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 불어서 폰 잠금 푸는 기술 나왔다는데..'홍채' '지문' 뛰어넘을까 [한입과학]

김우현 2022. 6. 29.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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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픽사베이]
스마트폰에 비밀번호나 패턴을 입력하는 모습이 낯설어지고 있다. 신체 정보를 개인을 인증하는 열쇠로 활용하는 '생체인식기술'이 빠르게 활성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생체인식기술은 외울 필요가 없고 위·변조의 위험성이 낮아 차세대 정보보안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신체 정보로는 지문, 홍채, 망막, 얼굴을 비롯해 뇌파, 정맥 등이 활용되는데 이외에도 과학자들은 개인의 고유한 특징을 나타나는 새로운 '열쇠'를 찾고 있다.

최근 일본 규슈대학교 연구팀은 지난달 '날숨(내쉬는 숨)'으로 개인을 식별할 수 있다는 내용의 연구를 국제학술지 '케미컬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문, 홍채 같은 신체 정보가 훼손되면 더 이상 인증키로 쓸 수 없는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냄새처럼 신체에서 나오는 화학 물질을 활용하는 방안에 주목했다.

피부에서 나오는 휘발성 화합물이 물망에 올랐지만, 방출되는 양이 10억분율(10억분의 1g에 포함된 비율)로 측정해야 할 정도로 적었다. 반면 사람이 호흡할 때 내뱉는 화합물은 백만분율(백만분의 1g에 포함된 비율)로 측정할 수 있을 만큼 양이 많아 분석에 쓸 수 있었다.

연구팀은 먼저 사람들의 날숨을 분석해 개인을 특정할 수 있는 화합물 28개를 찾아냈다. 그리고 이 화합물을 식별할 수 있는 16개 채널의 센서어레이(센서를 여럿 조합해 만든 센서)로 이뤄진 인공코를 개발했다.

이 인공코에 기계학습 기술을 접목해 개인의 날숨을 분석할 수 있는 모델을 구축했다. 연구팀이 20명의 호흡 샘플로 테스트한 결과 97.8%의 높은 정확도로 날숨의 원래 주인을 찾아냈다.

[사진 출처 = 규슈대학교]
연구를 이끈 야나기다 다케시 규슈대 응용화학과 교수는 "나이, 성별, 국적이 다른 개인을 대상으로 실험했음에도 전반적으로 높은 정확도를 보인 것은 고무적이다"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호흡을 이용한 생체인식기술을 스마트폰에 도입하려면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다케시 교수는 "날숨을 제공한 실험 대상자들이 6시간 전부터 굶어야 올바른 결과가 나왔다"라면서 "연구의 다음 단계는 이 기술이 굶지 않고도 작동하도록 다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연구는 더 많은 센서와 데이터를 적용하면 이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라며 "좋은 기반을 개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시장조사업체 마켓스앤마켓스(MnM)에 따르면 전 세계 생체인식 시장 규모는 2020년 366억달러(약 47조원)에서 연평균 13.4% 성장해 2025년 686억달러(약 88조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의 연평균 성장률 11% 수준으로 아시아 주요 국가인 중국(16.9%), 일본(12.8%)과 같은 아시아 주요 국가들에 비해 낮은 편이다.

[김우현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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