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발로 모은 주자, 이정후 한 방으로 해결..5회말, 이의리 대공략[스경x승부처]
키움이 눈과 발로 주자를 모은 뒤 이정후(24·키움)의 한 방으로 승부를 갈랐다.
키움은 28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IA전에서 5-2로 승리했다. 1-1로 맞선 5회말에 4점을 몰아쳐 승부를 갈랐다.
3회말 선두타자 7번 이지영까지 7타자 연속 범타로 물러나며 출루하지 못했고 8번 이용규가 중전안타로 첫 출루했으나 이후 두 타자 연속 또 범타로 물러나면서 키움은 이의리에게 3이닝 동안 1안타밖에 뺏지 못했다.
0-1로 뒤지던 4회말부터 눈과 발로 이의리를 괴롭혔다. 2번 김휘집과 4번 송성문이 내야 안타로 출루하고 김혜성이 좌전안타를 뽑아 만루를 채웠다. 6번 김수환은 풀카운트 끝에 볼넷을 골라나가며 밀어내기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지영의 타구가 2루수 직선타로 잡혀 병살로 이어지면서 계속된 만루 기회를 살리지 못했지만 이의리는 4회에만 18개를 던졌다.
영향은 5회로도 이어졌다.
이의리가 제구를 하지 못하고 8~9번 선두 두 타자 이용규와 박준태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김준완의 3루 땅볼에 1루 주자 박준태가 아웃, 1사 1·3루가 됐고 2번 김휘집의 타구가 3루 쪽으로 투수 앞에 떨어졌다. 달려나온 이의리가 직접 잡아 실점을 막으려 홈으로 송구했으나 포수 박동원이 태그 플레이를 하기에는 홈플레이트에서 너무 떨어져 있었다. 3루 주자 이용규가 세이프, 키움이 2-1로 역전했다.
계속된 1사 1·2루에서 공포의 타자, 3번 이정후가 타석에 섰다. 이정후는 초구 볼을 본 뒤 2구째 시속 134㎞ 슬라이더를 그대로 당겨 우측 펜스 뒤로 넘겼다. 이정후의 벼락 같은 시즌 14호 홈런으로 단숨에 5-1, 승부는 키움에게로 기울었다.
이의리는 추가 실점 없이 5회를 끝냈지만 6회 2사 1·3루에서 마운드를 내려와 이날 5.2이닝 4볼넷 5삼진 5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다.
키움은 선발 최원태가 5.1이닝 4안타 2실점으로 잘 버틴 뒤 이영준이 6회초 0.2이닝을 막은 뒤 김태훈-김재웅-문성현이 7~9회를 각각 1이닝 무실점으로 잘 막아내면서 3점 승리를 거뒀다.
이날 쐐기 3점 홈런으로 시즌 14호 홈런을 기록, 홈런 부문 공동 2위로 올라선 이정후는 “홈런을 의식한 적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없다. 오늘도 홈런을 쳤는데 그동안 1개 빼고는 중요한 클러치 상황에서 홈런이 나왔다는 점은 매우 뜻 깊은 것 같다. 내가 홈런 타자는 아니라 지금도 개수가 믿기지 않는데 팀에 도움되는 타격을 하고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타자들이 실점 이후 곧바로 동점을 만들며 집중력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특히 이정후의 홈런으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며 “최원태가 공격적인 피칭으로 유리한 카운트를 만들어가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중간투수들도 맡은 임무를 잘 소화해줬다”고 선수 모두를 칭찬했다.
고척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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