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북인지 아닌지 왜 중요하냐고? 개인의 진실 짓밟은 거짓 대의
우리 지도자들은 모두 항상 평화에 대해 열광적으로 떠들어대지만 나와 내 동료들은 그저 서로 눈짓을 할 뿐이다. 우리 지도자들은 교활하고 영리해서 남들을 능히 속일 것이다. 그들처럼 거짓말 기술에 통달해 있는 사람도 없으니까. 거짓이 없으면 삶도 없다. 우리는 항상 그저 대비할 뿐이다. 우리는 매일 정렬하고 정문을 향해 나아간다. 보조를 맞춰서. - 외된 폰 호르바트 ‘우리 시대의 아이’ 중에서
북한의 남침으로 발발한 6·25전쟁일, 더불어민주당이 ‘평화는 최고의 안보, 대화의 물꼬를 다시 틔우자’는 이상한 글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부국강병이 최고의 안보이고 그 결과 평화가 있는 것 아닌가? 언제나 북한을 평화 제공자로 생각하는 사람들, 개성 사무소를 폭파해도, 미사일을 쏘아대도, 심지어 자국민을 처형해도 분노할 줄 모르는 당이었다.
최근 국방부와 해경은 북한에 피살된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씨의 월북 의혹에 대해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당시 청와대는 ‘월북에 방점을 두고 수사하라. 지시를 무시하고 감당할 수 있겠느냐’고 압력을 넣고는 월북이 해경의 단독 판단이라고 발표했다. 남북 간 군사 통신선이 막혀 있어 어떤 구조 노력도 할 수 없었다고 했지만 그 역시 거짓으로 드러났다.
히틀러 치하의 독일, 굶주림을 벗어날 길 없던 청년은 자원입대한다. 하지만 전쟁에서 크게 다치고 보상도 받지 못한 채 다시 빈곤의 나락으로 떨어진다. 그는 가슴에 품었던 애국심을 회의(懷疑)한다. 지도자들은 국민을 위해 일할까? 개인을 이용하고 쉽게 버리는 국가라면 충성심이 무슨 소용일까? 그는 ‘개인이 중요하지 않다고 말하는 자는 누구든 꺼져버려야’ 한다며 환멸한다.
거짓 명분을 앞세우면 개인은 얼마든지 하찮아질 수 있다. 주적의 비위를 맞추려고 희생된 국민을 조국의 배신자로 매도하고 월북자의 가족이란 오명을 씌우기도 한다. 사실이 드러나니 ‘월북인지 아닌지 왜 중요하냐’고 따진다. 북한에는 한없이 너그러운 사람들, 국민 개인의 진실과 원통함은 왜 그토록 쉽게 외면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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