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총장 공백 역대 최장".. 박주민 vs. <조선> 누가 맞나 [오마이팩트]

김시연 입력 2022. 6. 29. 11: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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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후보추천위 구성, 이미 역대 최장 기록.. 취임까지 평균 63~66일 더 걸려

[김시연 기자]

 <조선일보>는 6월 23일 팩트체크 기사 '尹정부 검찰총장, 47일 최장기 공석?... MB때 124일, 文때 88일'에서 "(22일 기준) 검찰총장 공석이 46일째로 역대 최장기”라는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 조선일보
 
[검증대상] 박주민 "검찰총장 공석, 역대 최장" 주장에 <조선> "사실 아니야" 

지난 5월 6일 김오수 전 검찰총장이 물러난 지 53일(6월 28일 현재)이 지났지만, 검찰총장 후보 추천을 위한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아래 추천위)'는 구성조차 되지 않고 있다. 그 사이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지난 5월 18일 검찰 인사를 시작으로 28일 대규모 중간 간부 인사까지 단행하면서 과거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 시절 비판했던 '검찰총장 패싱 인사'를 반복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관련 기사 : 윤석열 정부, 검찰총장 공백 역대 최장... 한동훈 때문? http://omn.kr/1zjkd )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검찰총장 공석 46일 째(6월 22일 기준), 역대 최장기"라면서 "일부러 검찰총장 인선을 미루고 한동훈 장관 마음대로 검찰 인사를 하려는 것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비판했다.

그러자 <조선일보>는 23일 박근혜 정부 당시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임명되기까지 124일이 걸렸고, 김오수 전 총장도 88일이 걸렸다면서 "박 의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보도했다(관련 기사 : '尹정부 검찰총장, 47일 최장기 공석?... MB때 124일, 文때 88일').

과연 박주민 의원과 조선일보 가운데 어느 쪽 주장이 사실인지 따져봤다.

[검증내용] 후보추천위 포함하면 역대 최장... 취임까지 평균 63~66일 더 걸려

 
 2011년 9월 검찰총장후보추천위원회 도입 이후 역대 검찰총장 취임 전 공백 기간과 추천위 구성부터 취임까지 걸리는 기간(단위 : 일) 자료 출처 : 법무부/대검찰청
ⓒ 김시연
물론 전임 총장 퇴임 후 53일이 지난 현 시점을 기준으로 역대 검찰총장 취임 전 공백 기간을 단순비교하면 '역대 최장'은 아니다. 하지만 추천위 구성 기준으로는 이미 역대 최장 기간을 넘겼다. 지금 추천위를 구성해도 취임까지 평균 63일 정도 더 걸린 점을 감안하면, 박주민 의원 주장대로 기존 최장 공백 기간인 124일에 육박하거나 넘길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1년 9월 개정된 검찰청법에 따라 추천위를 거쳐 검찰총장을 임명한 건  2013년 채동욱 전 검찰총장부터 시작해 모두 여섯 차례였다. 공교롭게 2013년 1월 7일 첫 추천위 구성 담당자는 당시 법무부 검찰국 검찰과 소속 검사였던 한동훈 법무부장관이었다.

여섯 차례 추천위 가운데 검찰총장 임기(2년) 만료 전에 구성된 건 김진태 전 총장(퇴임 50일 전)과 문무일 전 총장(퇴임 75일 전) 때 두 차례였고, 나머지는 중도 사퇴로 인해 퇴임 이후 구성됐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 11월 30일 한상대 전 검찰총장 사퇴 이후 추천위 구성까지 38일이 걸렸고, 박근혜 정부에서 마지막으로 임명한 김수남 전 총장이 지난 2017년 5월 14일 중도 사퇴한 뒤 47일(후보 천거 절차 착수 시점 기준으로는 30일) 걸린 게 지금까지 최장 기록이었다. 이밖에 채동욱 전 총장과 윤석열 전 총장 중도 사퇴 때는 각각 7일 걸렸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김오수 전 총장 사퇴 이후 53일째 추천위 구성조차 하지 않아, 이미 이 기록을 깼다.

법무부에서 당연직 5명, 비당연직 4인 등 위원 9명으로 추천위를 구성하고 ▲후보자 국민 천거(1주일) ▲법무부장관, 심사 대상자 제시 ▲추천위, 후보자 3명 이상 추천, 법무부장관 제청 ▲대통령, 후보자 지명 ▲국회 인사청문회 등 여러 절차를 거쳐야 한다.

지금까지 추천위 구성부터 총장 임명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63일(62.8일)이었다. 문무일 전 총장 임명 때 25일로 가장 짧았고, 채동욱 전 총장 임명 때 87일로 가장 길었다. 박근혜 정부 당시 김진태 전 총장과 김수남 전 총장은 각각 56일, 51일 걸렸고, 문재인 정부 당시 김오수 전 총장과 윤석열 전 총장은 각각 82일, 76일 걸렸다.

'추천위 구성, 역대 최장' 간과한 조선일보

이 같은 추세라면 지금 법무부가 추천위를 구성해도 검찰총장 임명까지 최소 1개월에서 최대 3개월 정도 더 소요될 전망이다. 따라서 검찰총장 공백 기간도 현재 53일에 더해 평균 추천위 구성-총장임명 기간(63일)으로 따지면 116일이고, 최소(문무일 25일) 78일에서 최대(채동욱 87일) 140일에 이를 수도 있다. 평균 기간으로 따지면 최장기 공석인 124일(채동욱 취임 전)에는 조금 못 미치지만, 추천위 구성이 계속 늦어지면 이를 넘어설 수도 있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23일 보도에서 추천위 구성이 역대 최장 기간을 넘긴 것은 간과하고, 역대 검찰총장 취임 전 공석 기간과 단순비교했다. 박주민 의원 쪽도 당시 해당 매체에 "실제 검찰총장이 임명되는 기간까지 합산해 역대 최장기간이라는 취지로 당시에 이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연합뉴스>도 6월 5일 보도('소식없는 尹정부 첫 검찰총장 인선... 인사 맞물린 검사들 '답답')에서 "과거 총장추천위 구성부터 총장 취임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66일이었다"면서 "총장 취임까지 기다린다면 일러야 7월 하순(6월 초 기준)에나 (검찰) 인사가 가능하다"고 보도했다.

문재인 정부 "공석 최소화"... 추천위 구성 17일 전 후보 천거 절차 착수
 
 문재인 전 대통령이 2019년 7월 25일 당시 청와대에서 윤석열 당시 신임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악수하고 있다. 당신 윤 총장은 문무일 전 총장 퇴임 바로 다음날 임기를 시작해 공백이 없었다.
ⓒ 연합뉴스
 
다만 '추천위 구성부터 총장 취임까지 평균 66일'이란 언론 보도 내용은 실제와 차이가 있다. <연합뉴스>는 "박근혜 정부에서 문재인 정부로 넘어갈 때도 김수남 전 총장 퇴임 후 총장추천위 구성까지 30일이 걸렸다. 문재인 정부 초대 문무일 총장이 임명되기까지는 42일이 더 걸렸다"고 했지만, 실제 김수남 전 총장은 2017년 5월 14일 사퇴했고, 추천위가 구성된 건 47일 뒤인 그해 6월 30일이었다. 따라서 추천위 구성부터 취임까지 걸린 기간은 '평균 63일(62.8일)'로 줄어든다.

이는 당시 문재인 정부가 추천위 구성보다 17일 빠른 6월 13일에 검찰총장 후보자 천거 공고를 냈기 때문이다. 당시 법무부는 "검찰총장 공석 상태를 최소화하고 검찰 조직의 조속한 안정을 도모하기 위하여, 법무부장관 취임 전에 먼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천거절차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통상 법무부는 추천위 구성과 후보자 천거 공고를 같은 날 했기 때문에, 후보자 천거 절차 착수부터 따지면 '평균 66일'로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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