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경찰청장, 누가 돼도 '가시밭길'
윤희근·김광호·우철문 거론
윤 대통령, 귀국 후 내정할 듯
김창룡 경찰청장(58·경찰대 4기)의 사의 표명으로 경찰국 신설 등 경찰 통제를 공식화한 행정안전부와의 관계 설정은 차기 경찰청장의 몫이 됐다.
경찰 안팎에선 정부의 경찰 통제 정책에 대한 태도와 입장이 차기 경찰청장 인선 기준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차기 경찰청장이 행안부에 맞서 제 목소리를 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를 마치고 귀국하는 다음달 1일 차기 경찰청장을 내정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청장 인선은 ‘후보자 추천→국가경찰위원회 동의→행안부 장관 제청→국회 인사청문회→대통령 임명’ 절차를 거친다. 경찰청장은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이지만 국회 동의를 받지 않아도 임명할 수 있다.
경찰청장 후보군인 치안정감 중에선 윤희근 경찰청 차장(54·경찰대 7기)과 김광호 서울경찰청장(58·행시 특채), 우철문 부산경찰청장(53·경찰대 7기)이 삼파전을 벌이는 양상이다. 현 정부 출범 후 고위직 경찰 인사 때 기수 파괴 인사가 단행된 전례가 있어 박지영 경기남부경찰청장(59·간부후보 41기), 송정애 경찰대학장(59·순경 공채), 이영상 인천경찰청장(57·간부후보 40기) 등 의외의 인물이 청장으로 지명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 내부에선 누가 임명되든 직무 수행이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본다. 더구나 경찰청장 바로 아래 계급이자 경찰청장 후보군인 치안정감 7명 중 6명은 현 정부 들어 대거 물갈이됐다.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치안정감 인사 전 이들에 대한 사전면접을 진행한 바 있고, 향후 경찰청장 임명 과정에서도 다시 면접을 보겠다고 밝혔다. 정부의 경찰 통제 시도와 관련해 경찰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하지만 그렇다고 정권과 각을 세우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는 것이다. 차기 청장이 경찰과 행안부 사이에서 ‘중재역’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한 경찰 관계자는 28일 “누가 차기 총장이 될지 예측 불가인 상황”이라며 “누가 되더라도 가시밭길이 예상된다. (조직) 내부 반발이 심한 만큼 상황 정리가 쉽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청장의 사의 표명으로 경찰은 행안부의 경찰 통제안에 대응할 구심점을 잃었다는 평이 나온다. 김 청장은 행안부의 경찰 통제안에 권한쟁의심판 청구 등 ‘법적 대응’까지 검토하며 비교적 강경하게 대응했다.
경찰청은 윤희근 차장 직무대행체제로 운영된다. 윤 차장은 이날 오후 4시 전국 지휘부 화상회의를 주재하고 행안부의 경찰 통제 추진에 대한 대응 전략을 논의한다.
이유진 기자 yjlee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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