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도전도 실패도 응원하는 사내벤처 'C랩 인사이드'..스타트업 생태계도 쑥쑥 키운다

2022. 6. 28.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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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7주년을 맞이한 C랩 스핀오프를 통해 설립된 스타트업은 총 59개사, 이 기업들의 가치는 총 5580억원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직원들에게 창의적인 ‘딴짓’을 독려한다. 담당하는 업무를 벗어나도 좋고 실패해도 좋다. 직원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전시킬 수 있는 기회를 활짝 열어 두고 과감한 도전을 권장한다. 실패를 교훈 삼아 의미 있는 결과를 만든다고 믿기 때문이다.

‘크리에이티브랩(Creative Lab, 이하 C랩) 인사이드’가 대표적인 사례다.

삼성전자는 2012년부터 사내벤처 프로그램인 C랩 인사이드를 운영하며 임직원들이 자유롭게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과감하게 도전하는 창의적인 조직문화 확산을 장려하고 있다. 요즘 유행하는 말로 표현하면, 창의적 아이디어를 추앙하고 있는 것이다.

■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혁신의 산실

C랩 인사이드의 문은 삼성전자 임직원 모두에게 열려 있다. 직급이나 담당 업무에 상관없이 누구나 사내 집단지성 플랫폼 모자이크(MOSAIC)에 자신의 아이디어를 자유롭게 제안할 수 있다. 삼성전자의 제품 범위에서 벗어나더라도 장점만 증명할 수 있다면 어떤 아이디어든 환영한다.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임직원들의 살아 있는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독특한 아이디어의 혁신을 이끌어 낼 수 있었다.

제안한 내용이 C랩 인사이드 과제로 선정되면 제안자가 직접 팀을 구성해 아이디어 구현에 나선다. 이때 삼성전자는 C랩 참여자에게 1년 동안 현업에서 벗어나 아이디어 구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독립된 근무환경을 제공한다. 과제의 자율성을 최대한 보장하고, 성과에 대한 보상도 주어진다.

지금까지 1500여명의 임직원이 C랩 인사이드에 참여해 365개의 과제를 수행했다. 이를 통해 창의적 아이디어가 사업화로 이어지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고 국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신창봉 모픽 대표는 2017년에 모바일 기기용 무(無) 안경 3D VR 뷰어 Snap3D를 출시하며 입지를 탄탄히 굳혔다.

■ 우수 과제 선정해 스타트업 창업 지원하는 C랩 스핀오프 시행 7주년

삼성전자는 2015년부터 사업성과 시장성이 높은 C랩 인사이드의 우수 과제를 선발해 스타트업으로 독립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C랩 스핀오프(Spin-off)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육성하는 C랩 인사이드에 스핀오프 제도를 더해 더욱 도전적이고 혁신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스핀오프 아이디어로 선정되면 창업을 위한 다양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는 창업에 도전하는 임직원에게 초기 사업자금을 지원하고 5년 내 재입사 기회를 부여하는 등 실패에 대한 두려움 없이 스핀오프에 적극 도전할 수 있도록 아낌없는 지원을 펼치고 있다.

올해로 7주년을 맞이한 C랩 스핀오프는 그동안 다양한 사내 인재를 발굴하고, 자체 경쟁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배출했다. 현재까지 설립된 스타트업은 올해 상반기에 선정된 에듀테크 관련 2개사를 포함해 총 59개사에 이른다. 59개사 스타트업의 기업가치는 총 5580억원에 이른다. 이들 중 30개사는 1200억원의 후속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다.

C랩 스핀오프가 배출한 스타트업의 우수성은 글로벌 무대에서도 입증됐다. 세계 최대의 가전 IT 전시회인 CES에서 2017년 첫 혁신상을 수상한 이래 올해에는 8개의 CES혁신상을 수상하며 한국 스타트업의 기술력을 자랑했다.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 한인국 상무는 “C랩 스핀오프 기업들이 삼성의 든든한 협력 파트너이자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기업으로 성장하기를 기대한다”면서 “앞으로도 기술 기반의 스타트업 분사 창업을 적극 지원하고 C랩 프로그램도 시대에 맞게 계속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C랩 스핀오프는 국내 스타트업의 활성화와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이 중 스타트업 2곳은 최근 큰 성과를 내고 있다.

한발 앞선 기술력으로 과감하게 창업에 도전한 모픽(MOPIC)은 프레임 너머의 3차원 세계를 디스플레이 위에 실재처럼 입체감 있게 구현하기 위해 달리고 있다.

모픽의 신창봉 대표는 처음부터 “평면 디스플레이에서 3차원의 깊이감을 추구하는 수요는 분명 확대될 것”이라 확신했고 삼성전자 연구소에서 동료들과 일군 기술에 대한 믿음도 확고했다. 시작은 순조로웠다. 2017년에 모바일 기기용 무(無)안경 3D VR 뷰어 ‘Snap3D’를 출시하며 입지를 탄탄히 굳혔다. 평소에는 보호케이스로 활용하다가 3D 영상을 볼 때 화면 위로 돌려 끼우면 맨눈으로도 입체 화면을 감상할 수 있는 혁신적 제품이었다. 2019년에는 CES혁신상을 수상하며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그러나 시장은 녹록지 않았다. 기대와 달리 모바일용 3D 콘텐츠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시장이 성숙하기만을 기다려야 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 시장을 재분석하여 명확한 수요가 있는 시장을 두드렸다. 그 결과 내시경 수술, 디지털 현미경 등 B2B 비즈니스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았다. 이때 삼성전자와 함께 CES와 IFA 등 세계적인 전시에 참여한 경험이 큰 도움이 되었다. 신 대표에게 스핀오프 제도는 동기부여 그 자체다. 동시에 모픽이 스타트업 도전을 꿈꾸는 이들에게 동기부여가 되길 희망한다. 이를 위해서라도 “혁신적인 제품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어 가는 사례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유통업계에 새벽배송·당일배송 열풍이 불면서 콜드체인 패키징 기술로 두각을 나타낸 스타트업이 있다. 신선식품 배송을 책임지는 보랭 박스를 만드는 곳, 에임트(AIMT)가 그 주인공이다.

갈승훈 대표는 2016년 삼성전자 DMC연구소에 근무하던 5명의 뜻을 모아 스핀오프 기업 에임트를 창업했다.

에임트는 2016년, 갈승훈 대표를 비롯해 삼성전자 DMC연구소에 근무하던 5명이 뜻을 모아 창업한 스핀오프 기업이다. 주로 가전제품에 활용되던 고성능 진공 단열 기술을 건축자재, 의약품 보랭 패키징 등 다양한 분야로 확대하여 성공을 거두고 있다.

2018년에는 식품 배송 분야에 진출했다. 냉매 없이 식품을 저온 보관할 수 있는 콜드체인 패키징 ‘프레시백’을 선보여 주목을 끌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재생 PET 단열 소재를 개발해 친환경 포장재로 인증받기도 했다. 이러한 기술력을 바탕으로 콜드체인 솔루션의 강자로 우뚝 섰다. 지난해 160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올해는 200억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갈 대표는 “지금은 투자가 이어지고 있지만 궂은 날도 많았다. 딱 3개월치 급여가 남았을 때는 회사로 복귀하고 싶은 생각도 컸다”면서 스핀오프는 절대적으로 지속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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