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텍사스 트럭 짐칸 밀입국 참사 희생자 51명으로 늘어
미국으로 밀입국하려던 중남미 불법 이민자들이 대형 트럭 짐칸에서 대거 사망한 사건의 희생자가 51명으로 늘어났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참혹하고 가슴 아픈 일”이라면서 밀입국 조직 단속 등 대책 마련을 다짐했다.
뉴욕타임스와 CNN 방송 등 미국 언론들은 28일(현지시간) 수사 당국을 인용해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남서부 외곽에 방치된 대형 트럭 짐칸에서 숨진 사람이 남성 39명, 여성 21명이라고 보도했다. 전날 집계된 사망자 46명에서 추가 사망자가 나온 것이다. 어린이 4명을 포함한 16명이 인근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5명이 숨졌다고 미국 언론은 전했다. 희생자 중에는 10대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원으로 후송된 환자 가운데 일부는 고열과 탈수 증상 등으로 위독한 상황이어서 사망자가 더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미국 정부 당국은 멕시코 등에서 온 밀입국자를 싣고 있던 트럭 짐칸이 무더운 날씨 탓에 위에 온도가 치솟았고 이로 인해 사망자가 대거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트럭 짐칸은 에어컨은커녕 환기구도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당국은 희생자 신원 파악을 위한 검시 절차를 밟고 있으며, 트럭 짐칸에서 떨어진 다른 탑승자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사고 현장 주변을 수색하고 있다.
텍사스 현지 경찰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트레일러 운전사 등 3명을 체포한 것으로 전해졌다. 참사를 당한 이들은 멕시코에서 불법 이민 알선 조직에 거액의 돈을 주고 트럭 짐칸을 타고 텍사스주로 건너왔을 가능성이 크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 참석차 스페인을 방문 중인 바이든 대통령은 성명에서 “국토안보부가 상세 사항은 조사하고 있다. 초기 보고를 보면 밀입국 조직이나 인신매매범에 의해 발생한 비극으로 보인다”면서 “이 사건은 이주민을 노리면서 무고한 사람의 죽음을 일으키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밀입국 산업을 추적할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열린 미주정상회의에서 밀입국 조직에 대한 공동 대응을 약속한 것을 거론하면서 “정부는 인신매매범과 밀입국 조직이 미국 입국 방법을 찾는 사람들을 이용하는 것을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도 “엄청나게 불행한 사고”라면서 다음 달 열리는 바이든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이민 문제가 핵심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멕시코 외교부 장관은 이날 낮 트위터에 지금까지 확인된 사망자의 국적은 멕시코 22명, 과테말라 7명, 온두라스 2명 등이라고 밝혔다. 에브라르드 장관은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국 국토안보부 장관과 이번 참사에 대해 논의했다면서 “멕시코와 미국은 함께 이번 사태의 책임자를 찾아내 처벌하기 위해 공동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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