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 까마귀, 제주까지 날아왔다..큰부리바람까마귀 관찰돼

국립생물자원관, 마라도서 관찰..아열대성 조류
길 잃은 새로 추정..분포권 확장 등 지속 조사 방침

(서울=뉴스1) 황덕현 기자 = 동남아시아에서 주로 서식하는 아열대성 조류가 제주 최남단 마라도에서 관찰됐다.

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은 지난 10일 제주 마라도에서 '큰부리바람까마귀'(가칭) 1마리를 최초로 관찰했다고 29일 밝혔다.

큰부리바람까마귀는 바람까마귀과에 속하는 종으로 국내에 보고된 검은바람까마귀와 비슷하지만, 바람까마귀과의 다른 종에 비해 부리가 크고, 푸른색 광택이 있는 깃털로 구분된다.

이 까마귀는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와 한국조류보호협회 제주도지회가 마라도 철새 이동조사 과정 중 관찰됐다. 생물자원관 연구진은 이 까마귀가 본래의 분포권인 동남아시아를 벗어나 마라도를 찾아온 '길잃은 새'(미조)로 추정 중이다.

큰부리바람까마귀는 전 세계에서 태국, 베트남, 미얀마,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주로 동남아시아 지역과 중국 서남부에 분포하는 아열대성 조류다. 이번 발견으로 마라도는 이 종이 서식하는 분포권에서 북동쪽으로 가장 먼 곳이 됐다.

국립생물자원관은 마라도 내 큰부리바람까마귀 관찰이 분포권 북쪽 확장 과정의 사례인지 등을 지속 조사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관찰된 까마귀를 포획해 개체 인식용 가락지를 부착했다.

허위행 국립생물자원관 국가철새연구센터장은 "국가 생물다양성 확보 차원에서 미기록종 발견은 매우 중요하다"면서 "앞으로 지속적인 조사와 연구를 통해 철새의 분포와 생태 변화에 대한 정보를 구축하여 철새 보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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