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선 "남북 갈등의 상황 이겨내야 한다는 메시지 담고 싶었다" [인터뷰M]

김경희 2022. 6. 29.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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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의 신작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연출한 김홍선 감독을 만났다.

iMBC 연예뉴스 사진


김홍선 감독은 1996년 SBS 예능 PD로 입사해 '좋은 세상 만들기', '일요일이 좋다 - 대결! 반전 드라마' 등 예능 프로그램을 연출하고, 2000년 팀 프로덕션을 창립해 30여 편의 뮤직비디오를 연출, 제작했다. 2006년작 '불꽃놀이'를 시작으로 팩션 사극 '무사 백동수', '라이어 게임', '피리 부는 사나이', '손 the guest', 등 장르물에서 특히 강점을 보이며 사랑받아왔다.

이번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을 선보이며 공개와 동시에 넷플릭스 세계 랭킹 3위라는 성과를 내기도 한 김홍선 감독은 "아직 실감은 안 난다. 벙벙한 기분이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콘텐츠의 공개 이후 어떤 평이 인상적이었냐는 질문에 "왜 만들었냐는 평부터 재미있다는 평까지 다양하더라. 반응은 예상했다. 워낙 많은 분들이 보시고 원작을 리스펙트 하는 분들이 많아서 호불호 갈릴 거라 예상했다. 다양한 반응이 나오는 건 너무 당연한 거 같다. "라고 대답한 김홍선 감독은 "2018년 기획을 시작할 때에는 이렇게 글로벌 히트작이 아니었다. 너무 재미있는 이야기라 한국에서 하고 싶었다. 시간이 지나고 글로벌 히트를 하게 돼서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처음에는 그냥 스페인 드라마로만 봤다. 넷플릭스를 통해 시즌 2까지 보고 판권을 가져와서 한국 드라마로 방영할 생각이었다. 시즌 1, 2를 보고 이걸 리메이크하려는 생각을 하고 준비하는 동안 다음 시즌이 계속 나오더라. 저도 너무 급하게 리메이크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데 넷플릭스의 생각은 달랐다. 기획을 시작하고 2년쯤 지나서 넷플릭스의 오리지널로 제작될 거라며 연출 제안이 왔다"라며 넷플릭스 최고의 히트작 리메이크를 넷플릭스에서 선보이게 된 배경을 이야기했다.

그러며 "예전 같으면 어떤 나라의 작품을 다른 나라에서 리메이크하는데 이제는 글로벌 OTT를 통해 그 플랫폼의 리메이크작을 그 플랫 봄에서 볼 수 있게 되었다. 그 덕에 더 많은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된 것 같다"라며 지금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김홍선 감독은 리메이크작을 만들며 가장 중점을 둔 부분에 대해 "원작의 대중성과 특성을 잘 살릴 계획이었고 기본적으로 큰 틀을 흔들려 하지 않았다. 원작이 워낙 재미있었기에 그 재미를 살리고자 했다. 원작의 특성을 그대로 가져가는 게 아니라면 다른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대중들이 가장 많이 하는 '원작과 전혀 다르지 않아 긴장감이 생기지 않는다'라는 비판에 정면으로 대응했다.

원작의 토대를 그대로 가져가되 한국적인 설정을 입히는데 많은 고민과 노력을 했다는 김홍선 감독은 "대한민국에서 총기를 사용해서 은행강도 사건이 일어났다는 게 받아들일 수 있는 설정이나 상황인지를 우선 만들고 싶었다. 또 공동경제구역이라는 가상의 설정을 만드는 게 가장 어려웠다. 만약 이런 게 생긴다면 어떤 모습일까를 계속 이야기하고 상상했다. 나름대로 현재 한국의 모습도 고려를 했고 거기에서 발전된 미래적인 모습이 뭘지를 상상하며 작업했다. 특히 주요 배경이 되는 조폐국은 한옥 느낌의 성벽으로 생각했다. 안에 들어가면 갇히는 느낌이 들게끔 하고 싶었고 건축의 구조도 기존 한국의 건축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을 거 같아서 한국적 문양을 살려보려고 했다."라며 세트 디자인에도 세심한 고민을 담았음을 밝혔다.

원작에서는 2개의 시즌이었던 스토리를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에서는 12개의 에피소드로 압축시키고 파트 1,2로 나누었다. 김 감독은 "긴 이야기를 줄이는 건 쉽지 않은 작업이었고 아마도 작가가 제일 힘들었을 것이다. 원작이 가지는 장점도 있지만 단점도 있다. 우리는 러닝타임을 줄여 원작의 단점을 줄여보기로 했다. 스토리를 압축시키는 게 훨씬 재미있고 빠른 진행이 매력적일 거라 생각했다."라고 전체적인 스토리를 압축시킨 이유를 밝혔다. 그러며 "원작에서 어떤 부분은 공감이 되고 어떤 부분은 공감이 안될 텐데 그걸 우리 식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극의 재미를 위해 어그로를 끄는 캐릭터도 바꾸었다. 특히 사랑에 대해서는 원작과 우리의 정서가 많이 달랐다. 멜로에 대해 한국 사람들의 정서를 반영시키려는 노력을 했다"라며 뜬금없는 러브라인이나 멜로신은 많이 정리한 배경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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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남과 북이 통일을 앞두고 공동경제구역을 갖게 되지만 조폐국 안에서 여전히 대립한다는 설정에 대해 "70년 넘게 따로 살다가 같이 뭔가를 하는데 쉽게 바로 합쳐져서 아무 일이 없던 거처럼 살 수는 없을 것이다. 늘 갈등을 느끼고 있는 상황일 거라 생각했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는 그런 과정을 겪어내고 이겨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라고 김 감독은 이야기하며 "남북의 상황을 저희가 무엇이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이런 상황에 처해진다면 어떻게 될까를 상상해 보고 싶었다. 글로벌하게 공개되는 작품인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게 하고 싶지 않아서 최대한 객관적 입장에서 보고 싶었다."라고 작품을 통해 시청자들과 공감하고 싶은 포인트가 있었음을 밝혔다.

김홍선 감독은 1회차 초반에 BTS 노래가 나오고 도쿄가 노래를 들으며 춤추는 장면에 대해 "북한은 잘 알려져 있지 않기에 저희도 잘 모르는 상황이다. 하지만 저희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실제로 북한에서도 BTS의 노래를 듣는다고 하더라.

'종이의 집: 공동경제구역'에는 엄청나게 많은 캐릭터들이 나온다. 김홍선 감독은 "원작이 있는 작품이다 보니 최대한 캐릭터에 잘 맞을 사람으로 캐스팅했다. 어떤 배역은 직접 캐스팅하기도 했고 어떤 배역은 오디션을 하기도 했다. 헬싱키, 오슬로 등은 오디션으로 뽑혔다. 원작의 캐릭터를 살리되 한국적인 리딩을 할 수 있는지를 염두에 두고 캐스팅했는데 너무 어려운 캐스팅도 있었고 너무 쉬운 캐스팅도 있었다. 제일 고민한 게 유지태가 연기한 '교수'다. 너무 정해진 역할이라 제일 어려운 입장이었을 것이다. 정말 많은 이야기를 유지태와 나눴었다. 원작의 '교수'는 너드미가 있는 인물이다. 너드미의 최고를 표현한 배우인데 제일 고민한 게 그 부분이다. 우리의 '교수'도 똑같이 따라 할 거냐 아니면 우리의 캐릭터로 바꿀꺼냐로 많은 이야기를 했다. 저희의 결정은 한국 '교수'의 이야기를 하자였다."라며 캐스팅 과정을 밝혔다.

김홍선 감독은 "전종서도 자기만의 색깔이 확실하더라. '도쿄'도 원작처럼 보여주고 싶지 않았는데 스스로가 잘 고민해서 보여준 것 같아 대단히 만족한다. 박해수를 캐스팅할 때는 '오징어 게임'이 나오기 전이었다. 나중에 '오징어 게임'이 흥행을 했고 나중에 도움이 되겠구나 생각은 했는데 제 생각보다 더 주목도가 높아져서 부담되었다. 이 둘 말고도 누구 하나를 꼭 짚어 말하기 미안할 정도로 모두가 너무 열심히 해줬던 배우들이었다."라며 배우 개개인들의 노력에 감사했다.

김홍선 감독은 "파트 2에는 원작과 다른 새로운 설정이 많이 등장한다. 점점 재미있어진다. 마지막으로 치달아가며 보이는 캐릭터 간의 더 심한 갈등과 경찰과 강도 간의 두뇌싸움도 더 치열해진다. 훨씬 더 재미있으니 많이 봐주시고, 불보다는 호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라며 파트 2를 소개했다.

iMBC 김경희 | 사진제공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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