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혁의 현장에서] 쥐꼬리 연봉? 사명감으로 일하는 시대는 지났다

2022. 6. 29. 11:3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과학기술 출연연은 국가 연구개발을 책임지는 연구기관이지, 국민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무원과는 다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가과학기술연구회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기준 항우연 신입 초임 연봉은 3825만원으로 25개 출연연 중 최하위 수준이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이 같은 규정 철폐를 지속적으로 요구, 지난 2018년 다른 공공기관과 달리 출연연을 '연구목적기관'으로 지정하는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 출연연은 국가 연구개발을 책임지는 연구기관이지, 국민에게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공무원과는 다르다.”

우리 독자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두 번의 도전 끝에 발사에 성공했다. 누리호 개발과 발사 성공은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이하 항우연) 연구진의 땀과 노력이 뒷받침됐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지만 항우연 연구진은 성공에 대한 안도감과 부담감을 벗어던졌지만 마음이 편치만은 않다. 어두운 현실에 따른 상대적 박탈감 때문이다. 항우연 노조에 따르면 항우연 일선 연구진들은 다른 출연연이나 공공연구기관과 비교해도 훨씬 낮은 임금 수준에 머물러 상대적 박탈감이 크다고 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가과학기술연구회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기준 항우연 신입 초임 연봉은 3825만원으로 25개 출연연 중 최하위 수준이다. 비슷한 규모의 한국원자력연구원과 비교하면 약 1500만원 차이가 난다. 특히 우주 분야는 연구개발 특성상 시간외 근무가 많은데 이들에게는 일반 공무원과 동일한 기준이 적용돼 연봉이나 성과급이 크게 늘어날 수 없다는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처럼 낮은 처우로 인해 다른 출연연으로 떠나거나 대학이나 창업을 택하는 젊은 연구자도 크게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능력있는 젊은 연구자들이 우주개발 현장을 떠나는 것은 누리호 성공으로 기대가 커진 국내 우주산업 경쟁력을 갉아먹는 일이 아닐 수 없다.

항우연과 같은 출연연은 그동안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공운법)’상 기타공공기관으로 분류됐다. 인력운용 및 예산집행 등 각종 공공기관 정상화대책이나 기관평가에서 일반 공공기관과 동일한 잣대로 평가와 규제를 받아왔다. 때문에 연구 현장의 자율성과 연구기관의 독립성이 침해되면서 우수 연구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과학기술계에서는 이 같은 규정 철폐를 지속적으로 요구, 지난 2018년 다른 공공기관과 달리 출연연을 ‘연구목적기관’으로 지정하는 관련 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하지만 법 개정 4년이 지났지만 일선 연구 현장의 임금 체계와 제도 개선 진전은 전혀 없다. 기타 공공기관에서 연구목적기관으로 분류는 됐지만 연구 환경의 특수성을 고려한 시행령 및 지침 개정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항우연 노조는 “법률에서 연구개발목적기관을 별도로 분류한 이유는 연구개발업무가 일반적인 사무 및 관리업무와 다르기에 그에 맞는 제도를 수립하라는 취지였다”면서 “그러나 연구개발목적기관에 부여되는 모든 잣대는 공무원 기준”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우리나라 우주개발은 누리호 발사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걸음마를 뗀 상태다. 앞으로 달과 소행성, 화성 탐사, 달 기지지 건설 등 우주선진국과 어깨를 견줄려면 핵심 인재 양성과 확보는 필수 불가결한 요소 중 하나로 꼽힌다. 일선 연구자들이 다른 걱정없이 연구에만 몰두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야말로 과학기술강국으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가 아닐 수 없다.

nbgkoo@heraldcorp.com

Copyright © 헤럴드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