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오시티 너마저 2억↓"..강남3구인데 안심 못 하는 송파구

이가람 2022. 6. 29.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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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입구. [사진 출처 = 연합뉴스]
부동산 거래절벽 현상이 심화하는 가운데 송파구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강남권에서 유일하게 주택가격 하락세를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대장주 아파트가 몸값을 낮추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2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6월 셋째 주 기준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권역 아파트 가격은 지난주보다 0.01% 떨어졌다. 자치구별로 살펴보면 서초구는 재건축 및 중대형 단지 위주로 0.02% 상승했다. 강남구는 보합을 유지했다. 반면 송파구는 홀로 0.02% 하락했다. 5주 연속 내림세를 이어간 것이다.

실제로 송파구 가락동 헬리오시티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25일 21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0월 최고가(23억8000만원) 대비 2억3000만원 저렴해졌다. 전용 84㎡는 지난달 14일에도 20억6000만원에 손바뀜된 바 있다. 이달 초 급매물로 나온 전용 84㎡ 역시 매매가격을 20억원까지 낮췄지만 좀처럼 팔리지 않고 있다.

다른 아파트 단지도 사정이 비슷하다. 잠실동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달 18일 22억5000만원에 계약서를 썼다. 지난 4월 말 최고가(26억5000만원)보다 4억원 하락했다. 잠실엘스 전용 84.8㎡는 지난 20일 23억5000만원에 소유주를 교체했다. 지난해 10월(27억원)에 비해 3억5000만원 빠졌다.

정부가 양도소득세 중과를 유예하면서 다주택자들이 세금 회피용 매물을 앞다퉈 쏟아내고 있지만, 매수자들은 부동산 시장 불안 요소가 걷히지 않았다고 생각해 관망세도 돌아서면서 거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일부 행정구역이 토지거래허가제로 묶여 있다는 점도 송파구의 집값을 끌어내리는 데에 한 몫을 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헬리오시티(9500여가구)는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25건의 매매가 완료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105건 대비 4분의 1수준이다. 같은 기간 잠실동 파크리오(6800여가구)를 비롯해 잠실엘스(5600여가구), 리센츠(5500여가구) 등 서울에서도 손에 꼽히는 대단지 아파트들의 거래량도 반 토막 났다.

이에 송파구 아파트를 보유하고 있는 소유주들도 돌파구를 찾는 모습이다. 지난 4월 기준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812건으로 전월(525건)과 비교해 54.6% 증가했다. 올해 들어 최다다. 송파구(104건)에서 증여가 가장 많이 이뤄졌다. 전체 거래 건수 중 증여가 차지하는 비율이 45%에 달한다. 서초구(81건·25%)와 강남구(63건·38%)를 크게 웃돈다.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뚜렷한 매매가격 상승 요인이 나타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몇 차례 더 단행할 것으로 전망되고 글로벌 경제 회복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매매량이 늘어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한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거래 문의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지만 거래 체결까지 쉽지 않다"며 "자금력이 있는 집주인들은 부동산 시장 흐름이 개선될 때까지 기다리며 버티자는 의지로 증여를 선택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전했다.

김효선 NH농협은행 부동산수석위원은 "대출금리가 상승하면 매수세가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다음 달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면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 완화 효과를 체감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하반기까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가람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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