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40 여성들은 왜 '그 물고기 책'에 빠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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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곰출판)에 대한 한 줄 평들이다.
지난해 12월 국내에 출간된 이 책은 요즘 서점가에서 여전히 잘 팔리고, 많이 회자되는 도서 중 한 권이다.
책은 미국의 19세기 분류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1851~1931)의 생애와 그 생애를 파헤치는 저자 룰루 밀러의 시선을 통해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부제)를 풀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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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 밀러|300쪽|곰출판
북튜버 겨울서점이 픽한 과학도서
여성독자가 8할, 18쇄 인쇄 이례적
자연에 부여한 이름 너머 실존 가치 성찰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문학보다 더 문학적인 과학이야기”(예스24 과학담당 김유리 MD), “예상하지 못했던 반전과 위로”(심경보 곰출판 대표), “삶의 모든 것이 무너졌다고 생각했을 때 비로소 펼쳐지는 자유롭고 아름다운 세계”(알라딘 과학담당 권벼리 MD), “읽기 전 아무런 정보 없이 반드시 끝까지 읽을 것”(북튜버 겨울서점).
책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곰출판)에 대한 한 줄 평들이다. 지난해 12월 국내에 출간된 이 책은 요즘 서점가에서 여전히 잘 팔리고, 많이 회자되는 도서 중 한 권이다.
최근엔 인터넷 서점 알라딘에서 전 분야 통틀어 2022년 상반기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다. 과학 분야 도서가 종합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자연과학책이 종합 순위 상위에 든 것은 2020년 1월 칼 세이건의 ‘코스모스’ 이후 2년 만이다.
‘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를 펴낸 곰출판에 따르면, 이 책은 작년 말 출간 이후 약 7개월만에 누적 인쇄 18쇄를 찍었다. 초판 1쇄 평균 2000~3000부 정도 찍는 출판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이 책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실감할 수 있다.
서점가 MD(상품기획자) 사이에선 독자들이 자주 찾아 ‘그 물고기 책’으로 불린다. 미국의 과학 전문 기자 룰루 밀러의 첫 책으로, 그 흔한 빌런(악당)이나 영웅도 등장하지 않는다. 매해 평균 3~5권의 책을 펴내는 소규모 출판사에서 나와 홍보도 거의 없었다. 꾸준히 읽히고 있는 비결은 뭘까.
책은 미국의 19세기 분류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1851~1931)의 생애와 그 생애를 파헤치는 저자 룰루 밀러의 시선을 통해 ‘상실, 사랑, 그리고 숨어 있는 삶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부제)를 풀어낸다. 저자를 따라 19세기 어류 분류학자 조던이 주장한 세상의 진리를 만나고, 혼돈 앞 굳건하게 질서를 구축해 갔던 그가 어떻게 자신의 세계에 갇히게 되는지 또한 알게 된다.
알라딘 과학 담당 권벼리 MD는 “최근 수년간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속에서 우울과 허무가 일상을 지배한 가운데 이 책은 삶의 모든 것이 무너졌다고 생각했을 때 비로소 펼쳐지는 자유롭고 아름다운 세계를 보여준다”면서 “지친 마음과 무력감을 딛고 일어설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의 빛이 많은 독자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명 북튜버(책+유튜버)의 추천도 책의 인기 요인 중 하나다. 과학책이란 특성 탓에 출간 직후엔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북튜버 겨울서점이 라이브 방송에서 책을 추천한 직후 판매량이 7~8배 증가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입소문을 타며 지금까지 읽히고 있는 것이다. 이 책의 독자층은 대부분 2040여성이다.
심경보 곰출판 대표는 “전체 구매자 가운데 여성이 80%를 차지한다”며 “일단 과학책으로 분류돼 있지만 일종의 소설 에세이처럼 쉽게 읽힌다. 문학적, 자기계발적, 힐링 요소로도 회자되는데 퀴어적 부분도 있어 여성들에게 어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책의 말미에는 하나의 장엄한 서사가 완성된다. “자연의 모든 복잡한 분류단계는 인간의 발명품일 뿐이다. 자연엔 가장자리도, 불변의 경계선도 없다.” ‘책의 모양을 한 작은 경이’란 더 내셔널의 찬사에는 고개가 끄덕여질 것이다.
책을 읽은 이들은 자진해서 이렇게 당부한다. “책을 펼치기 전에 아무런 정보 없이 반드시 끝까지 읽어라”. 이 책을 끝까지 읽은 독자라면 공감할 터다.
김미경 (midory@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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