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보육 예산 필요"..교육감들, 정부 교부금 축소 대립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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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재정의 약 70%를 차지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 개편을 두고 교육감들이 윤석열 정부와 본격적인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차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의장으로 내정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발제에 나서 "'학생 수가 감소하니 교부금을 축소하자'는 것은 단순한 경제적 논리"라며 유·초·중등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재정을 투입할 현안이 많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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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교육재정교부금 개편 반대
올해 말 누리과정 특별회계 종료
어린이집·유치원 교육 예산 필요
과밀학급 해소와 AI 교육도 시급
교부금 일부 고등교육 전환 대신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해야
전국 17개 시도교육청 재정의 약 70%를 차지하는 지방교육재정교부금(교부금) 개편을 두고 교육감들이 윤석열 정부와 본격적인 대립각을 세우기 시작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무상보육 등 교육 복지 확장과 교육의 질적 개선을 위해선 교육재정 확보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의원 8명과 시도교육청 8곳(서울·인천·울산·세종·경남·전남·전북·충남)이 공동으로 주최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제도 개편 논란,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가 열렸다. 현행법상 내국세의 20.79%를 배정받는 교부금의 용처를 윤석열 정부의 계획대로 고등교육이나 직업교육까지 확대하면 유·초·중·고 교육 예산이 줄어드는 셈이어서 보수와 진보를 막론하고 교육감 17명이 모두 반대하고 있다. 다만, 당선자들이 아직 정식 취임을 하지 않은 지역교육청은 이번 토론회에 불참했다.
차기 전국시도교육감협의회 의장으로 내정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발제에 나서 “‘학생 수가 감소하니 교부금을 축소하자’는 것은 단순한 경제적 논리”라며 유·초·중등 교육의 질적 향상을 위해 재정을 투입할 현안이 많다고 강조했다. 조 교육감은 먼저 “유아교육특별회계법의 효력이 올해 종료되는 만큼 무상보육과 무상유아교육을 전제로 한 초등교육재정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누리과정(만 3∼5살 아동 대상 공통 보육·교육과정) 지원을 위한 유아교육특별회계가 올해 말 종료되면 어린이집과 유치원 무상교육 시행을 위해 연 7200억원가량의 재정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이를 전제로 교부금 개편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과밀학급 해소, 40년 이상 노후학교 시설 개선, 인공지능(AI)와 에듀테크 환경 조성 등도 교육재정을 투입해 해결할 과제로 꼽혔다. 조 교육감은 “2018년 기준 우리나라 학급당 학생수는 초등학교 23.1명, 중학교 26.7명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 높다. 또 지역 간 불균등한 학생 수 분포로 과밀학급이 다수 존재하는데 과밀학급을 해소해 맞춤형 교육 및 교육회복을 지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학령인구 감소라는 변수만으로 다른 분야 지원을 위해 교육비를 줄이면 저출산과 학령인구 감소를 더 초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고등교육 재정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이는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 제정 등 별도의 방안을 마련해 해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최교진 세종시교육감은 토론회 주최 쪽에 보낸 인사말에서 “대학의 무분별한 난립과 그에 따른 비효율적 운영에 대한 정비와 함께 별도의 고등교육재정교부금 제도를 만들어 장기적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은희 대학교육연구소 연구원은 “지방대 위기, 교육 여건 하락 등 고등교육이 직면한 환경을 고려하면 안정적이고 중장기적인 재정 확보 방안이 필요하다”며 “교부금 일부 전환이 아닌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도교육감들의 본격적으로 공동전선을 구축하고 반대 목소리를 내는 가운데 정부가 연내 제도 개편을 강행하려 한다면, ‘교육감 대 중앙정부’ 충돌 양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시도교육감 및 교육계와 중앙정부 간 이견이 일부 드러났다. 최기혁 교육부 지방교육재정과장은 “교육 분야는 안정적인 투자가 이뤄져야 하는데 내국세에 연동되다보면 교부금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다”며 “고등교육재정교부금법을 만드는 것 역시 세수 여건이 안 좋을 때 똑같이 (교부금이) 줄어드는 측면이 있어서 아닌듯 싶다”고 말했다.
김민제 기자 summ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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