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오피스 시장 독점한 한컴.. 이대로 괜찮을까
[편집자주]한글과컴퓨터가 다방면으로 사업을 확장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다. 소프트웨어(SW) 기업으로 유명한 한컴이 마스크사업뿐 아니라 최근에는 위성까지 발사하면서 업계에 놀라움을 안겼다. 실적이 떨어지는 와중에 이 같은 사업이 가능했던 배경을 두고 일각에선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야심차게 추진한 블록체인 관련 사업마저 김상철 한컴 회장의 비자금 의혹 등 각종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 경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경영진 리스크도 넘어야 할 과제다. 지난 20년 동안 국민 SW기업으로 자리매김한 한컴이지만 이제는 많은 의혹도 불거져 있다.
① 위성 쏘아올리는 한컴, 무슨 돈으로?
② 아로와나는 누구 꺼?… 회장님의 수상한 행적
③ 돈 벌기에 진심인 한컴…직원 챙기기 나몰라라
④ 공공오피스 시장 독점한 한컴... 이대로 괜찮을까
한글과컴퓨터가 장악한 공공기관 소프트웨어(SW) 시장에 변화의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이재명 전 경기도지사(현 인천 계양을 더불어민주당 의원)가 재직 시절 디지털 표준화 추진 계획을 발표하면서다. 그동안 공공기관의 한컴오피스 사용 독점에 불편함을 호소하는 여론을 등에 업고 오피스 SW 생태계를 다양화하자는 목소리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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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이 적극적으로 이 같은 방침을 밝힌 것을 두고 이례적이란 평가가 나왔다. 경기도를 포함한 다수 공공기관에서 활용하는 문서 작성 프로그램은 특정 프로그램에 종속돼 개방형 문서 표준(ODF)과 어긋나고 스마트폰이 일상화된 모바일 시대에 사용이 불편하다는 게 추진 이유다. 게다가 다른 프로그램과 호환이 원활하지 않아 기계 판독에 힘이 들고 정보와 지식을 공유하기 어렵다는 점도 지적됐다.
해당 발언은 사실상 경기도의 '탈 한컴 선언'으로 불린다. 한컴에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었다. 공공영역이 핵심인 만큼 경기도 같은 주요 고객의 이탈은 손실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컴은 부랴부랴 지난해 4월 개방형 문서 표준 'HWPX'를 아래아한글 기본 문서 형식으로 개편했다. 아래아한글 기본 문서 저장 형식 'HWP'가 아닌 방식으로 바뀐 건 33년 만이다. 정보기술(IT) 업계에서는 경기도를 필두로 한컴 핵심 고객인 공공기관들 사이에 탈 한컴 움직임이 가시화되자 한컴이 대책을 마련한 것이라고 본다.
이 같은 추세는 이어지고 있다. 행정안전부도 지난해 11월 공공기관에서 사용되는 현재 문서 표준 포맷을 개방형 문서 포맷으로 교체하기로 하고 이를 위한 '공무원전자문서저장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겠다고 밝혔다. 가이드라인은 공공문서 작성 방식을 과거 폐쇄형 문서 포맷에서 개방형 문서 포맷으로 교체하는 것이 핵심이다. 인공지능 시대 정부 문서의 활용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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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한컴오피스를 편애할수록 성토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과거에는 유일한 토종 오피스SW 한컴오피스를 보호하려는 목적이었지만 이제는 국민 편익을 위해 SW 다양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관련된 배경으로는 새로운 국내 오피스SW가 다수 등장했다는 것이 꼽힌다. 경쟁력 있는 SW들이 출시되면서 이 같은 주장은 힘을 받고 있다.
현재에도 'POLARIS오피스', 티맥스 'TO오피스' 등 다양한 국내 오피스SW가 시장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소프트웨어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오피스SW가 경쟁해야 MS오피스와의 호환성이 높아지고 국민들도 편리해질 수 있다"며 "정부가 다른 기업들에게도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세계적으로는 개방형 문서 포맷(Open Document Formats·ODF)을 표준으로 삼는 추세다. 영국은 문서 표준으로 ODF를 채택해 국민들이 정부 문서를 열람할 때 원하는 오피스SW를 사용할 수 있게 하고 있다. 또 다른 SW업계 종사자는 "해외에서는 종속 문제를 피하기 위해 정부 문서에 ODF를 의무 채택하고 있지만 아직 한국은 강제 규제가 없다"면서 "다양한 오피스 솔루션이 기회를 얻고 시장 확대를 이루기 위해서는 공공 시장에서의 ODF 필수 채택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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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진원 기자 newsmans12@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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