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철 노후주택 배전반 '위험천만'..습기로 화재에 취약

부산소방본부 재현실험.."절연성능 떨어져" 정기점검 당부

(부산=연합뉴스) 김재홍 기자 = 본격적인 장마철을 맞아 화재에 취약한 노후주택 전기시설에 대한 각별한 관리가 요구된다.

부산소방재난본부는 29일 한국폴리텍대학 부산캠퍼스에서 대학 측과 한국전기안전공사 부산울산본부와 함께 장마철 전기화재 재현실험을 했다.

실험은 노후주택 등에서의 집중호우로 인한 빗물 누수를 가정해 이뤄졌다.

배전반 내 빗물이나 먼지 유입으로 인한 전기화재와 '트래킹 현상'에 따른 발화 과정을 재현하는 것으로 진행됐다.

트래킹 현상은 전기제품 등에서 충전 전극 사이 절연물 표면에 습기나 먼지 등 오염 물질이 있으면 그 표면에 미세한 불꽃이 발생하면서 전기가 흐르는 길인 도전로가 생기는 것이다.

이번 실험에서 전기가 흐르는 배전반 차단기 전원 부위에 물을 조금씩 흘려보내자 잠시 후 강한 불꽃이 발생하면서 차단기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트래킹 현상 재현에서도 곧바로 전기 스파크가 일어났다.

국가화재정보시스템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최근 5년간 부산에서는 모두 1만2천290건의 화재가 발생했고, 이중 전기적 요인에 따른 화재는 전체의 23.6%인 2천898건이었다.

발화 관련 기기 중 차단기를 포함한 배전반에서 발생한 화재는 258건(2.1%)이었다.

특히 배전반 화재는 기상특보가 내려지는 6∼9월에 51.6%가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

올해는 5월 말 기준 배전반 화재가 17건 발생했다.

박희곤 부산소방재난본부 화재조사계장은 "집중호우 기간 잦은 비로 인해 배전반에 습기가 차면 절연 성능이 떨어져 전기화재 위험이 커진다"며 정기적인 점검 등을 당부했다.

pitbull@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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