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2.7% vs 美 8.6%..퇴직연금 수익률 가른 '디폴트옵션'

김사무엘 기자 2022. 6. 29.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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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디폴트옵션 7월 시행] ②
/그래픽=김다나 디자인기자

일찍이 퇴직연금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을 도입한 선진국은 연평균 7~8%대의 높은 수익률로 국민들의 노후 자산을 보장하고 있다. 비결은 경쟁을 통한 수익률 제고와 파격적 세제 혜택이다.
디폴트옵션 도입했더니…연평균 수익률 8.6%
퇴직연금 제도 성공 사례로 꼽히는 대표적인 나라가 미국과 호주다. 미국은 전체 퇴직연금의 65%가 투자상품 운용으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DC형(확정기여형)이다. DC형 대부분은 401K 연금제도가 적용되는 상품이다.

1981년 도입된 401K는 과세 이연과 고용주 추가 적립이 핵심이다. 퇴직연금 투자로 얻은 배당금과 이자에는 퇴직금 수령 시기까지 과세가 이연된다. 배당금 재투자로 인한 '스노우 볼링' 효과를 높이기 위해서다. 근로자가 적립하는 금액의 일정 비율을 회사가 지원해 주는 혜택도 있어 근로자의 부담이 한결 덜하다.

무엇보다 디폴트옵션의 도입이 수익률을 높이는 데 효자 노릇을 했다. DC형은 수익형 상품에 투자해 퇴직금을 불리는 방식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근로자가 어떤 상품에 어떤 비율로 투자할 지를 직접 결정해야 한다. 하지만 금융상품에 대한 이해 부족, 안정성을 중시하는 인간의 편향성으로 인해 대부분은 별다른 운용지시 없이 원금이 보장되는 상품에 방치해 놓기 마련이다.

이런 사태를 막기 위해 고안된 장치가 디폴트옵션이다. 퇴직연금 가입자가 따로 운용지시를 하지 않아도 일정 기간이 지나면 금융사가 사전에 정해 놓은 방식으로 투자를 집행하는 제도다.

미국은 2006년 연금보호법을 시행하면서 디폴트옵션을 본격 도입했다. 미국 디폴트옵션의 특징은 공격적인 포트폴리오가 가능하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했다는 것이다. 연금보호법 이전에는 사업자가 원금손실로 인한 책임추궁을 피하기 위해 예적금 위주의 원리금 보장상품을 퇴직연금 상품으로 주로 운용했다.

연금보호법에서는 디폴트옵션 도입시 운용손실에 따른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면책 조항이 추가되면서 위험추구형 상품에도 적극 투자할 수 있게 됐다. 적격디폴트투자상품(QDIA, Qualified Default Investment Alternative)을 지정해 사업자의 무책임한 투자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장치도 만들었다.

미국의 QDIA에는 △TDF(타깃 데이트 펀드) 같은 생애주기형 펀드 △가입자의 연령별 구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혼합형 △MMF(머니마켓펀드) 등 저위험저수익 구조의 단기운용상품 등이 있다.

디폴트옵션과 QDIA 도입 이후 미국의 퇴직연금 시장은 급성장했다. 미국 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의 퇴직연금 총 자산규모는 39조4000억달러(약 5경원)에 이른다.

연금보호법 이전까지는 디폴트옵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TDF 35.1% △MMF 및 SVF(stable value fund, 안정추구형 펀드) 30% △위험기반(risk-based) 펀드 27.5% 등 안정성 위주의 상품이 많았다.

현재는 미국 디폴트옵션의 87.3%가 TDF로 운용되고 있다. TDF는 생애주기에 따라 주식과 채권 비중을 조절해 수익률을 높이는 펀드다. 덕분에 최근 10년 간 미국 DC형의 연평균 수익률은 8.6%를 기록했다. 단순 복리로 계산한다면 10년 간 투자 원금 대비 수익률은 60%에 달한다.

사업자 간 경쟁+비용절감=수익률↑
호주는 1992년 기존 퇴직연금 제도를 개선한 '슈퍼애뉴에이션'(Super Annuation)을 만들었다. 한국으로 치면 퇴직연금과 국민연금을 합친 형태다. 월소득 450호주달러(약 40만원) 이상은 의무가입 대상이다. 사실상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연금 시스템이다.

2009년에는 디폴트옵션인 '마이슈퍼'(MySuper)를 도입했다. 지난해 9월 기준 호주 퇴직연금 총 규모는 3조4000억호주달러(약 3000조원)로 이 중 마이슈퍼 비중은 27.1%다.

호주 퇴직연금의 특징은 연기금 사업자간 투명한 경쟁을 통해 수익률을 높였다는 점이다. 호주의 퇴직연금 가입자는 소매형기금, 산업형기금, 공적기금, 기업형기금, 자기관리기금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연기금 사업자는 하나의 디폴트옵션만 설정할 수 있다. 투자 전략 단순화와 비용 절감 목적이다. 감독 당국의 공시 요건에 따라 자산 구성, 운용, 수익률, 투자리스크 수준 등을 공시해야 한다. 가입자들이 기금 산 상품을 비교해 보고 선택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호주의 디폴트옵션 역시 라이프사이클(life-cycle)펀드나 TDF가 중심이다. 주식 비중이 56%로 가장 높고 채권 14%, 부동산 8%, 현금 6% 등 안전자산 비중은 크지 않다. 호주 퇴직연금의 지난 10년 간 연평균 수익률은 7.7%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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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사무엘 기자 samuel@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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