 전략적 동맹이 가시화됐다는 관측도 나왔다.

이 대표를 겨냥한 친윤계의 공격도 노골화하고 있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이 대표 징계 여부를 묻는 질문에 "윤리위가 회의를 미뤄놓고 징계를 안 하거나 또 미루는 것 자체가 황당하다"며 징계 가능성을 높게 봤다. 이어 "원래 사람이 당황하면 판단력이 흐려지기 마련"이라며 "(이 대표가) 정무실장을 통해 (의혹 제보자에게) 7억원을 주려고 시도한 것 자체만 봐도 의혹 사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여당 내에서는 다음 달 6일 윤석열 정부 첫 고위 당정대 회의가 당 내홍의 전환점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로 다음 날(7일)에는 이 대표와 이 대표 최측근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의 징계 여부를 논의할 윤리위 회의가 예정돼 있다.

윤심(윤 대통령의 마음)이 이 대표 거취에 가장 큰 변수지만, 정치권에선 대통령실이 당내 갈등에 거리를 두고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대통령실이 당정대 회의를 앞두고 이 대표에 대한 입장을 낼 가능성이 있어 당내 갈등의 새로운 해법이 마련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정치권 전반에서 2030 언어로 기존 정치인을 비꼬는 듯한 이 대표의 태도·언행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며 "또 선거가 끝난 후 이 대표에 대한 2030 지지도·관심도가 줄어들고 있고, 대통령·정당 지지율 약세 현상 등의 요소가 대표 행보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그러나 "대통령·정당 지지율이 하락하는 상황에서 이 대표를 강경하게 처리할 경우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더욱 위기 속으로 빠져들게 된다"며 "(윤리위가 제명·탈당 권유·당원권 정지 등 중징계보다는) 경고 조치를 하고, 친윤계가 이 대표를 상대로 자진사퇴 공세를 펴면 이 대표는 버티기에 들어가는 식으로 양측간 대립이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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