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 논객

서울문화사 입력 2022. 6. 29. 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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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자동차 더 뉴 팰리세이드에 대한 두 기자의 상반된 의견.

장진택 <미디어오토> 기자

어렵고 깊은 건 잘 몰라서, 쉽고 단순하게 사는 20년 차 자동차 기자.

+FOR 이상했던 얼굴이 멋지게 바뀌었다. 더 살 만한 차가 됐다.
+AGAINST 너무 인기 좋아서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한다. 하긴 요즈음 다들 이렇지 .

1 커서 안 팔릴 줄

길이 5m(에서 5mm 빠지는 4,995mm)에 폭 2m(에서 2.5cm 빠지는 1,975mm), 배기량 3.8리터 가솔린 엔진이 들어간 대형 SUV다. 큰 차 많이 타는 미국을 겨냥한 차여서, 한국에서는 (너무 커서) 많이 안 팔릴 줄 알고 가격을 ‘착하게’ 매겼다가 ‘대박’이 터졌다. 2018년 말에 출시되자마자 욕 한 방울 먹지 않고 주문이 폭주, ‘계약금 걸고 6개월 대기는 기본’일 정도로 인기였다. 어색하기 그지없는 ‘캐스캐이딩’ 그릴 때문에 ‘앞모습이 부담스럽다’는 말이 많지만, ‘역대급 가성비’를 앞세워 ‘히트 상품’ 반열에 올랐다. 그리고 출시 3년 만에 ‘유일한 단점’이었던 ‘얼굴’을 대폭 뜯어고치고 나타났다. 가격을 꽤 올렸는데도 미워 보이지 않는 얼굴이다. 잘 바꿨다. 억지스러운 곳 없이, 듬직하고 묵직하게 잘 만들었다. 길이를 1.5cm 늘렸을 뿐이지만, 한 등급 위의 차가 된 것처럼 근사하다. 기본 모델은 그릴이 온통 검은색이고, 고급형인 ‘캘리그래피’ 모델에 은빛 금속 느낌을 입혔는데, 여기저기서 ‘기본 모델이 더 괜찮다’는 의견이 나온다. ★★★★

2 얼굴 성형에 돈 다 썼네

호불호 갈렸던 얼굴에서, 누구나 좋아하는 얼굴로 갈아탄 것까진 아주 좋았다. 누가 봐도 ‘나이스 체인지’다. 그런데 이게 끝이다. 앞모습 바꾸는 데 예산을 다 쏟아부었나? 나머지는 딱히 바뀐 게 없다. 새로운 모양의 휠이 들어갔고, 뒤 범퍼가 바뀌지 않은 것처럼 바뀐 게 전부다. 실내 가운데 내비게이션 화면이 부쩍 커졌고, 전자식 룸미러가 들어가긴 했지만, 실내는 ‘부분변경’ 느낌이 좀처럼 나지 않는다. 하긴, 앞부분 바꾼 것처럼 나머지도 다 바꿨으면 ‘부분변경’이 아니지, ‘풀-체인지’겠지. ★★★★

3 ‘가성비’ 여전하다

기존보다 2백61만원에서 최고 4백45만원까지 올랐다. 가격만 올린 건 아니다. 더 큰 내비게이션 화면에 전자식 룸미러, 더 고급스러운 시트 등을 넣으면서 신차 느낌에 잔뜩 힘을 줬다. 요즈음 반도체 부족에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물가가 오르고, 자동차 가격도 ‘예외 없이’ 오르고 있다. 팰리세이드처럼 얼굴을 확 바꾸면서 가격을 올리는 건 그나마 신사적이다. 팰리세이드 가격 오른 걸 뭐라 하려 해도, 더 심한 곳들이 눈에 띈다. 여기에 더해 신형 팰리세이드의 새로운 승차감에 눈이 번쩍 뜨인다. 서스펜션을 새로 설계해서 넣었다고 하는데, 기존에 ‘통통’ 튀었던 승차감이 많이 해소됐다. 혼자 타고 갈 때는 ‘통통’ 튀는 것이 큰 덩치에 맞지 않았는데, 신형은 혼자 타도 사뭇 고급차 느낌이 난다.

덜렁거림은 거의 없고, 바닥 소음이나 바람 소리 등이 줄어들어서 제법 고급 SUV 느낌이다. 다만, 엔진이나 변속기 같은 게 기존과 동일한 건 다소 불만이다. 조금 다듬었다고는 하는데, 딱히 바뀐 구석이 보이진 않아서 하는 얘기다. 2.2리터 디젤은 그렇다 쳐도, 3.8리터 가솔린 엔진은 3.5리터로 바꿀 줄 알았다. 하이브리드도 기대했고, LPG 모델도 기대했던 내가 다 민망스러울 정도다. 내년에 팰리세이드 크기의 전기차가 나온다고 하니, 그걸 기대해보는 게 좋겠다. ★★★

구기성 <오토타임즈> 기자

신차 예상 렌더링을 직접 그리는 자동차 전문 기자.

+FOR 현대차가 가족 고객에게 주는 종합선물 세트.
+AGAINST 기아 카니발만큼 ‘아빠 차’ 냄새 짙은 SUV.

1 여전히 알찬 상품성

3년 반 만에 페이스리프트를 거쳤다. 팰리세이드는 지난 2018년, 등장과 동시에 연간 5만 대 이상 꾸준히 팔리며 현대 RV의 대들보로 자리 잡았다. 가만히 놔둬도 잘 팔릴 차이지만 신차 주기에 진심인 현대 입장에선 가만히 놔둘 수 없었다. 게다가 기존 팰리세이드는 가격을 너무 낮게 책정했다는 현대 내부의 비판이 적지 않았다. 새 차는 다양한 사양을 듬뿍 담아낸 만큼 가격도 훌쩍 뛰었다. 시승차인 3.8 가솔린 캘리그래피는 이전보다 4백45만원이 오른 5천69만원의 가격표를 붙였다. 그럼에도 팰리세이드는 여전히 잘 팔릴 차가 될 것이 자명하다. 지금은 공급보다 수요가 많은 시대다. ★★★★

2 가족을 위한 차, 카니 팰리세이드!

팰리세이드는 구석구석 어디를 봐도 가족을 위한 요소가 가득하다. 굳이 따져보자면 기아 카니발 다음으로 아빠 차 같다. 3열 레이아웃과 후석 대화 모드, 2열 선루프 같은 사양이 이를 방증한다. 외관 디자인은 차를 주로 타는 가장의 자존심을 세우기 위해 보기 좋게 치장한 분위기다. 큼지막한 차체에 멧돼지를 닮은 듯한 인상은 예나 지금이나 비슷하다. 그러나 절제된 선 처리와 감각적인 새틴 크롬 소재를 통해 이전보다 준수한 이미지가 연출됐다. 그릴 면적을 키우고 그 일부를 방향지시등으로 녹인 디자인은 현대차의 주특기 중 하나다. 실내는 보기 좋게 재구성했다. 12.3인치로 면적을 넓힌 AVN 모니터는 보는 내내 시야가 시원하다. 그만큼 정보도 다양해졌다. 디지털 계기반의 그래픽은 다소 올드해 보이지만 크게 거슬리진 않는다. 거슬린다면 헤드업 디스플레이의 화려한 그래픽으로 눈을 돌리면 된다. 룸미러는 후방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띄우는 방식을 새로 적용했다. 하지만 햇빛으로 인한 난반사 때문에 가끔 잘 보이지 않는다. 결국 시승하는 내내 일반 룸미러 모드로 사용했다. 실내 변화의 또 다른 축은 시트에 있다. 1열 좌석은 릴렉션 컴포트 시트를 채택해 차를 세우고 휴식을 취할 때 몸의 무게를 시트 전반에 고르게 나눌 수 있다. 대형 SUV답게 2·3열 좌석과 적재 공간은 제법 나온다. 3열은 열선 기능도 들어갔다. ★★★★

3 온로드를 위한 SUV

새 팰리세이드는 SUV 차체이지만 오프로드와 어울리지 않는 주행 감각을 보인다. 먼저 체격은 진입각, 이탈각, 지상고 같은 오프로더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았다. 반면 온로드 주행은 발군의 실력을 발휘한다. 때문에 승차감에 대해선 불만이 없었다. 특히 이만한 크기의 RV는 뒷좌석에서 멀미를 호소할 법도 한데, 2열 좌석에 오른 아내와 아기는 별다른 호소를 하지 않았다. 새 팰리세이드의 특징은 이전보다 꽤 조용하다는 점이다. 흡음재 두께를 늘리고 2열 도어에도 이중 접합 유리를 쓴 결과다. 사골과도 같은 3.8리터 V6 가솔린 직분사 자연흡기 엔진은 최고 295마력과 36.2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초고유가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엔진이지만 언제든지 기분 좋게 힘을 뽑아 쓸 수 있다. 8단 자동변속기와의 조합은 무난한 편. 연비는 가속페달을 밟는 만큼 연료를 빨아들이는 엔진 특성상 기대하기 힘들다. 9.0km/L의 수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 가격 상승의 원인 중 하나인 운전자 보조 시스템은 방향지시등만 켜도 알아서 차로를 바꾼다. ★★★★

 

Editor : 조진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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