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자국이 '빼곡'..한반도 익룡들 '군집생활 화석' 세계 첫 발굴
전남대학교 연구팀이 9000만년 전 한반도에 살았던 익룡들이 ‘군집생활’을 했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화석을 세계 최초로 발굴했다. 발굴된 화석에는 익룡 발자국 350여개가 남아 있었다.
전남대는 28일 한국공룡연구센터 허민 교수 연구팀이 전남 화순군 서유리 공룡화석지에서 익룡 발자국 350여개가 무더기로 남아있는 화석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9000만년 전인 중생대 백악기에 만들어진 화순 서유리 공룡 화석지에서는 그동안 공룡 발자국 화석 1500개가 발굴됐다.
이번에 발견된 익룡 발자국은 2~6㎝ 크기다. 가로 50㎝, 세로 5m의 퇴적층에서 발견된 발자국들은 거의 빈틈이 없을 정도로 빽빽하게 밀집돼 있었다고 한다. 또 앞·뒷발이 선명하게 보일 만큼 보존상태도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화석에 매우 작은 크기의 발자국부터 상대적으로 큰 발자국까지 다양하게 분포해 있는 것으로 미뤄 익룡들이 어린 개체부터 성장한 개체까지 함께 모여 살았다는 확실한 증거로 판단하고 있다.
그동안 익룡의 군집생활 가능성은 골격 화석이나 둥지 화석을 근거로 추정만 했었다. 전남대 연구팀은 “익룡이 남긴 발자국 화석 발굴로 익룡의 군집생활상이 세계 최초로 증명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남대 연구팀은 영국 레스터대학교·중국 지질과학대학교와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관련 논문은 지난 23일 네이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최신호에 게재됐다.
연구팀은 8월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열리는 ‘백악기연구 200주년 기념 제11차 백악기 심포지엄’과 11월 캐나다 토론토에서 열리는 ‘제82차 세계척추고생물학회’에서 추가 연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강현석 기자 kaj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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