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 대구의료원 건립 사실상 무산
대구지역에 공공의료원을 추가로 짓는 사업이 무산될 가능성이 커졌다. 대구시장직인수위원회(인수위)가 이 사업을 재검토하겠다는 방침을 공식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사업의 필요성을 강조해온 지역 시민사회단체는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상길 대구시장직인수위원장은 28일 대구콘텐츠비즈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요 정책과제에 대한 검토 결과를 발표했다. 인수위는 현재 1곳인 대구 공공의료원 숫자를 늘리지 않고 기존 의료원의 기능을 강화하는 쪽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상길 위원장은 “의료비 충족률과 상급(종합)병원 접근성이 양호하다는 등 다양한 통계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2 대구의료원의 건립과 관련해서는 좀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홍준표 당선인에게 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인수위는 이날 현재 대구의료원의 운영 실태와 개선방안을 소개하기도 했다. 현 대구의료원은 약 480명의 의료진을 확보해야 정상적으로 운영되지만, 지금은 이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인수위는 설명했다. 인수위는 예산 778억원을 투입해 대구의료원의 의료진과 의료시설을 보강하고, 응급의료 등 진료과목을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덧붙였다.
이날 인수위 기자회견에 앞서 대구 33개 시민사회단체가 연대한 ‘새로운 공공병원 설립 대구시민행동’ 등은 별도 기자회견을 열고 홍 당선인의 제2대구의료원 건립 무산 시도를 비판했다. 이 단체는 지난 21일 시장직인수위에 제2대구의료원 설립을 시정과제로 채택할 것을 촉구하는 의견서를 제출하는 등 공공의료원 추가 설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해왔다.
대구·경북 지역을 중심으로 한 2020년 코로나19 1차 유행 당시 치료를 제때 받지 못해 숨진 고교생 정유엽군(당시 17세)의 유족도 공공의료원 추가 설립이 절실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권영진 대구시장은 지난 3월 약 8개월간의 검토를 거쳐 2027년까지 공공의료원을 추가로 짓겠다고 확정 발표했다. 이에 대해 홍준표 당선인은 대구시장 선거 후보 당시 “제2대구의료원 건립 문제를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는 경남도지사 시절인 2013년 진주의료원을 폐원하고 채무를 없앴다는 점을 주요 성과로 내세웠다.
백경열 기자 merci@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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