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총리 "'소득주도성장 설계자' 홍장표가 KDI 원장은 말 안돼"

박은경 기자 입력 2022. 6. 29. 09:17 수정 2022. 6. 29.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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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 간담회서 사퇴 요구
"새 정부와 너무 맞지 않다"
 북한·중국엔 '원칙' 기조
한덕수 국무총리는 28일 세종 총리 공관에서 진행한 기자단 만찬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국무총리실 제공

한덕수 국무총리는 문재인 정부 시절 임명된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에 대해 “소득주도성장 설계자가 KDI 원장으로 앉아있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28일 세종 총리 공관에서 진행한 기자단 만찬간담회에서 ‘경제인문사회연구회 이사장이나 KDI 원장의 거취는 어떻게 되느냐’는 기자 질문에 “바뀌어야지”라며 이같이 밝혔다. 임기가 아직 많이 남아있다는 지적에는 “우리(새 정부)하고 너무 안 맞다”라고 했다. 한 총리의 이 같은 발언은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등 전임 정부에서 임명된 기관장의 거취 문제를 두고 전·현 정부간 충돌 양상이 빚어지는 상황과 맞물려 나온 것으로 홍 원장의 자진 사퇴를 압박하는 뜻으로 해석된다.

한 총리는 취임 후 공들여 추진하고 있는 기업 규제 혁신과 ‘투자 주도 성장’에 대해서도 재차 강조했다.

그는 ‘규제 개혁이 곧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는 데 대한 의문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성장에 따라 과거 규제나 보호를 받던 분들이 어려워졌다면 그에 대해 국가가 분명히 정책을 해야 한다”며 “노동자든 기업이든 차별화가 돼서는 안 되고, 보완적인 정부 정책이 따라와야 한다”고 말했다. 또 “대기업은 컨설턴트 등을 써서라도 규제를 헤쳐나갈 여지가 있지만, 중소기업이나 사회적 약자는 규제를 풀어나갈 힘이 없다”며 “우리가 정말 약자를 위한다면 규제를 통해 개혁, 개선하겠다는 생각은 최악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규제 혁신은 언제 나올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법이 아닌 것으로 가능한 것은 2~3개월 내로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한 총리는 검찰 출신인 박성근 총리 비서실장과 관련해 “내가 원했다”면서 인선 당시 과정을 설명했다. 한 총리는 “알아서 원한 게 아니고, 대통령께 ‘비서실장 자리가 중요하지 않다는 게 아니라 어떤 비서실장이 와도 같이 일할 자신이 있다’, ‘딱히 내 측근 누구를 비서실장으로 할지 아무런 아이디어가 없다’, ‘대통령님이 생각하는 사람이면 좋고, 그렇지 않으면 인사를 하는 장제원 비서실장이 한 분 선택해 주시죠’라고 했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윤 대통령의 당선인 시절 비서실장을 지냈다.

한 총리는 “그러니까 저한테 세 번을 물어요. ‘정말 그래도 되겠습니까’, ‘정말 그래도 되겠습니까’(라고). ‘걱정하지 마시고 뽑아주십쇼’라고 하니 며칠 뒤에 우리 박성근 전직 검사님을 딱 뽑으셨더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제일 황당했던 것은 ‘윤석열 정부가 검찰 공화국을 만들기 위해 검찰로 도배를 하는구나’ 하는데 국무총리 비서실장이 꼭 들어가더라”라며 “‘국무총리가 굉장히 센가 보다. 언론이 비서실장이 누구냐를 이렇게 관심을 갖는다’, 또 하나는 ‘몰라도 되게 모르네’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의 검찰 출신 편중 인사를 두고 ‘검찰공화국’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 반박한 것이다.

서울대 법대 출신인 박 실장은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장 광주지검 순천지청장과 서울고검 검사를 지냈다. 지난 2020년 8월 검찰을 떠나 법무법인 바른 변호사로 활동했다.

한 총리는 이날 국제 정세와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의견을 밝혔다.

윤석열 대통령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중국이 반발하는 가운데 대해서는 “한국과 중국은 서로에 이익이 되고 서로 존중하는 방향으로 관계를 잘 가져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세계가 존중하는 가치, 나아가야 하는 원칙을 추구하려는데 중국이 불만을 가지고 경제적으로 불리한 행동을 하겠다고 하면 옳은 행동이 아니라고 얘기해야 한다”며 “그것을 회복시키기 위해 더 중요한 원칙을 깨부수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또 북한 핵 억지력을 강화할 대안이 무엇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구체적으로 말하기 어렵지만, 북한이 함부로 핵을 써서 대한민국을 공격할 수는 없게 억지력을 갖출 것이며 경우에 따라 보여주기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국민들이 정부가 지난 몇 년 동안 북한에 대해 나이브(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지 않은가 걱정을 하고 있는데 이 정부는 그런 것은 절대로 없다”고 강조했다.

박은경 기자 yam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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