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나눠먹기 인사’로 울산경제 살리겠나
김두겸 울산시장 당선인이 지난 27일 첫 인사를 발표했다. 1급 경제부시장 자리에 재선 국회의원 출신인 안효대 울산시장직 인수위원장을 내정했다. 비서실장으로는 안효대 전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김창민씨를 내정했다. 정무수석 자리엔 울산시 3급 공무원 출신인 임상진 인수위 부위원장이 거론된다.
이 세 사람은 모두 김 당선인 선거 캠프 출신이다. 안효대 전 의원은 캠프 상임 자문단으로 활동했다. 김창민 비서실장 내정자는 캠프 사무장, 정무수석으로 거론되는 임상진씨는 캠프 기획실장을 각각 맡았다. 이들은 모두 인수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김 당선인의 인수위원 12명 모두가 캠프 출신이다.
김 당선인이 선거를 도운 사람 중심으로 첫 인사를 하자 기대보단 우려 목소리가 나온다. 무엇보다 경제 전문성이 중요한 경제부시장 자리에 경제 전문가가 아닌 캠프 출신 인사를 기용하는 데 대한 아쉬움이 제기된다. 김 당선인의 첫째 과제는 침체된 울산 경제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는 일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울산의 지역내총생산(GRDP) 증가율은 2017년 처음 마이너스(-0.7%)를 기록한 이후 2018년 -2.2%로 떨어졌다. 2020년에는 역대 최저인 -7.2%를 기록했다. 최근에도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이어지고 석유화학 제품 수요 감소, 원자재 가격 인상 등이 겹쳐 울산 지역 경기는 침체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울산 경제를 진두지휘할 경제부시장의 역할은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 한 울산시 공무원은 “직무 지지도가 높았던 민선 6기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항상 경제부시장은 캠프 출신 인사가 아니라 기획재정부 출신 경제 전문가를 기용한 이유를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우려가 나오자 김 당선인은 “정치 철학이 비슷한 이들이 시정을 이끌면 시정 방향이 통일성 있게 갈 수 있다”고 했다. 일리 있는 말이다. 하지만 캠프 출신 사람들이 나눠 먹기 하는 모양새로 인사가 흘러간다면 능력 있는 사람을 적소에 쓰기 어려워진다. 김 당선인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송철호 현 시장을 꺾고 4년 만에 울산시장 자리를 탈환했다. 시민들에게 ‘바꿨는데도 달라진 게 없네’ 하는 말을 듣지 않으려면 첫 단추부터 잘 끼워야 한다. 김 당선인을 포함해 7월 1일 취임하는 지방자치단체장 모두가 이를 염두에 뒀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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