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학살' 대전 골령골..유해발굴 막바지

김예림 입력 2022. 6. 28. 2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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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72년 전 오늘(28일), 대전 산내 골령골에선 국군과 경찰에 의한 대규모 민간인 집단학살이 있었습니다.

희생자와 유족들의 명예 회복 차원에서 유해 발굴의 의미가 큰데요.

10여년간 진행된 유해 발굴은 이제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습니다.

김예림 기자입니다.

[기자]

여순 사건으로 당시 대전 형무소로 끌려간 아버지를 72년째 찾고 있는 박기덕 씨.

<박기덕 / 대전산내사건희생자 유족> "세상에 여기 와서 학살될 줄 누가 알아…죽기는 왜 죽어 너희 아버지 북한으로 넘어갔어 안 죽어, 그렇게 하다가 어머니도 22년 뒤에 돌아가시고…"

골령골에선 제주 4·3 사건과 여순 사건 수감자, 국민보도연맹 등 민간인 최대 7천여 명이 학살됐습니다.

희생자들의 인간 존엄성을 회복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로 유해 발굴은 간절했습니다.

<김이주 / 대전산내사건희생자 유족> "국가에서 이거 발굴해서 명예 회복시켜주고 정신적 위로를 시켜줘야 해요. 그게 당연하죠."

2007년 진실화해위원회 주도로 시작돼, 수많은 민간인 자원봉사자들의 도움으로 유해 발굴이 이뤄졌습니다.

이곳은 6·25전쟁 당시 학살이 벌어졌던 도랑입니다. 지난 4년 동안 이곳에서만 1,200여 구의 유해가 발굴됐습니다.

모두가 돌아간 늦은 밤까지 발길을 떼지 못하는 전미경 씨, 그의 아버지는 동생의 월북을 도왔다가 골령골에서 총살됐습니다.

전 씨는 발굴 현장 근처에서 지내며 미처 수습되지 못한 뼛조각들을 유골함에 모았습니다.

<전미경 / 대전산내사건희생자 유족회장> "아버님의 유골 한 조각이라도 제 품에 모셔서 편안히 아버님의 마지막 가시는 길을 모시고 싶어요."

올해 유해 발굴은 내년 민간인 희생자 추모공원 착공을 앞두고 진행되는 마지막 조사입니다.

아직 수천 명의 유골을 찾지 못했는데, 땅 주인과 협상이 안돼 발굴을 진행하지 못하는 곳도 있습니다.

<전미경 / 대전산내사건희생자 유족회장> "발굴이 끝나고 이 공원이 완성돼도 내 삶이 몇 년이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그걸로 제 한이 풀어지는 건 아니에요…두 번 다시 오지 않는 인생을 여기서 6·25라는 올가미 속에 나는 살다 간다고요…"

가해자로 지목된 국가의 오랜 방관 속에 이미 수많은 유족들이 명예회복 없이 세상을 등졌습니다.

연합뉴스TV 김예림입니다. (lim@yna.co.kr)

#골령골 #민간인_집단학살 #유해발굴 #대전 #진실화해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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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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