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회 의장단 '나눠먹기 관행', 개선은 언제쯤?

조경모 입력 2022. 6. 28.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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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전주] [앵커]

한 지자체에 2개 이상의 국회의원 선거구가 있는 곳이 전북에서는 전주와 익산입니다.

이들 지역 기초의회에서는 다수당인 민주당이 관행을 앞세워 의장단 선출을 좌지우지하고 있는데요.

이런 관행, 언제쯤 개선될 수 있을까요.

조경모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12대 전주시의회 전반기 의장 선거에 나선 민주당 이기동 의원.

지방계약법 위반 사실이 감사원 감사에서 드러나면서 시민사회단체의 거센 반발에 직면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 소속 일부 시의원들은 이와는 다른 이유로 이 의원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습니다.

민주당 내부 의장단 선출 관행을 무시했다는 겁니다.

실제, 10대 전주시의회 이래로 민주당 내부 관행을 따라 전반기 의장은 전주갑과 을에서 번갈아 하고, 후반기 의장은 전주병에서 도맡았습니다.

또, 부의장을 배출한 선거구에서 차기 의장을 선출했습니다.

이대로라면 12대 전반기 의장은 전주을 선거구 소속 의원 중에서 나와야 하지만, 전주갑 소속인 이기동 의원이 갑자기 출마를 선언해 버린 겁입니다.

[민주당 소속 전주시의원 당선인/음성변조 : "그 룰(관행)이 깨지면 앞으로 의장 선거 때마다 항상 이전투구를 할 수밖에 없고, 누구든 다 어느 지역이든 나와서 소모전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

국회의원 선거구가 두 개인 익산시의회도 갑과 을 선거구에서 돌아가면서 의장과 부의장을 맡고 있습니다.

[손문선/좋은정치시민넷 대표/전 익산시의원 : "실제 미리 갑과 을이 나눠서 (선거구별로) 10명밖에 안 되는 의원들이 그 자리에서 (의장단을) 결정하는 것은 의장단 구성의 민주적 절차에도 어긋난다고."]

상임위원장 자리 역시 다수당인 민주당이 사전에 정하는 대로 결정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전주시의회의 경우 무소속과 정의당, 국민의힘 소속 당선인들이 연대해 민주당에 상임위원장 자리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박혜숙/무소속 전주시의원 당선인 : "현재 더불어민주당의 교섭단체에서는 자기들만의 룰을 만들어 제12대 전주시의회 의장과 부의장, 상임위원장, 특위위원장을 독식하려는 야심에 가득 차 있습니다."]

의원 개개인의 능력이나 평판보다는 소속 정당과 지역구에 따라 나눠먹기식으로 의장단과 상임위가 꾸려진 셈입니다.

[전주시의원/음성변조 : "지속적으로 관례처럼 의회직을 독점하다 보니까 시민들에게 가장 적절한 의회서비스, 의회 활동을 잘 만들어갈 수 있는 자질을 갖춘 대표를 만드는 것이 아니고."]

특정 정당의 의회 독점으로 인한 잘못된 관행.

32년 만의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위상과 권한이 강화된 기초의회가 반드시 개선해야 할 구태입니다.

KBS 뉴스 조경모입니다.

촬영기자:신재복

조경모 기자 (jkm@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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