끈질기게 조코비치 괴롭힌 권순우..지고도 기립박수 받았다
고비마다 상대 서브 게임 브레이크
기세 안 밀리며 한 세트 따내기도
“드롭샷·포핸드 위닝샷 많이 나와
8월 US오픈에선 최고 성적 낼 것”
이변은 없었지만 잘 싸웠다. 권순우(81위·당진시청)가 시즌 세 번째 메이저 대회인 윔블던(총상금 4035만파운드·약 642억3000만원) 남자 단식에서 첫판 탈락했다. 노바크 조코비치(3위·세르비아)에 맞서 선전했다.
권순우는 27일(현지시간) 영국 윔블던의 올잉글랜드클럽에서 열린 대회 남자 단식 1회전에서 지난해 우승자 조코비치에게 1-3(3-6 6-3 3-6 4-6)으로 졌다. 권순우는 2년 연속으로 윔블던 단식 2회전에 진출하는 데에는 실패했으나, 윔블던 센터코트에서 ‘역사상 최고의 선수(GOAT)’로 평가받는 조코비치를 상대로 한 세트를 따내며 더 높은 곳을 향한 희망을 키웠다.
권순우는 1세트 기세 싸움부터 밀리지 않았다. 자신의 첫 서브 게임에서 서브 에이스 2개를 기록하며 가져왔다. 여세를 몰아 이어진 조코비치의 두 번째 서브 게임을 브레이크했다. 하지만 이후 흐름을 내주면서 첫 세트를 내줬다.
2세트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조코비치의 두 번째 서브 게임에서 4연속 포인트를 따내며 또 한 번 브레이크에 성공했다.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에서는 0-40으로 몰리고도 지켜내 4-1로 앞서나갔다. 5-3으로 앞선 권순우의 서브 게임에서는 0-30에서 4포인트를 잇달아 따내는 집중력을 보이며, 세트 포인트 1-1로 승부의 균형을 맞췄다.
권순우는 2시간27분에 걸쳐 조코비치를 괴롭혔다. 그러나 후반 경기력을 끌어올린 조코비치의 노련함을 넘지는 못했다. 조코비치와의 통산 상대 전적에서 2전 2패를 기록했다. 권순우가 경기장을 떠날 때는 기립박수가 나왔다. 영국 BBC는 “24세의 권순우가 조코비치에게 경기 시작과 함께 먼저 일격을 날렸다”면서 2세트 고비마다 조코비치의 흐름을 끊은 장면에 대해서도 “인상적인 경기력”이라고 평가했다.
권순우는 경기 후 매니지먼트사를 통해 “작년 조코비치와 경기 때는 경기력이 안 좋아서, 이번에는 제가 잘하는 플레이를 하려고 했는데 드롭샷이나 포핸드 위닝샷이 많이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경기를 계기로 자신감을 얻었고, 올해 마지막 메이저 대회인 8월 US오픈에서는 메이저 최고 성적(2021년 프랑스오픈 32강)을 내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윔블던에서 통산 7번째 우승, 21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노리는 조코비치는 “권순우는 오늘 매우 높은 수준의 경기를 했고, 박수받을 자격이 있다”고 말했다.
불운한 대진 탓에 단식에서 조기 탈락한 권순우는 남자 복식에서 윔블던 코트를 계속 누빈다. 알랴즈 베데네(슬로베니아)와 조를 이룬 권순우는 29일 시작하는 1회전에서 서나시 코키나키스-닉 키리오스(이상 호주) 조와 대결한다.
이정호 기자 alph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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