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설'의 추락..'흙신'의 포효
■ ‘테니스여제’ 세리나 윌리엄스
1년만에 윔블던여자단식 출전
탄과 3시간11분 혈투끝1-2패
긴 공백기에 경기력 크게 저하
■ ‘클레이코트 강자’라파엘 나달
남자단식 세룬돌로 3-1 제압
“3년만에 돌아와 매우 기쁘다”
발바닥 관절 치료 건재 과시
테니스 남녀 전설이 올 시즌 3번째 메이저대회 윔블던 단식 1회전(128강)에서 3시간이 넘는 혈투를 벌인 끝에 정반대의 결과를 받아들었다. ‘여제’ 세리나 윌리엄스(미국)는 3시간 11분 만에 아쉽게 고개를 숙였고, ‘흙신’ 라파엘 나달(스페인)은 3시간 33분 끝에 비로소 미소 지었다.
세계랭킹 1204위 윌리엄스는 29일 오전(한국시간) 영국 런던의 올잉글랜드론테니스클럽에서 열린 여자단식 1회전에서 115위 하모니 탄(프랑스)에게 1-2(5-7, 6-1, 6-7)로 졌다. 윌리엄스는 1년 만에 다시 단식 무대에 복귀했지만 고배를 들었다. 윌리엄스는 2018년과 2019년 윔블던에서 준우승을 차지했으나 올해엔 지난해에 이어 모두 1회전에서 탈락했다.
41세의 윌리엄스는 전성기를 훌쩍 넘은 데다가 최근 1년의 공백기 탓에 힘에 부친 모습이었다. 25세 탄과 장시간 대결에서 우위를 점하지 못했다. 게다가 윌리엄스는 부비강염에 시달리고 있어 얼굴에 검은색 의료 테이프를 붙이고 나왔다. 세계랭킹이 1204위까지 곤두박질 친 윌리엄스는 올해 윔블던에 와일드카드 자격으로 출전했다.
윌리엄스는 여자테니스의 전설이다. 윌리엄스는 메이저대회에서 통산 23차례 우승, 최다 우승 2위에 자리하고 있다. 1위 마거릿 코트(호주·24회)와 1회 차이. 윔블던에선 7차례 정상에 올라 이 부문 공동 3위다. 하지만 많은 나이와 출산, 부상 등의 영향으로 2017년 호주오픈 이후 5년 동안 한 번도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탄은 윌리엄스와 생애 첫 대결에서 깜짝 승리, 2012년 프로 데뷔 이후 가장 많은 눈길을 끌었다. 게다가 이번 경기는 탄의 윔블던 데뷔전. 중국계 캄보디아와 베트남 혼혈인 탄은 여자프로테니스(WTA)투어 우승 경험이 없으며 단식 역대 최고 랭킹은 올해 4월의 90위에 불과하다. 메이저대회 역대 최고 성적은 지난해 프랑스오픈, 올해 호주오픈과 윔블던의 2회전이다.
윌리엄스는 경기 직후 윔블던과 작별 혹은 은퇴에 관한 질문을 받았지만 “나를 안다면 당연히 아니라고 할 것”이라며 부인했다. 또 “오늘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며 “지난해보다 확실히 나아졌고, 이제 시작이다”고 덧붙였다. 탄은 “어린 시절 윌리엄스를 TV로 봤기에 (오늘 경기가) 꿈과 같았다”며 “내 코치는 20년 전에 윌리엄스와 경기를 했었다. 그녀는 레전드”라고 말했다.
남자 세계 4위 나달은 단식 1회전에서 41위 프란치스코 세룬돌로(아르헨티나)를 3-1(6-4, 6-3, 3-6, 6-4)로 눌렀다. 나달은 2019년(4강) 이후 3년 만에 윔블던에 출전, 3시간 33분의 혈투를 벌인 끝에 승리를 차지했다. 2020년엔 윔블던이 코로나19 탓에 취소됐고, 2021년엔 부상 때문에 불참했다.
나달은 발 중앙부의 일부 뼈가 혈액 공급 부족으로 괴사하면서 발바닥 관절이 변형되는 뮐러 와이스 증후군을 앓고 있으며, 애초 올해 윔블던 출전이 불투명했으나 고주파 열치료 후 상태가 호전돼 참가했다.
나달은 발 통증에도 올해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에서 정상에 오르며 메이저대회 역대 남자단식 최다 우승 1위(22회)가 됐다. 나달은 이 부문에서 지난해까지 공동 1위였지만 올해 들어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로저 페더러(스위스·이상 20회)를 공동 2위로 밀어냈다.
나달은 “3년 만에 이곳(윔블던)에 왔다. 다시 돌아오게 돼 매우 기쁘다”며 “(그동안) 윔블던의 잔디 코트를 경험하지 않았기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고 밝혔다.
나달은 또 “첫 경기 승리가 가장 중요했다”며 “내일 (적응) 훈련을 할 수 있고 다시 경기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나달은 클레이코트에서 열리는 프랑스오픈의 역대 최다 우승 1위(14회)다. 그래서 ‘흙신’으로 불린다.
허종호 기자 sportsher@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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