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인칼럼] 고등학교 1학년, 수학의 자신감이 떨어진다

황성필 대전학원강사연합회 회장 2022. 6. 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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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성필 대전학원강사연합회 회장

학교마다 기말고사 시험이 진행되는 시기다. 각 학년별로 시험에 대한 의미도 각각 다르겠지만 가장 힘들고 어색한 기분을 많이 느끼는 학년이 고등학교 1학년 학생들일 것이고 그 주된 이유는 수학의 난이도 때문일 것이다. 중학교 때엔 2주일 정도 시험준비를 하면 최우수에는 못 미치더라도 우수한 성적을 기대할 수 있었을 텐데 한달을 꼬박 준비해도 평균을 겨우 웃도는 수준의 점수를 받고 실망을 하게되는 일이 허다하다. 고등학교에 진학해 처음 치르는 중간고사에서 난이도에 놀라고 기말고사에서는 자신의 수학실력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끼고 낙심하거나 인정하고 받아들인 뒤 새로운 공부방법을 찾는 학생들이 대부분이다.

학생들이 생각할 땐 중학교 때에는 수학에 대한 문제점이 없었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한 후에 수학에 대한 자신감이 많이 떨어졌다고 생각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표현하면 중학교 수학성적은 90점 이상 받기가 수월했었는데 고등학교는 80점도 꿈의 점수로 여겨지는 현실이 암담할 것이다. 물론 학교별로 수학문제의 난이도 차이가 있으므로 점수에 대한 인식은 다르겠지만 현재 대전 서구 둔산동 부근의 고등학교 1학년 수학성적 평균은 30-40점 대로 아주 낮은 편이다.

그럼 수학문제의 난이도가 계속 올라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오래전부터 난이도를 높게 출제하는 학교들이 몇몇 있었지만 손에 꼽을 정도였고 2021년부터 고등학교 선택의 기준이 이전보다 변화한 시점부터 전체적으로 수학시험의 난이도가 많이 올라갔다. 이전에는 학력저하로 기피했던 학교들을 선택하는 학생들이 늘고있는 추세다 보니 상위권 학생들의 분포가 한두 개 학교에 쏠리지 않고 고루 퍼져있게 된 상황이 만들어졌고 학교에서는 우수한 학생들의 내신성적 산출의 용이함과 등급에 대한 불합리성을 없애기 위해서라도 수학의 난이도를 높게 가져가야만 한다. 또 학부모와 학생들이 학교를 평가할 때에도 시험의 난이도로 평가하는 경향이 있어 명문고로 발돋움 하려는 선생님들의 의지 또한 무시하지 못할 것이다.

수학문제의 난이도가 올라가는 또 하나의 이유는 문제은행의 발전이다. 지금까지는 기록하기 어려웠던 수많은 학교들이 시험을 치러왔던 데이터가 쌓여있고 지금 이 순간도 새로운 문제들이 수없이 많이 생성되는 현실이다. 선생님들이 학교에서 기출문제를 제작할 때 새로운 유형의 문제를 만들어야 하는 부담감이 커진 것이다. 시중에 너무나 다양한 문제들이 넘쳐나기 때문에 독특한 문제 개발을 하고 있고 이것은 곧 수학문제의 난이도 상승으로 이어진다. 학생들의 입장에서는 서점에서 구입하는 문제집의 유형과 많이 다르면 문제의 의미를 파악하는 시간이 길어지고 시간부족현상으로 문제를 다 풀지 못하는 상황에 이르게 된다.

학생들이 새로운 유형의 문제에 약한 이유는 원리적인 학습이 아닌 유형에 치우친 학습이기 때문이다. 중학교 때부터 습관처럼 반복했던 유형학습이 문제다. 암기와 속성풀이만 강조된 학습은 수학의 단원연계성을 잃어버리고 방향을 잃어 버린다. 정확하게 시험범위만 반복하면 원하는 점수를 얻을 수 있었던 시험체계가 문제인 것이다. 시험이 끝나면 잊어버려도 다음시험에서 유형학습만 잘하면 최고점은 아니더라도 우수한 성적을 기대할 수 있었던 것이 중학교에서의 수학시험이다. 학교에서는 시험범위를 누적해 전체적인 연계성에 중점을 두고 학습하도록 해야 할 것이다. 기본기가 허술하면 고급기술은 무용지물이다. 비오는 날 물이 샌다고 천장에 테이프를 붙이지말고 지붕을 수리해야 함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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