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실명 질환인 '황반변성' 걸리면 치매·파킨슨병 위험

황반변성 환자가 본 시야. 한국일보 자료사진

3대 실명 질환의 하나인 황반변성에 걸리면 알츠하이머병(노인성 치매)과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높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지동현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안과 교수팀이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데이터를 활용해 국내 50세 이상 30만 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연구 결과, 망막 검사로 황반변성을 진단받은 환자는 일반인보다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이 1.48배,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이 1.46배 높았다.

술ㆍ담배를 하지 않고 규칙적으로 운동하는 건강한 생활 습관을 가진 사람이 황반변성에 걸리면 알츠하이머병(2.25배)와 파킨슨병(2.02배)에 걸릴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점이다.

또 70세가 되기 전에 황반변성 진단을 받은 환자가 70세 이후에 진단받은 환자에 비해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도가 더 큰 것으로 확인됐다.

70세가 된 이후 황반변성을 진단받은 환자가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위험은 1.53배, 파킨슨병에 걸릴 위험은 1.47배 높은 반면, 70세 이전 진단 환자는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위험도가 각각 1.96배, 1.90배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동현 교수는 “황반변성이 진단된 환자는 생활 습관과 관계없이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확인된 만큼, 반드시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발병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건강검진 등을 게을리하면 안 된다”며 “특히 70세 이전에 진단된 환자는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지 교수는 이어 “황반변성 진단을 위한 망막 검사는 다른 X선 검사나 컴퓨터단층촬영(CT)과 달리 방사선 노출이 전혀 없다”며 “1년에 한 번 망막 검사를 받는 것은 황반변성 등 눈 질환을 조기 발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알츠하이머병과 파킨슨병 위험을 예측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 결과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 국제 학술지인 ‘미국안과저널(American Journal of Ophthalmology)’에 실렸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