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발기금 확충 기대에 찬물.. 기재부, 사업비 11억 삭감 요구

강아영 기자 2022. 6. 28.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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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시법 전환에도 한 번에 3년치 감축]
소외층구독료·지역NIE 지원 해당
지발위, 기재부에 수정안 다시 제출

정부가 내년도 지역신문발전기금 예산을 대폭 삭감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지역신문 관계자들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역신문발전기금 보조사업비 중 11억5000만원을 삭감하라는 요구를 최근 문화체육관광부 쪽에 전달해서다. 지난해 말 한시법이었던 ‘지역신문발전지원 특별법(지역신문발전법)’이 상시법으로 전환되며 오히려 예산 확충을 기대했던 지역신문 관계자들은 삭감 가능성에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모양새다.

지역신문발전위원회(지발위) 등에 따르면 문체부는 최근 2023년 지역신문발전기금 예산안을 기획재정부에 제출했다. 예산 규모는 올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직접사업비와 보조사업비를 합쳐 약 82억2500만원이었다. 그러나 기재부는 2020년 국고보조사업 연장평가 보고서 등을 근거로 보조사업비에서 11억5000만원을 삭감하라고 요구했다. 보고서에서 소외계층구독료지원, 지역신문활용교육(NIE)지원 사업 등 보조사업을 두고 ‘수혜자가 명확하고 광범위하지만 정책효과는 크지 않아 사업의 필요성이 높지 않다’며 감축 평가를 내렸기 때문이다.

내년 지역신문발전기금 사업비 예산이 올해보다 11억5000만원 줄어들 것으로 보여 지역신문 관계자들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열린 2021년 지역신문 컨퍼런스 시상식 장면.

기재부의 요구에 문체부는 보조사업비를 삭감하는 대신 직접사업비를 증액해 총액은 유지하는 방식으로 수정안을 다시 제출했다. 이후 기재부의 예산 심의 일정이 밀리며 현재는 심의 결과를 기다리는 상황이다. 지발위 관계자는 “언론사에 현금이 지원되는 민간경상 보조사업비를 줄이라는 게 정부 쪽 얘기였고, 소외계층구독료지원이나 지역NIE지원 사업들이 여기에 해당한다”며 “그동안 감축 평가를 받고도 기금의 중요성이나 지역신문 항의들 때문에 예산 삭감이 안 됐는데, 이번엔 한꺼번에 3년 치가 축소돼 11억5000만원이 된 것”이라고 말했다.

기금 삭감 시도는 지난해에도 있었다. 기재부는 지난해 소외계층구독료지원과 지역NIE지원 사업 예산을 전년도보다 약 7억1000만원 삭감하려 했다. 당시 지발위는 “지역신문 종사자들이 유용성 평가에서 13개 지역신문지원 사업 중 소외계층구독료지원 사업을 2위, 지역NIE지원 사업을 3위로 꼽는다”며 예산 삭감을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지역 언론계도 성명을 내는 등 반발하면서 결국 예산 삭감이 철회됐다. 류한호 지발위 위원장은 “소외계층구독료지원, 지역NIE지원 사업은 소모성 보조 사업이 아니”라며 “사회적 약자와 청소년들에게 신문 구독 기회를 늘리는 효과를, 또 지역 신문들엔 값싼 고용 유지책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지역신문발전기금 사업비 예산이 올해보다 11억5000만원 줄어들 것으로 보여 지역신문 관계자들 사이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사진은 지난해 11월 열린 2021년 지역신문 컨퍼런스 시상식 장면.

하지만 이런 역할에도 불구, 지역신문발전기금의 전체 사업비 규모는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004년 지역신문발전법이 제정된 이후 지역신문발전기금을 6년 단위로 묶어 평균을 내면 184억원(2005~2010년), 104억원(2011~2016년), 82억원(2017~2022년)으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특히 지역신문발전법이 상시법으로 전환된 이후 맞이하는 첫 예산 편성에서도 삭감이 예고되며 예산 확충을 기대했던 지역신문 관계자들의 우려가 큰 상황이다.

김중석 대한민국지방신문협의회 회장은 “시장 논리나 기금의 효율성 측면에서만 보면 일부 사업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나오고 예산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풀뿌리 언론의 가치와 역할 등 기능적인 측면에서 보면 긍정적인 요소들도 분명히 많다”며 “다른 선진국들도 그런 차원에서 지역 언론을 지원하고 있는데, 기금의 성과를 중앙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 가뜩이나 새 정부가 지역 균형 발전을 얘기하는 상황에서 지역신문발전법의 제정 취지와 지역 언론의 순기능을 이해한다면 오히려 예산을 더 증액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기재부의 심의 결과가 나오지 않았고, 아직까진 보조사업 평가 보고서를 근거로 원칙적인 감축 의견을 표명한 것뿐이라 일부 관계자들은 삭감된 예산의 원상복구도 기대하고 있다. 류한호 위원장은 “지역 신문들의 우려를 문체부가 기재부 쪽에 설명한 걸로 알고 있고, 삭감된 예산이 전체 정부 예산에서 보면 워낙 소액이기 때문에 우리의 진정성이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강한 소망을 갖고 있다”며 “기재부에서 우리 기금의 가치를 평가해주면 긍정적인 방향으로 얘기가 나올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기재부는 빠르면 이번 주 내로 지역신문발전기금의 1차 심의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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