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의 마지막 단상 "나에게 남은 마지막 말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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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남아 있는 마지막 말은 무엇인가? 시인들이 만들어 낸 말은 아닐 것이다.이 지상에는 없는 말, 어느 맑은 영혼이 새벽 잡초에 떨어진 그런 말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말이 있는지 나는 알 수 없다. 죽음이 죽는 순간 알게 될 것이다."
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은 세상을 떠나기 한 달 전, 올해 1월 23일 새벽 죽음에 대한 단상, 마지막 말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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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사 '눈물 한 방울' 출간
“나에게 남아 있는 마지막 말은 무엇인가? 시인들이 만들어 낸 말은 아닐 것이다.이 지상에는 없는 말, 어느 맑은 영혼이 새벽 잡초에 떨어진 그런 말일 것이다. 하지만 그런 말이 있는지 나는 알 수 없다. 죽음이 죽는 순간 알게 될 것이다.”
고(故) 이어령 초대 문화부 장관은 세상을 떠나기 한 달 전, 올해 1월 23일 새벽 죽음에 대한 단상, 마지막 말에 대해 이렇게 적었다.
죽음의 끝까지 명징한 의식을 붙잡아 존재와 의미를 찾으려 했던 고 이어령 교수의 미공개 육필원고 ‘눈물 한 방울’(김영사)이 출간됐다. 2019년 10월부터 올해 1월까지 27개월간 병상에서 쓴 글로 삶을 반추하고 성찰하며 죽음의 실체의 한 자락을 들여다보려는 치열한 생명투쟁을 담고 있다.
2017년 간암 판정을 받은 뒤 항암치료를 거부하고 예정된 집필에 몰두해온 고인에게 출간 계획 없이 내밀한 목소리를 담은 별도의 노트가 있다는 사실은 얼마 전에야 알려졌다. 생애 마지막 순간까지 손으로 쓰고 그린 이 노트는 생전에 공개되지 않았다. 40년동안 컴퓨터로 글을 써온 고인은 마우스로 더블클릭하는 것조차 힘겨워 손글씨를 썼다. 그러면서 처음 글씨를 배우는 초딩글씨가 됐다고 쑥스러워했다.
고인은 글 곳곳에서 눈물 한 방울을 말한다.
옛 책생각이 나 꺼내 읽다가 눈물 한 방울, 손으로 쓴 전화번호에 눈물 한 방울, 또 만나 라는 말에 눈물 한 방울, 구두끈을 매다가 눈물 한 방울, 송홧가루 날리던 뿌연 날 눈물 한 방울, 아침과 함께 온 신문 눈물 한 방울, 자자 쓰고 유자 쓰려다 눈물 한 방울, 마스크로 가린 너의 얼굴 눈물 한 방울...
고인은 “자신을 위한 눈물은 무력하고 부끄러운 것이지만 나와 남을 위해 흘리는 눈물은 지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힘 있는 것”이라고 말한다. 눈물은 그가 남긴 마지막 화두다.
이윤미 기자
mee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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