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와 시각>정치 양극화에 갇힌 院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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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패트릭 밀러와 패멀라 존스턴 코노버가 발표한 '마음의 빨간 상태와 파란 상태'라는 논문은 미국 민주당원과 공화당원의 선거운동과 투표 참여를 둘러싼 요인들을 관찰해 그들이 무엇 때문에 정치에 참여하고 무엇을 느끼는지 발표했다.
2016년 퓨 리서치 센터의 설문조사에서 공화당원이 민주당에 대해 '약간 비호감'에서 '매우 비호감'으로 부정적인 감정이 커지면 투표 참여 가능성은 12%포인트 높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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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기 정치부 차장
2015년 패트릭 밀러와 패멀라 존스턴 코노버가 발표한 ‘마음의 빨간 상태와 파란 상태’라는 논문은 미국 민주당원과 공화당원의 선거운동과 투표 참여를 둘러싼 요인들을 관찰해 그들이 무엇 때문에 정치에 참여하고 무엇을 느끼는지 발표했다. 그리고 실제 선거를 주도하는 사람은 정책보다는 ‘상대 당에 지고 싶지 않다’는 경쟁심에 더 추동된다고 결론지었다. “스포츠 팀원이 소속 팀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하는 행동과 비슷하다”며 “그들은 상대 팀을 패배시키는 임무를 띤 열광적인 전사”라고도 했다.
2016년 퓨 리서치 센터의 설문조사에서 공화당원이 민주당에 대해 ‘약간 비호감’에서 ‘매우 비호감’으로 부정적인 감정이 커지면 투표 참여 가능성은 12%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공화당에 대한 애정이 깊어질 경우 투표 참여 가능성은 6%포인트 느는 데 그쳤다. 이는 민주당원에 대한 조사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미국의 대표적인 정치 분야 저널리스트인 에즈라 클라인은 ‘우리는 왜 서로를 미워하는가’(Why we’re Polarized)에서 이 같은 논문과 조사 결과를 소개하며 ‘부정적인 당파성’을 강조했다. 우리가 한 정당을 더 좋아하게 돼서 투표하는 게 아니라 반대편 정당을 더 싫어하게 됐기 때문에 투표한다는 것이다.
‘부정적인 당파성’은 갈수록 격해지는 정치적 양극화의 주요 원인이자, 결과다. 그리고 이는 미국뿐 아니라 한국에서도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며, 정치적 양극화는 더 강화·악화하고 있다. 정치인이 점점 양극화하면 대중은 이들의 말에 귀 기울이며 더욱 양극화되는 방식으로 순환이 이뤄진다. 더 양극화한 대중에게 호소하기 위해 정치인은 더 극을 향해 달려간다.
지난달 5월 29일 법에 정해진 전반기 국회 국회의장(단)과 상임위원장(단)의 임기가 끝난 뒤 후반기 국회는 한 달째 문도 못 열고 있다. 일반적으로 국회가 문만 열어둔 채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는데, 아예 문도 안 열고 있다. 사실 국회의원 총선거가 끝난 뒤 확 달라진 의석수에 따라 상임위원회 배분이 이뤄지는 전반기 국회에 비해 후반기 국회 원(院) 구성 협상은 쟁점도 단순하다. 이미 18개 상임위 중 몇 개를 가져갈지도 여야 모두 안다. 하지만 협상이 꼬이는 건 다른 요인이 끼어들어서다. 양극화된 대중의 요구를 그대로 협상 테이블로 갖고 온다. 그러다 보니 ‘전(前) 원내대표의 협상은 효력이 없다’는 궤변도 나온다. 말과 협상, 논의 끝에 나온 합의가 생명인 의회의 존재 자체를 뒤집는 발언이다. 법제사법위원장은 전 원내대표 간 합의문대로 당연히 국민의힘이 가져가는 게 순리다. 사법개혁특별위원회는 따로 논의하면 충분히 합의점을 찾을 수 있다. 그렇다고 국민의힘은 순리를 따르고 있을까. 국정 운영의 무한책임을 지는 여당보다는 ‘소수정당’에 더 방점을 찍는 협상 태도는, 합의보다는 다수 야당을 자극하는 결과를 낳았다. 대통령제에서 한 정당이 국회를, 한 정당이 대통령직을 차지할 수 있다. 그리고 두 정당 모두 민주적 정당성을 주장할 수 있다. 하지만 정당성만 내세울 뿐 협력과 존중이 사라지면 남는 건 양극화, 그리고 마비, 위기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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