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계' 저격 나선 이준석 "대통령·친윤 생각 같으면 큰일"

류정화 기자 2022. 6. 28.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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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치권 얘기 본격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를 둘러싼 당 내 갈등, 점점 심화하는 모습이죠. 장제원 의원이 주도하는 모임에 안철수 의원이 참석하면서 '친윤계'와 안 의원이 공식적으로 손을 잡는 모양샌데요. 이 대표는 '친윤계'와 윤석열 대통령은 다르다며 갈라치기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관련 소식을 류정화 상황실장이 정리했습니다.

[기자]

[진중권/전 동양대 교수 (CBS '한판승부' / 어제) : 장제원, 안철수 연대. 거기다가 정진석 그다음에 부회장, 그리고 김종인 (전) 위원장을 초청을 해서 지금 모양새로 딱 보게 되면 이준석 대표가 고립된 모양새잖아요. 그래서 조금 저는 보기 좀 안 좋았습니다. 속이 너무 뻔히 보이잖아요.]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그야말로 '사면초가' 상황에 처했습니다. '윤핵관' 장제원 의원이 대표로 있는 '미래혁신포럼'에 당 의원총회보다 더 많은 의원이 몰렸죠. 안철수 의원도 참석해 '친윤계'와 스킨십을 과시했습니다. 배현진 최고위원과는 연일 공개석상에서 신경전을 벌였죠. 이 대표 측은 '성 상납' 의혹 관련 징계를 논의하는 윤리위 배후에도 친윤계가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 대표 공식 석상에선 자꾸 마이크를 내려놓고 있죠.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 16일) : 네. 최고위 시작하겠습니다. 전 딱히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 20일) : 네. 오늘 저는 별다른 모두발언 할 것이 없고요.]

'곳간에서 인심난다'는 말도 있는데, 선거를 이긴 당이 왜 이렇게 분란이 심한가, 의아한 지점이죠. 대선을 앞두고 입당한 외부 인사 출신이자 '친윤계'로 지목된 '민들레' 모임의 간사 역할을 했던 이용호 의원은 "선거를 치르면서 축적된 불신과 리더십 문제가 분출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용호/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젊은 리더십이라고 하는 게 우리 이제 그동안의 기성 정치를 쭉 해온 많은 분들이 볼 때 이게 '무게감이 있느냐, 또 안정감을 주느냐, 또 상대를 배려하느냐' 이런 것들에 대해서 조금 엇갈리는 것 같아요. 이기고 지고의 문제는 이미 끝난 얘기고 그동안 누적됐던 감정이 폭발하는 거예요.]

기성 정치인들과 이 대표가 가장 다른 점, 직설적인 화법과 하고 싶은 말을 참지 않는 태도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 대표는 익명 인터뷰로 본인을 비판하는 당내 인사들, 이른바 '윤핵관'을 '전투의 대상'으로 지목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어제) : 항상 언론에 익명으로밖에 인터뷰하지 못하는 분들, 모두 다 공성전의 대상입니다. 비겁한 사람들에게도 경종을 울리는 그런 계기가 돼야 된다.]

사면초가에 처한 이 대표의 탈출 전략은 윤석열 대통령과 '윤핵관' 혹은 '친윤계'를 분리하는 겁니다. 윤 대통령과 '친윤계'의 생각이 다르다고 보냐는 질문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MBN '프레스룸' / 어제) : 저는 그게 같으면 큰일 난다고 봅니다. 그게 같으면 나라 큰일 난 거죠, 나라 걱정해야 할 상황입니다, 그러면은.]

'친윤계'엔 각을 세우는 이 대표, '간장 한 사발 할 것 같다'며 장제원 의원을 겨냥했었죠. 장 의원은 '이 대표와 갈등이 없다'는 취지로 말했지만, 불편함을 숨기진 못했는데요. 이 대표는 장 의원을 공개적으로 직격했습니다.

[장제원/국민의힘 의원 (어제) : 이준석 대표님하고 어떤 갈등이 있어요, 저하고? (계속 언급을 서로 하고 있는 것 같은데.) 서로요? 서로?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지. 그렇게 말씀하시면 안 되고 저는 어떤 언급도 한 적이 없어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MBN '프레스룸' / 어제) : 저도 장제원 의원님이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시고 어떤 활동을 하신지 뻔히 아는데 갑자기 그때 배현진 최고위원과 제가 뭐 악수를 했니 안 했니 이런 거 나올 때 제3자적인 관점에서 갑자기 그들을 혼내러 나타난 사람처럼 발언하세요.]

공개 설전에 이어 악수인 듯 악수 아닌 대면을 했던 배현진 최고위원에 대해서도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표현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MBN '프레스룸' / 어제) : 저는 한편으로는 그렇게 이제 사실 프레임 씌우기, 타박하기 하면서 한편으로 웃는 얼굴로 악수하러 다가오고 저는 이런 건 제가 정치하면서 앞뒤가 다른 분들을 많이 봤지만 앞뒤가 다른 경우에는 굉장히 강하게 저는 배척합니다.]

반면 윤 대통령에 대해선 예의를 갖추는 모습입니다. 이달 중순 윤 통대통령과 만찬을 했는지 여부가 '진실공방'으로 불거졌었죠. '진실 공방'이 벌어지면 한때는 '녹취'까지 공개했던 이 대표, 대통령실이 '만찬은 없었다'고 공개부인을 했지만, 반박하지도 긍정하지도 않고 원론적인 답변만 내놨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 26일) : 자꾸 무슨 대통령실과 여당의 소통에 대해가지고 윤리위와 엮어서 이야기하는 것은 정말 부적절하다. 특히 여당 같은 경우에는 제가 누차 밝힌 것처럼 상시적인 소통을 하고 있습니다.]

이 대표가 윤 대통령과 친윤계에 대해 다르게 접근하는 것,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일까요. 사실 이 대표는 당 대표 당선 직후부터, 그리고 대선 때도 줄곧 '윤핵관'들과 각을 세워왔습니다. 갈등이 봉합됐던 건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섰을 때였는데요.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지난해 12월 21일) : 이때다 싶어 솟아 나와서 양비론으로 한마디 던지는 윤핵관을 보면 어쩌면 이런 모습이 선거기간 내내 반복될 것이라는 비통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윤석열/당시 국민의힘 대선후보 (지난해 12월 4일) : (이준석 대표가) 이런 옷을 입고 뛰라고 하면 뛰고, 이런 복장으로 어디에 가라면 제가 가고 그렇게 할 것입니다.]

이번에도 비슷한 상황 전개를 기대했을까요.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아보입니다. 일단 대통령실이 윤리위를 앞두고 '이 대표와 만찬은 없었다'는 공식 입장을 냈죠. 무엇보다 이 대표 본인도, 처음으로 해외순방을 떠나는 윤 대통령을 환송하러 나가지 않았습니다. 박근혜 문재인 정부 때 여당 지도부가 서울공항으로 나가서 손을 흔들었던 과는 다른 모습이었습니다. 일각에선 '이 대표가 무조건 나갔어야 한다' 는 의견도 나왔는데 이 대표는 '윤리위'와 연결 지어서 보는 세간의 시선이 불편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MBN '프레스룸' / 어제) : 가면 윤리위 때문에 이렇게 민원 넣으려고 갔다고 할 거고 안 가면 대통령 불쾌할 생각이 있어서 안 갔다 그럴 거고 그런데 사실은 그거입니다. 대통령께서 그런 순방 가실 때도 행사 있어가지고 허례허식을 좀 없애려는 분위기인 것 같으니 저는 안 가는 게 맞겠다 이렇게 생각한 거고…]

이 대표는 대신 그 시간에 혁신위원장으로 본인이 지명한 최재형 의원이 하는 세미나에 참석했죠. 이 대표가 띄운 혁신위는 어제 첫 회의를 하며 돛을 올렸습니다. 2년 후 총선의 공천룰을 시스템화하겠다, 전면에 내걸었는데요. 하지만 첫날부터 또다시 '이핵관 모임이냐'는 비판에 시달렸습니다.

[이준석/국민의힘 대표 (MBN '프레스룸' / 어제) : 오늘도 또 김정재 의원님이 참 실명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해 주셨어요. 이렇게 5명을 제가 지명했다, 혁신위에. 그래서 저는 당당하게 얘기하지 않습니까? 5명 이름 대라.]

이 대표가 반박하자 김 의원도 "착오였다. 잘못한 거다" 인정을 했습니다. 이 대표는 전화를 안 받아서 최재형 위원장에게 해명했다고 했지만요. 오늘도 뼈있는 한 마디를 던졌습니다.

[김정재/국민의힘 의원 (YTN '뉴스라이더') : 정말 신기한 건 제가 방송 끝나자마자 바로 우리 대표께서 페이스북에 올리셨더라고요. 그래서 계속 보고 계시나 봐요. 조심을 해야 되겠습니다.]

이 대표는 '혁신위가 사조직이라면 깐깐한 최재형 위원장을 세웠겠느냐' 반박을 했는데, 최 위원장 역시 "혁신위를 방해하는 발언은 자제해달라"고 요청했죠. 이제 문제는 혁신위가 어떤 논의과정을 통해 어떤 결과물을 내놓느냐일 것으로 보입니다.

[최재형/국민의힘 혁신위원장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일단 조직 구성에 관해서는 우리 위원들의 면면을 보면 '이게 누구의 사조직이다'라는 것에 대해서 이제는 더 이상 그런 말씀들 안 하시는 것 같고요. 나머지 또 7분을 최고위원이 각자 지명하셨고 그다음에 또 비슷한 수의 7명은 제가 추천을 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에 여권, 당 외곽에서 이 대표를 공격하는 사람이 또 있습니다. 공직자도 당직자도 아니지만 이 대표 측 입장에선 그냥 듣고 흘리기만은 어려운 사람입니다. 바로 김건희 여사의 팬클럽 회장 강신업 변호사인데요. 강 변호사는 오늘도 김 여사의 순방 사진을 공개했는데요. 앞서 대통령실이 이 대표와 만찬 사실이 없다고 밝힌 이후 "개미지옥에서 벗어 나려고 대통령 팔며 발버둥질을 하고 있다" "스스로 물러나라"며 이 대표를 향한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강신업/김건희 여사 팬클럽 회장 (음성대역) : 이준석은 비판받기 싫으면 스스로 당 대표에서 물러나라. 버틴다고 버틸 수 있는 게 아니다. 이핵관 입바람으로 어찌 불어닥치는 태풍을 막을 수 있겠는가.]

이 대표 측 김용태 최고위원은 공개석상에서 강 변호사를 비판했는데요.

[김용태/국민의힘 최고위원 (어제) : 집권 여당 지도부에 악담을 쏟아내고 있는지 영문을 모르겠습니다. 국민적 반감만 불러일으킬 뿐입니다. 친목 단체면 친목 단체 목적에 맞게 조용히 제 할 일할 것이지 다른 마음으로 단체를 오용해서 논란의 중심에 선다면 제 얼굴에 침 뱉는 격만 될 것입니다. 자중하시라는 말씀을 전합니다.]

이준석 대표는 오늘은 공개 일정 없이 조용한 모습을 보였는데요. 그야말로 '사면초가'에 처한 이 대표의 운명은, 일단 다음 주 윤리위 출석과 그 결과가 될 듯 합니다.

오늘 발제는 이렇게 정리합니다. < '사면초가' 이준석 '윤핵관'은 비판·윤 대통령엔 예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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