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회

이선정 기자 2022. 6. 29.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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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선거 보도 정당별 안배 적절..문학기사 줄어 아쉬워

◇독자권익위원(가나다순)

▶권재창(법무법인 청률 변호사)

▶김석환(부산대 석좌교수·4차산업혁명 위원회 위원)

▶김유진(부산시민운동지원센터 변화지원팀장)

▶이동현(독자권익위 위원장·부산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정두나(부산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4학년)

▶정익진(시인)

▶하태영(동아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본지 참석·정리

▶이선정(신문국 에디터)


- 산은 노조, 부산행을 납치로 표현
- 수도권 중심 시각 문제점 잘 짚어

- 고리원전 재가동 찬반 단순 전달
- 여러 쟁점 심층 취재해 보도해야

- 화물 파업 핵심은 ‘안전운임제도’
- 지면제목 대립구도 부각에 그쳐

- 해양인 열전 성장소설 읽듯 감동
- 보수동 책방골목 보존 절실 공감

국제신문은 올해 4~6월 게재된 기사를 중심으로 지면 평가를 하고자 독자권익위원회를 온라인으로 열고 독자권익위원들의 의견을 들었다.

▶김유진=지방선거 기간 유권자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한 기사가 보였다. 5월 27일 자 ‘아동정책 구체성 약한 시장 후보, 의중 못 읽는 교육감 후보’는 정책에 영향을 받는 당사자이면서도 스스로는 선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아동이 정책 질의에 나섬으로써 선거에 참여해 의미가 있었다. 시장 선거 동향기사에서는 3개당을 고르게 실어서 양당 중심 보도를 조금이나마 해소했다.

▶이동현=지방선거 기획 중 하나인 ‘시민패널단에 듣는다’에서 부산시장 후보의 청년 정책과 복지 정책만을 분석해 다소 아쉬웠다. 좀 더 많은 주제로 평가받았다면 좋았을 것이다.

▶정두나=5월 25일 자 1면 PK 기초단체장 여론조사 기사는 큰 제목 없이 본문에 시선을 바로 가게 해 좋은 레이아웃이었다. 하지만 사람 이름이 너무 작아, 정당 색으로만 인물을 알아볼 수 있다는 점은 아쉽다. 기초선거는 유권자가 당을 보고 뽑는 경향이 높다지만 언론은 사람에 집중해야 한다. 5월 4일 자 ‘쉬는 시간 더 줘요, 아동범죄 근절을…’ 기사는 전달 방식이 아쉬웠다. 고전적이지만 어린이의 의견을 듣는 기획이니 학교 앞에 패널을 세워두고 스티커를 붙이는 방법은 어땠을까? 6월 3일 자 ‘시장은 與 구청장은 野 교차투표 늘어…’는 설득력이 아쉬웠다. 전문가 취재가 부족했다. 기사 말미에 붙은 멘트도 익명에 그쳤다. 기사도 ‘일부가 교차투표했다’며 의미를 축소했다.

▶김석환=시민의 공약을 정리한 ‘시민 선거캠프 동백’은 의미 있는 작업이었다. 미국의 퍼블릭 저널리즘과 유사한 시도로 보인다. 다만 좀 더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기 위해 두 가지 정도 보완이 필요하다. 1072개의 시민공약은 상당한 부분이 중첩된다. 유형별로 그루핑이 필요하다. 부산이 어디로 가야 하는지에 대한 큰 그림도 보이지 않는다. 5개 분야의 1순위 공약은 개발이익 시민환원제, 시민참여 활성화, 공공의료기관 확충, 노동자 권익 보호, 낙동강 등 생태계 보호인데 이것만 하면 10년 뒤엔 인구 3명 중 1명이 노인이 되고 일 년에 청년인구 2만 명이 부산을 떠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나? 2030 엑스포만 되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나? 언론이 방향 제시가 필요하다.

▶권재창=5월 20일 자에서 산업은행 노조가 산은의 부산 이전을 막기 위해 동영상을 제작, 업로드한 사실을 보도했다. 산은의 부산 이전을 납치로 표현하는 등 편협한 수도권 중심의 인식을 드러낸 동영상이었다. 5월 23일 자 사설에서 노조 인식의 심각한 문제점을 지적했다. 5월 25일 자 기사를 통해 산은 노조가 결국 동영상을 유튜브에서 자진 삭제했다는 내용을 보도했다. 합리적 문제 제기로 인한 여론 형성이 우리 사회를 조금씩 변화시키고 있는 것 같아서 흐뭇했다.

국제신문 5월 20일 자 9면.


▶정두나=4월 14일 자 ‘부산행 싫은 산은 직원들, 이전 기사에 악플’은 새로운 레이아웃을 도전해볼 수도 있는 기사였다고 생각한다. 댓글 형식이나, 카톡방을 지면으로 옮겨왔다면 시선을 끌고 내용을 실감 나게 전달할 수 있지 않았을까?

▶권재창=6월 11일 인터넷판에서 법무부의 촉법소년 연령 하향 추진 방침과 관련해 보도했다. 촉법소년 범죄 건수의 증가, 강력범죄 증가 등 관련 통계는 물론 촉법소년 연령 하향에 대한 찬반 입장도 소개했다. 다만 촉법소년 연령 하향을 통해 관련 통계가 좋은 방향으로 바뀔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지, 그것이 없다면 결국 전과자만 양산하게 되는 것은 아닌지에 관한 설명은 없었다.

▶정익진=요즘 국제신문 지면에서 문학 기사를 만나기가 어려워졌다. 과거보다 줄어들었다. 문학인으로서 의기소침해진다. 단순 출판 소식이나 보도를 넘어 문학에 관한 밀도 있는 기사를 기다린다.

▶정두나=4월 12일 자 ‘전국 최초 조례만 34건…아동주거조례로 37명 공공주택 지원’은 아동의 쾌적한 주거권 문제에 관심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기사였다. 갈 길이 멀지만 시의회 결산을 계기로 앞으로도 계속 관심을 두면 좋겠다. 물량 확보가 다가 아니라는 점도 생각해봤으면 한다. LH 매입임대주택에 거주한 적 있는데, 물량을 채우기 위해 불량주택을 매입한 게 아닌가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따뜻한 물이 나오지 않았고, LH 수리센터에 집수리를 요청하면 2주 넘게 기다려야 했다. 결국 계약기간을 1년도 채우지 못하고 새집을 찾아야 했다. 최저주거기준에는 맞지만, 사람이 도저히 살 수 없도록 만드는 관리체계의 허점도 지적해주면 좋겠다.

▶김석환=30년 된 아파트는 철거하고 새로 지어야 한다는 나라에서 고리원전 2호기는 설계 수명 40년이 지나도 재가동하겠다고 절차에 들어갔다. 부울경은 현재 세계 최대 원전 밀집지역이다. 국제신문의 심층 취재가 필요하다. 양쪽 주장을 단순 전달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비교평가하고 입장을 천명하는 것이 어떨까? 비용 문제, 폐기물 문제, 주민 리스크와 적절한 보상 문제, 다른 에너지 대안 가능성 문제 등 여러 가지 쟁점이 있을 수 있다. IPCC(기후협약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 보고서는 원전의 탄소중립 기여도, 경제성을 그렇게 높게 평가하지 않는다.

▶김유진=화물연대 파업 기사에서 핵심 이슈는 ‘안전운임제’였는데 제목만 봐서는 그런 쟁점이 드러나지 않아 아쉬웠다. 6월 7일 자 파업 예고 기사에서는 화주와 화물차 기사 사이 다단계 거래가 있고, 주선 과정에서 수수료를 받는 등 화물차 기사가 낮은 운임을 받는 구조를 설명하는 데 제법 많은 분량을 썼지만, 기사 제목에서는 안전운임제가 왜 도입됐는지, 어떤 효과를 거두었는지 드러나지 않았다. 이 기사의 제목은 ‘화물연대 “안전운임제 사수” 집단행동…정부 엄정대응 예고’였다. 이후 파업 기간 기사 제목을 뽑아보면 ‘부산항 컨 반출입량 30%로 ‘뚝’…전국서 노조원 43명 체포’ ‘車·레미콘 생산 차질, 부산항 장치율 상승…물류대란 공포’ ‘화물연대 파업 산업계 피해 1조6000억 추산’ 등 피상적으로 대립하는 구도만을 부각하거나 파업이 가져오는 혼란과 피해를 우려했다.

▶김석환=이병주 타계 30주년 기획기사를 관심 있게 읽었다. ‘지리산’ ‘산하’ 등 이병주 말년의 대하소설 속 부산·경남 현장과 소설 줄거리, 의미 등을 다루는 기사가 있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예를 들면 ‘지리산’의 남도부는 해방정국에서 이승만의 경호실장이었지만 나중에는 빨치산 대장이 되고, 함양 벽송사 부근을 근거로 활동한다. 벽송사는 변강쇠와 옹녀 설화의 현장이기도 하다. 문학평론가나 전문가의 관점이 아닌 일반 독자를 위한, 그래서 신문을 들고 혹은 휴대폰으로 읽어가며 찾아가 볼 수 있는 쉽고 재미있는 그런 기사가 아쉽다.

국제신문 5월 24일 자 12면.


▶정익진=뉴프런티어 해양인 열전 시리즈를 흥미롭게 읽었다. 마치 성장소설 읽는 느낌이고 영화 한 편을 보는 기분이다. 특히 해양인 열전 제1편이 여성 선장을 주인공으로 해 더 고무적이다. 해양건축사란 직업이 있다는 것도 처음 알았다. 바다의 질병인 ‘적조’를 연구해 치료하는 적조전문가도 등장한다. 바다, 특히 육지 오염에 따른 바다의 병을 고쳐 건강한 바다를 만들어야만 부산이 더 발전할 수 있다는 결론을 심어줬다.

▶이동현=반도체학과 증원에 관한 지역의 목소리를 사설 등으로 무게감 있게 잘 전달해줬다. 독자들은 단순히 반도체학과 정원을 늘리면 좋은 것으로만 생각할 수 있는데 지방에 미칠 부정적인 영향을 조목조목 분석해 공감됐다. 특히 지역에서는 이번 조치로 수도권 대학 쏠림이 심화하면서 학령인구 감소로 신입생 모집난을 겪는 지방대학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해 설득력을 얻었다.

▶김유진=6월 9일 자 ‘암 완치돼도 받아주는 직장 없다, 사회복귀 시스템 절실’ 기사는 암 환자가 많고 생존율도 높아지는 상황에서 이들이 투병 후 직장에 돌아오고 사회로 복귀했을 때 실질적으로 어떤 사업이 필요한지 논의했다. 임산부에게는 근로 단축과 정기검진 휴가가 보장되는데, 암 환자는 연차를 내야 한다는 발언이 인상에 남는다. 관리하면서 함께 가야 하는 질병이라면, 그런 상황에 처한 사람이 많다면, 제도적 보장을 통해서 이들도 사회생활을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했다.

▶하태영=5월 13일, 6월 7일 연속해서 보도한 보수동 책방골목 이야기에 시선을 집중했다. 70년 역사를 품은 보수동 책방이 근현대 유산이라는 평가에 공감한다. ‘문자의 목마름’이 이 책방 골목에서 해소됐다고 하니 보존이 절실하다. 보수동 책방 골목 공동 네트워크 서비스 구축, 절판도서 판매점, 전공 분야 특화 고서점, 보수동 책방 스튜디오 등을 생각한다. 지역사회 초중고 및 대학 교원이 정년퇴직하면서 기증한 책들이 ‘보수동 책방골목 정신’을 통해 새로운 주인을 찾는다면 이곳은 공공명소가 될 것이다. 5년 정도 100대 전공서적이 모이면 에너지 넘치는 세대 이전의 공간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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