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AI)를 장착한 로봇의 무인화 혁명..한국이 중심돼야"

2022. 6. 29.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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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이 선사할 무인화 혁명' 보고서를 발간한 하이투자증권 FO팀. 왼쪽부터 조희승 선임연구원, 고태봉 리서치센터장, 이상수 선임연구원.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우영 기자] "자동화에 초점이 맞춰진 게 산업혁명이었다면 로봇혁명은 무인화다. 발달한 인공지능(AI)이 인지·판단을 하는 뇌 역할을 하면서 비로소 로봇이 로봇다워진 것이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이 이끄는 FO(Future&OTC)팀은 12번째 연구보고서 '로봇이 선사한 무인화 혁명'에서 AI의 비약적 발전에 따른 로봇 진화가 산업혁명에 못지 않은 거대한 변화를 몰고 올 것으로 전망했다.

고 센터장은 "그동안 AI는 인공지능 스피커나 애플의 시리 같은 음성인식 서비스 등 온라인 공간에 한정돼 있었다. 이제 AI가 물리세계로 나오면서 자율주행은 바퀴달린 로봇, UAV(무인항공기)는 하늘을 나는 로봇 등이 되는 것"이라며 "온라인에서 오프라인으로 한단계 도약하는 게 로봇"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경쟁하듯 로봇을 이야기하는 이유를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고 센터장은 "2020년 이후 AI가 폭발적으로 성공하자 두 CEO 모두 로봇에 대한 확신이 들면서 로봇을 차세대 먹거리라고 하는 것"이라며 "올해 안에 출시하겠다는 도조란 이름의 테슬라 수퍼컴퓨터가 완성되면 초거대 AI가 비로서 돌아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FO팀이 내다보는 로봇의 궁극적인 미래상은 인간의 명령어를 알아듣고 주변 환경과 호응하면서 뭐든지 다 할 수 있는 AGI(범용인공지능) 로봇이다. 하지만 당장 우리 현실세계에서 이런 변화를 체감하고 발전 방향을 공감하긴 어렵다.

고 센터장은 '단순하고 지루하며 위험하고 반복적인' 일에 로봇을 우선적으로 투입하겠다는 머스크의 계획이 몰고올 변화를 생각해보라고 강조한다. 지난해 전기차 93만대를 만든 테슬라는 2030년 2000만대를 생산하겠단 계획을 내놨다. 일반적인 제조업 기준에선 허풍으로 치부될 계획다. 하지만 로봇이 들어가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미국의 40년 평균 공장 가동률은 75% 수준으로 100을 만들 수 있는 공장에서 75대만 만든 것이다. 자동차 공장을 보면 자동화가 많이 됐지만 사람이 들어가야 하는 공정에서 병목현상이 생기면서 진도가 안나간다. 여기에 로봇을 투입하면? 주야간 교대 없이 24시간 365일 공장이 돌아간다. 가동률 100%다. 복잡한 연산을 하거나 인간과 대화를 하는 로봇의 수준이 아니더라도, 이런 로봇만으로도 테슬라는 생산성이 4배 가까이 올라간다. 비용 측면에서 보면 고정비 중에 가장 큰 부문인 인건비가 확 준다. 경쟁사에겐 재앙"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사이버트럭 열심히 생산해서 돈을 벌 생각은 안하고 로봇에 혈안인 이유가 바로 이 때문이라고 고 센터장은 분석했다.

산업 생태계의 커다란 변화인 동시에 생존의 문제가 걸린 셈이다. 국내 기업도 예외일 수 없다. 고 센터장은 제조업 강국을 이룬 우리 기업들이 이미 로봇의 요소들은 두루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기반으로 대기업들이 속속 로봇에 진출하는 것은 반가운 노력이다. 현대차의 보스턴다이내믹스 인수는 상징적이다. 동시에 살아 남기 위한 몸부림이기도 하다.

그는 "앞으로 자동차에 엔진이 없어지면 관련 엔지니어들은 뭘해야 하나. 한국 산업계가 유지되려면 전기기계 분야는 계속 세포분할을 해줘야 한다. 공급망 측면에서도 기존 부품업체들이 로봇 등의 부품을 만들면서 살아남아 공급망을 만들어야 한다"고 밝혔다.

'로봇이 선사할 무인화 혁명' 보고서를 발간한 하이투자증권 FO팀. 왼쪽부터 조희승 선임연구원, 고태봉 리서치센터장, 이상수 선임연구원. 이상섭 기자

로봇이 몰고올 산업혁명에 비견되는 변화는 필연적으로 불만과 저항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고 센터장은 전망했다. 누군가는 로봇에 일자리를 잃을 것이고 근로소득세를 내지 않고 소비를 하지 않는 로봇은 경제학 교과서를 완전히 새로 쓰게 할 수도 있다.

하지만 마부들이 일자리를 잃는 것을 걱정해 커다란 산업인 자동차 등장을 막는 것이 어리석은 결정인 것처럼, 지능형 로봇에 의한 인간소외를 지나치게 우려해 로봇산업이 발달하기도 전에 막아선 안된다고 고 센터장은 강조한다.

그는 "머스크의 말대로 로봇은 자율주행보다 훨씬 큰 산업"이라며 "결국 이 방향으로 간다라면 제조업 강국인 한국이 출사표를 던지고 앞장서야 한다. 그에 따른 부작용과 불만은 사회 제도나 정치적 논의로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kw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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