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차가 왜 이래" 미국에서 접수된 한국차 불만 건수 보니

임경업 기자 2022. 6. 29.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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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 G80 /현대차그룹

올해 미국에서 판매된 자동차의 소비자 품질 불만이 11% 증가해 불만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찍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미국의 유명 시장조사업체 JD파워는 “2022년 2~5월 미국 시장에서 팔린 차량을 조사한 결과, 100대당 평균 180건의 소비자 불만이 제기됐다”며 “이는 지난 36년 동안 진행된 같은 조사에서 최고치”라고 28일(현지 시각) 밝혔다. 100대당 180건 소비자 불만은 지난해(162건)보다 11% 늘어난 것이다. 올해 신차를 사면 다른 때보다 품질에 만족하지 못하거나 차량에 문제가 발견될 가능성이 훨씬 크다는 의미다. 반도체 부족 사태와 부품 공급망 붕괴 등이 자동차 품질에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JD파워 관계자는 미 경제전문방송 CNBC와의 인터뷰에서 “공급망 문제로 올해 자동차 품질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하긴 했지만, 이 정도로 최악의 해가 될 줄을 몰랐다”고 말했다.

올해 JD파워 신차품질조사(IQS)는 새 차를 구매한 지 90일이 안 된 운전자 8만4165명을 대상으로 조사했다. 신차품질조사는 세계 최대 시장으로 꼽히는 미국에서 기능·인테리어·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구동계 등 9가지 범주 223개 질문을 바탕으로 조사하고, 브랜드별 성적까지 발표한다. 권위가 높은 자동차 소비자조사로 꼽힌다.

◇ 자동차 품질 조사업체 JD파워 조사 33개 브랜드 중 24개 브랜드 품질 후퇴

작년보다 차량 품질이 개선된 것으로 조사된 브랜드는 33개 중 9개(뷰익·쉐보레·GMC·캐딜락·BMW·메르세데스 벤츠·아큐라·랜드로버·아우디)에 불과했다. 나머지 24개 브랜드는 모두 100대당 소비자 불만 건수가 작년보다 늘었다. 불만이 가장 적어 신차품질순위 1위에 오른 브랜드는 미국 GM의 뷰익(100대당 139건)이었고, 닷지·쉐보레가 뒤를 이었다. 불만이 가장 많이 접수된 브랜드는 크라이슬러(265건), 볼보(256건), 마세라티(255건) 순이다.

올해 소비자 불만과 품질 문제 제기는 주로 자동차 내 전자장비 계통에서 나타난 게 특징이다. 내비게이션과 스마트폰 연결 기능, 터치스크린 등 차내 전자편의사양(인포테인먼트시스템) 문제가 100대당 45건이 제기돼, 작년(19건)보다 2배 이상으로 늘었다. 편의를 위한 차량 내 IT 관련 기능들이 오작동하거나 품질이 만족스럽지 않다는 의미다. 실제 주요 제조사들은 반도체 부족으로 화면 터치가 되지 않는 스크린을 신차에 넣거나 스마트폰 충전이 되지 않는 차량을 팔기도 했다. 제조사들의 자율주행 기술력이 반영되는 차선유지·차로이탈경고 등 ADAS에 대한 불만도 전년 대비 늘었다. 이런 기능들은 대부분 차량용 반도체 부족과 관련이 있다.

◇테슬라 등 전기차 불만 더 많아

현대차그룹에서는 제네시스 브랜드와 기아가 각각 100대당 156건의 불만이 접수돼 신차품질 상위 순위에서 공동 4위를 했다. 아시아 자동차 브랜드 중에선 가장 높은 순위다. 제네시스는 렉서스(5위)·캐딜락(7위) 등을 제치고 고급 브랜드 중 소비자 불만이 가장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현대차는 17위(100 대당 185건)를 했다.

23개 차급별 최우수 품질 모델에 현대 엑센트(소형세단), 기아 포르테(국내명 K3·준중형 세단), 제네시스 G80(준대형 세단)이 꼽혔다.

이번 조사에는 전기차 제조사인 테슬라가 처음으로 포함됐다. 테슬라는 100대당 226건의 불만이 접수됐다. 자율주행 등 첨단 전자장비에 대한 불만은 적었으나, 자동차 부품과 패널 사이 이격이 생기거나 도장 불량 등 제조 과정의 품질 이슈 제기가 많았다. JD파워는 첫 조사인 만큼 테슬라를 순위에는 포함하지 않았지만 33개 제조사 중 28위(미쓰비시)와 불만 건수가 같았다. 전기차에 대한 평균 불만 건수는 100대당 240건(테슬라 제외)으로 내연기관차(173건)보다 많았다.

이항구 자동차연구원 연구위원은 “미국 소비자들의 주관적인 평가인 것을 감안해야 하지만, 전반적인 자동차 품질이 후퇴하고 있다는 것에 대해서는 업계 모두 공감하는 현실”이라며 “반도체 문제는 당장 해결할 수는 없지만, 제조사들이 소프트웨어 기술력 확보와 공정 관리 등 품질 향상 노력을 더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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