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세종역 신설' 지역 갈등 불씨 되나
최민호 세종시장 당선인이 ‘KTX 세종역 신설’ 의지를 내비치자 충청권 일부 지역에서 반발의 목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세종역이 신설되면 세종시 거주 공무원들의 서울 이전이 늘어나는 반면 충북 등 세종시 인근 지역 주민들만 세종시로 몰리는 부작용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김영환 충북도지사 당선인은 물론 충북지역 시민단체들까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어 자칫 지역 갈등으로 비화할 우려도 나오고 있다.
제4대 세종시장 인수위원회는 지난 24일 인수위 사무실에서 ‘KTX 세종역 신설’ 내용을 담은 교통 문제 대책 브리핑을 열었다.
류제화 인수위 대변인은 당시 “충청권 4개 시·도지사의 합의를 통해 ‘KTX 세종역 설치 공동건의’를 추진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밝혔다.
6·1 지방선거 후보 시절 최 당선인은 조치원역 KTX 정차를, 현직인 이춘희 세종시장은 KTX 세종역 신설을 각각 공약한 바 있다. 최 당선인의 공약이 인수위 검토 과정에서 일부 변경된 셈이다. 세종역 신설 검토안이 발표되자 인수위에는 반대 의견이 접수되는 등 반발 기류가 감지됐다.
그러자 인수위는 한발 물러서 지난 27일 “당면과제로는 KTX 조치원역 정차, 장기과제로는 세종역 신설을 계획하고 있다”며 “지역 간 갈등의 소지가 있는 만큼 모든 문제를 검토한 뒤, 충청권 4개 시·도가 중앙정부에 공동건의하는 방식으로 접근하겠다는 것이 인수위의 기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시민단체인 충북범도민비상대책위원회(충북비대위)는 28일 세종역 신설은 균형발전을 저해하는 것은 물론 정부 방침과도 어긋난다고 밝혔다. 이 단체는 2016년 KTX 세종역 신설 논의 백지화를 위해 출범했다.
충북비대위는 국토교통부가 2017년 KTX 세종역 사전 타당성 조사 결과, 경제적 타당성이 부족하다고 발표했고 2020년에도 지역 간 갈등이 예상돼 KTX 세종역 신설 추진이 곤란하다는 견해를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이삭·강정의 기자 isak84@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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