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액의 상금 챙겨 굿바이 하며 떠난 뒤엔 안 돌아올 수도 있지만 전인지는 달랐다"

김경호 선임기자 2022. 6. 28.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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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가 위민스 PGA 챔피언십 우승하자마자 달려간 '인구 6만 소도시' 랭커스터
전인지(오른쪽에서 3번째)가 28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CC에서 교육재단 이사진 및 관계자들과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트로피를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박원 코치 제공
2015년 현지서 열린 US오픈 우승
지역 주민 위해 상금 기부한 인연
2017년엔 ‘전인지 교육재단’ 설립
꾸준한 자선행사 참여, 감동 전해

전인지(28)는 27일 미국 메릴랜드주 베데스다의 콩그레셔널CC에서 열린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자동차 편으로 2시간 남짓 걸리는 펜실베이니아주 랭커스터로 이동했다.

NBC 등 방송사들과 5차례 생방송 인터뷰를 마치고 밤늦게 출발해 현지에 도착한 시간은 다음날 오전 1시였다.

전인지가 올해도 어김없이 ‘전인지 LCC 교육재단’ 사업을 위해 인구 6만여명의 미국 동부지역 소도시 랭커스터를 찾았다. 2015년 랭커스터 컨트리클럽(LCC)에서 열린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지역주민을 위해 1만달러를 기부한 게 발단이 돼 2017년 재단설립으로 발전하며 지속해온 장학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방문이다.

행사는 매년 전인지의 투어 스케줄에 맞춰 일정을 잡는데 올해는 전인지가 마침 3번째 메이저 우승컵을 들고 찾아가게 돼 더 뜻깊은 방문이 됐다.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을 주최한 미국프로골프협회(PGA 아메리카)는 전인지의 선행을 돕기 위해 이례적으로 복제품이 아닌 진품을 들고 행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흔쾌히 허락해줬다.

전인지는 30일까지 사흘 동안 LCC에서 열리는 자선행사를 이끈다. 9홀씩 이틀간 치르는 프로암 대회와 주니어 골프클리닉, 만찬 등에 참여하고 마지막 날 기부금을 낸 사람들과 친교시간을 갖는다. 전인지 LCC 교육재단은 매년 이 도시에서 도움이 필요한 학생들과 주민 10명에게 각각 1만달러씩 장학금을 전달해왔다. 전인지는 매년 수천만원을 재단에 기부해왔는데, 메이저대회 우승을 더한 올해는 규모를 훨씬 키워 기부할 예정이다. 전인지의 국내외 사회공헌 활동을 응원해온 공식팬클럽 ‘플라잉 덤보’의 일부 회원들도 동참한다.

랭커스터에서도 메이저 퀸에 대한 인터뷰 요청이 이어졌다. CNN을 비롯해 지역방송까지 나서 전인지가 계속해온 이 특별한 장학사업에 관심을 보냈다.

수년 전 ESPN은 전인지 교육재단을 처음 소개하면서 “거액의 상금을 챙겨 주민들에게 일회성 인사를 하고, 굿바이 하며 떠난 뒤 다시 돌아오지 않을 수 있었지만 전인지는 달랐다”고 그의 진심을 전했다. LPGA 투어는 지난 5월 홈페이지를 통해 전인지의 사회공헌 활동을 ‘전인지, 빛의 전파’라는 기사로 조명했다.

US여자오픈 우승을 계기로 외국인 선수와 지역주민이 한마음으로 뭉쳐 교육재단을 이룬 것에 감명한 미국골프협회(USGA)는 매년 이 행사에 US여자오픈 우승컵을 보내준다.

올해는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수요일 저녁 만찬에 맞춰 이날 하루 동안 LCC에 트로피가 전시될 예정이다. 올해는 KPMG 위민스 PGA 챔피언십 트로피와 US여자오픈 우승컵이 한자리에 모이게 됐다. 랭커스터CC는 2024년 또 한 번 US여자오픈을 치른다.

2015년 US여자오픈 우승 때부터 전인지와 함께 재단의 연례 자선행사에 빠짐없이 참가해온 박원 코치(57·박원 모델골프 아카데미 원장)는 “전인지 LCC 교육재단이 매년 발전을 거듭하면서 이제는 견고하게 뿌리를 내려 전인지가 가슴 벅찬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전인지는 이날 발표된 여자골프 세계랭킹에서 지난주(33위)보다 21계단이나 상승한 12위에 올랐다. 2016년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 우승 당시 최고 3위까지 올랐던 전인지는 오는 8월 AIG 위민스 오픈(브리티시여자오픈)에서 메이저 대회 4개를 휩쓰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에 도전한다.

전인지는 행사를 마치고 귀국해 국내에서 재충전한 뒤 7월21일부터 프랑스 에비앙 레뱅에서 열리는 에비앙 챔피언십에 출전할 예정이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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