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간 5번 이적→류현진 로스터 승계, 지긋지긋한 저니맨 종지부 찍나

토론토 블루제이스 숀 앤더슨이 28일(한국시각) 보스턴 레드삭스와의 홈경기에서 9회 등판해 피칭을 준비하고 있다. 사진=MLB.TV 캡처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토론토 블루제이스는 28일(이하 한국시각) 류현진을 15일 부상자 명단(IL)에서 60일 IL로 이관했다. 지난 19일 토미존 수술을 받으면서 올시즌을 공식적으로 마감해 메이저리그 40인 로스터에 남겨둘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토론토 구단은 류현진이 남긴 로스터 한 자리를 트리플A 우완 숀 앤더슨(28)으로 채웠다. 앤더슨은 이날 40인 로스터 등록과 동시에 메이저리그로 콜업됐다. 대신 토론토는 우완 불펜 제레미 비슬리를 트리플A로 내려보냈다. 이날 로스터 이동이 복잡한 것 같지만, 류현진이 떠나고 앤더슨이 왔다고 보면 된다.

마이너리그 선수들에게 메이저리그는 꿈의 무대인데, 메이저리거 신분을 보장해주는 게 40인 로스터다. 그러니 앤더슨에게 이번 로스터 승격은 상당히 소중한 기억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

앤더슨의 이력을 보면 이해할 수 있다. 앤더슨은 2016년 드래프트 3라운드에서 보스턴 레드삭스의 지명을 받고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마이너리그 시절인 2017년 7월 그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로 트레이드된 뒤 2019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그해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8경기에서 3승5패, 평균자책점 5.44를 기록했다. 코로나 시즌인 2020년에는 구원으로 18경기에 나가 15⅓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3.76을 올렸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에서 별다른 인상을 주지 못한 앤더슨은 작년 2월 미네소타 트윈스로 다시 트레이드됐다. 그리고 파란만장한 웨이버 이적, 즉 떠돌이 저니맨 생활이 펼쳐진다. 1년간 무려 4번의 웨이버 공시를 통해 거의 매달 팀을 옮겼다. 6월 미네소타에서 텍사스 레인저스, 7월 다시 볼티모어 오리올스, 8월 샌디이에고 파드리스, 그리고 시즌이 끝난 뒤 11월 토론토로 팀을 옮겼다. 2021년 1년 동안 5번 보따리를 싼 셈이다.

올해 그는 트리플A에서 14경기에 등판해 2승1패, 평균자책점 3.91을 기록한 뒤 이날 빅리그 승격이란 희소식과 마주했다. 나이가 서른을 바라본다. 이젠 정착해야 한다. 이날 앤더슨의 콜업을 두고 토론토가 불펜 뎁스를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더구나 이날 메이저리그에 올라오자마자 홈구장 로저스센터에서 열린 보스턴 레드삭스전서 등판 기회까지 얻는다. 하지만 7-0으로 앞선 9회초 1이닝 동안 4안타를 맞고 2실점해 긍정적 메시지는 보여주지 못했다. 앤더슨은 올해 마이너리그 옵션이 한 번 더 남아 있어 성적이 신통치 않으면 다시 눈물젖은 빵을 먹으러 가야 한다.

이날 MLB트레이드루머스는 류현진의 IL 이관 소식을 전하며 '류현진은 올해 남은 시즌과 내년 시즌 대부분 혹은 전부를 결장한다'고 전했다.

토론토 팬매체 제이스저널도 '류현진의 복귀 시점은 빨라야 내년 후반기인데, 팬들은 어쩌면 그가 블루제이스 유니폼을 입은 모습을 다시 볼 수 없을 지도 모른다'고 했다. 만약 후자라면 류현진이 남긴 흔적을 지우러 온 앤더슨에게 이날 빅리그 콜업 의미는 남다를 수 있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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