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 윤곽 드러난 KAI 사장 후보들..7대 우주강국에서 낙하산 쟁탈전
한국항공우주산업 KAI는 국책은행인 수출입은행(지분율 26%)이 최대주주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속절없이 이른바 '낙하산' 사장과 임원들을 받아들여야 하는 운명입니다. 낙하산의 법적 근거는 없는데 역대 7명의 사장은 모두 정치적 낙하산이었습니다. 정권이 교체됐고 마침 안현호 현 사장의 임기도 거의 끝났으니 "KAI 8대 사장이 누구냐"에 방산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습니다.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낙하산 후보는 총 3명입니다. 영남 지역구의 국회의원 출신 A씨, 전 육군 참모총장 B씨, 전 공군 참모총장 C씨입니다. 모두 윤석열 대선 캠프에 참여했던 인물들입니다. A 전 의원이 선두를 달리는 가운데 B와 C 전 총장이 추격하는 형국입니다.
A 전 의원과 KAI의 '끈끈한' 관계
이때 A 전 의원은 국방부 차관이었습니다. 국방부 차관은 방사청 지휘와 청와대 보고, 핵심기술 이전 거부 대책 마련의 책임이 있는 직위입니다. 전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A 전 의원은 2015년 10월 차관직을 내려놓았지만 이는 책임을 지는 차원이 아니라 출마를 위한 것이었다", "KF-21이 나락에 빠질 뻔한 핵심기술 이전 거부 사태의 불똥을 운좋게 피했다"고 말했습니다.
2위 그룹의 추격과 전문가 기용의 열망들
전 공군 참모총장 C씨는 전투기를 잘 아는 전문가라는 데 이견이 없습니다. 참모총장 시절 KAI의 경공격기 FA-50, 훈련기 T-50 수출을 위해 군사 외교를 펼쳤던 적도 있습니다. C씨의 측근은 "다른 후보들은 항공우주 분야의 문외한이지만 C 전 총장은 전투기 최고 전문가이자 전투기 수출 지원 능력도 검증된 인물"이라며 "C 전 총장은 엄밀히 따져 낙하산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대한민국은 누리호 발사 성공으로 세계 7대 우주 강국의 반열에 올랐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항공우주기업 KAI가 KF-21 개발에 성공하면 세계 8번째 초음속 전투기 개발국의 위상을 세우게 됩니다. 이달 들어 KF-21의 엔진 가동이 시작됐습니다. 다음 달부터 KF-21 사업의 최고 난도 과정인 비행시험에 돌입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국 고등훈련기 수요로 인해 국산 경공격기 FA-50 수출 시장이 미국과 중부 유럽에서 열릴 참입니다.
KAI 앞에 KF-21 고난도 개발의 시간과 FA-50 사상 최대 수출 마케팅의 시간이 동시에 도래했습니다. KAI 지휘부의 개발 및 마케팅 지휘 역량이 어느 때보다 중요합니다. 전투기 개발과 마케팅 분야 절정의 전문가가 KAI를 이끌어야 한다는 바람이 KAI 뿐 아니라 방산업계에서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습니다.
이들은 내부 승진 또는 외부 전문가의 기용을 희망하고 있습니다. KAI의 한 중견 직원은 "낙하산은 '부대'를 이끌고 와서 회사 전체를 뒤흔든다", "내부 승진은 조직을 정화하고 직원들 희망과 비전을 키워 KAI의 경쟁력을 배가하는 방안"이라고 말했습니다.
김태훈 국방전문기자onewa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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