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노트] 그래도 믿을건 새내기주뿐? '괜찮은' 종목 고르려면

노자운 기자 2022. 6. 29. 0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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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장마가 시작됐지만 주식시장에는 한파가 불어 닥쳤다. 주식 계좌에 ‘마이너스(-)가’ 찍히지 않은 사람을 주변에서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다. 상장 주식이 줄줄이 반토막 나고 마땅한 투자처가 없어지니 다시 공모주가 빛을 발하는 걸까. 최근 기업공개(IPO)에 나선 회사들이 잇달아 높은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며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일러스트=이은현

지난 21~22일 공모 청약을 실시한 차량 반도체 기업 넥스트칩은 1727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앞서 14~15일에 청약을 받은 레이저쎌의 경쟁률은 1845대1에 육박했다. 새내기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에도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삼성스팩6호는 548대1, NH스팩23호는 39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새로 상장하는 기업은 적정 시가총액에 할인율을 적용해 공모가를 정한다. 늘 성립하는 공식은 아니지만, 대체로 공모주 청약은 좋은 주식을 싼 값에 먼저 살 수 있는 방법이 된다. 더군다나 요즘은 증시 환경의 악화로 상장 심사를 통과하는 것이 과거보다 어려워지며, 연내 꼭 상장해야 하는 기업들이 줄줄이 공모가를 하향 조정하는 추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그 어느 때보다 좋은 가격에 청약할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특히 몸집이 큰 신규 상장주는 증시의 ‘큰손’인 국민연금이 꾸준히 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수급 안정성이 담보된다. 특정 주가지수를 벤치마크(BM)해 운용하는 연기금의 성격상, 주요 지수에 새로 편입되는 대형주를 선제적으로 대량 매수해야만 벤치마크 지수의 수익률에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실제로 올 들어 연기금이 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1월에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373220)이었다.

새내기주의 방어 능력은 상장 첫날 성적표가 말해준다. 올해 증시에 입성한 기업 47개 중 38개가 상장 첫날 공모가보다 높은 시초가를 기록했다. 그 중 9개사의 시초가는 공모가의 2배에 달했다. 개인 투자자들은 상장 직후 공모주를 팔아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는 경우가 많다. 상장일에 곧바로 승부를 보려는 성향이 강한 만큼, 이들 ‘공모주 단타족’의 적중률은 꽤 양호한 셈이다.

그렇다면 증시 한파 속에서 방어력이 강한 알짜 종목을 고르는 방법은 무엇일까.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가장 안전한 방법은 기관 투자자들의 수요예측 결과를 참고하는 것이다. 수요예측 경쟁률이 높은 기업이 대체로 일반 청약에서도 흥행에 성공한다.

경쟁률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기관 투자자들이 적어 낸 의무보유 확약 비율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의무보유 확약이란 수요예측에 참여하는 기관들이 자발적으로 설정하는 것이다. 상장 후 15일~6개월 간 주식을 팔지 않겠다는 약속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장기간 의무보유 확약을 거는 기관에 물량을 배정하는 것이 주가 관리에 유리하다. 따라서 수요가 많은 회사일 수록 의무보유 확약 비율도 높게 나타나기 마련이다.

기업이 공모주를 내놓을 때 신주만 발행하는지, 아니면 구주매출을 병행하는지도 관전 포인트다. 대주주 등의 구주매출은 공모를 통해 유입되는 자금이 온전히 회사를 위해 활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구주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들은 증시 침체기는 물론 호황기에조차 투자자들에게 외면 받기 쉽다.

기존 주주 지분의 보호예수 기간도 함께 참고하는 것이 좋다. 벤처캐피털(VC)이나 사모펀드(PEF) 등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해당 지분에 보호예수가 걸려있지 않거나 그 기간이 짧다면, 상장 후 물량 출회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공모 단계의 투자 심리에도 고스란히 반영된다.

마지막으로, 공모주의 테마도 인기를 탄다. 요즘은 이른바 ‘소부장’으로 불리는 소재·부품·장비 제조 업체들의 인기가 좋다. 바이오 기업 중 상당수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반면, 소부장 기업들은 실제로 매출을 내고 이익도 내는 경우가 많다. 글로벌 공급망의 차질 역시 소부장 기업들의 투자 매력을 높인 요인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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