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유나양 일가족 극단적 선택한 듯.. "코인 투자 큰 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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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발 살아만 있어달라"는 모두의 간절한 바람은 헛되고 말았다.
'제주 한 달 살기' 체험(5월 19~6월 15일)에 들뜬 마음으로 가족 여행길에 올랐을 조유나(10)양은 차디찬 전남 완도 앞바다에서 불귀객이 됐다.
지난달 30일 밤 펜션 퇴실 당시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는 이씨와 엘리베이터 앞에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조씨 모습 등이 극단적 선택을 미리 계획한 사람들의 행동으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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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가족 3명 시신 확인 "블랙박스 확인 예정"
"제발 살아만 있어달라"는 모두의 간절한 바람은 헛되고 말았다. '제주 한 달 살기' 체험(5월 19~6월 15일)에 들뜬 마음으로 가족 여행길에 올랐을 조유나(10)양은 차디찬 전남 완도 앞바다에서 불귀객이 됐다. 지난달 30일 밤 신지도의 한 펜션에서 영문도 모른 채 엄마 등에 업혀 나간 지 꼭 한 달 만이다. 조양은 29일 신지도 송곡항 방파제 앞바다에 빠져 있던 아버지 조모(36)씨의 승용차 안에서 부모와 함께 싸늘한 시신으로 발견됐다. 경찰은 조씨가 경제적 어려움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한 것으로 보고 정확한 동기 등을 조사 중이다.
송곡항 방파제 인근에서 인양
광주 남부경찰서와 완도해양경찰서는 이날 낮 12시 20분쯤 송곡항 방파제에서 80m 떨어진 수심 10여m 지점에 가라앉아 있던 조씨의 아우디 A6 승용차를 인양하고 차 안에 있던 조양 일가족 3명의 시신을 수습했다. 인양 당시 차량은 창문이 모두 닫혀 있었고 트렁크는 열린 채 뒤집혀 바닥에 박힌 상태였다. 조씨는 차량 운전석, 조양 어머니 이모(34)씨는 조수석, 조양은 뒷좌석에서 각각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전날 오후 5시 12분쯤 조양 가족의 실종 지점으로 추정되는 송곡항 방파제 앞바다에서 수중 수색을 통해 조씨 차량을 찾아냈다. 송곡항 방파제는 조양 가족의 휴대폰 전원이 잇따라 꺼진 곳이다. 지난달 24일부터 신지명사십리 해수욕장 인근 H펜션에 투숙했던 조양 가족은 같은 달 30일 밤 10시 57분쯤 펜션을 빠져나간 모습이 내부 폐쇄회로(CC)TV에 찍혔다. 당시 조양은 두 팔이 축 처진 채로 이씨의 등에 업혀 있었다. 이어 9분 뒤인 오후 11시 6분쯤 조씨가 가족을 태운 차를 몰고 송곡항 방파제로 향하는 모습이 송곡마을 버스 정류장 CCTV에 찍혔다. 이후 이튿날 0시 40분(조양)과 오전 1시 9분(이씨), 오전 4시 16분(조씨)에 조양 가족의 휴대폰 전원이 모두 꺼졌고, 조씨 차량은 송곡마을 쪽으로 되돌아 나오지 않았다.
경찰, 극단적 선택 쪽에 무게
경찰은 시신 부검을 의뢰하고 조씨 차량 블랙박스를 수거해 사고 당시 상황과 사고 유형 등을 확인할 계획이지만, 조씨 가족의 극단적 선택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1년 가까이 일정한 수입이 없었던 조씨 부부가 대출금과 신용카드 빚 등 채무가 1억여 원에 달하는 등 생활고에 시달렸고, 행적을 감출 때까지 인터넷에 접속해 수면제와 극단적 선택 방법, 가상화폐(루나 코인) 등을 검색한 점이 그 근거다. 조씨는 지난해 7월 컴퓨터 판매업체를 폐업했고, 이씨도 그 무렵 금융기관 콜센터 상담원을 그만두면서 3,000만 원 대출을 받았다. 조씨는 가상화폐에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각에선 카드 빚 등 생활고가 극단적 선택의 동기는 될 수 있겠지만 직접적인 이유로 삼기엔 다소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달 30일 밤 펜션 퇴실 당시 쓰레기를 분리 배출하는 이씨와 엘리베이터 앞에서 휴대폰을 만지작거리는 조씨 모습 등이 극단적 선택을 미리 계획한 사람들의 행동으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다.
발견된 차량의 변속기가 'P'(주차) 상태인 것을 두고도 의문점이 제기된다. 만약 조씨가 차량을 바다로 직접 몰았다면 변속기가 'D'(주행)에 있는 상태로 가라앉았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는 "조씨 부부의 경제 여건과 차량 해상 추락 사고 형태 등을 미뤄 볼 때 현재로선 이번 사건에 대해 극단적 선택이 아니고서는 달리 규정할 방법이 없어 보인다"며 "차량 블랙박스 영상 복원 등을 통해 사건의 얼개를 재구성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완도= 안경호 기자 khan@hankookilbo.com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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