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넘게 가진 노인이 더 불안하다?.."현금 적고 부동산만 있어서"

10억원 이상 재산을 가진 노인이 이보다 재산이 적은 노인에 비해 대체로 사회적 불안을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산이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이 아니라 대부분 부동산으로 묶여있고, 사회안전망이 부족하다고 인식하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28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보사연)에 따르면 지난해 6월29일~7월23일 전국 65~74세 노인 1000명을 재산규모별로 ‘1500만원 미만’부터 ‘10억원 이상’까지 6개 집단으로 나눠 측정한 결과, 노인들이 느끼는 사회적 불안은 재산 1500만원 미만 집단에서 가장 크고 5억~10억원 미만 집단으로 갈수록 줄어들었다. 하지만 10억원 이상 집단에서 다시 뛰어올랐다.
소득수준별로 1~5분위로 나눠 조사한 결과도 비슷하다. 사회적 불안은 소득이 가장 적은 1분위가 가장 크고 4분위까지 줄어들다가 소득이 가장 많은 5분위에서 다시 커졌다. 재산 10억원 이상 집단과 소득 5분위의 사회적 불안은 각각 5000만~1억원 미만 집단과 소득 2분위와 비슷한 수준이다.
이는 ‘소속 조직·모임에 적응하기 어려울까봐 불안한지’ ‘끊임없이 뭔가 준비하지 않으면 뒤떨어질 것 같은지’ ‘정부나 경찰을 믿을 수 있는지’ ‘빈부격차가 더욱 심해진다고 보는지’ 등 27개 문항을 바탕으로 사회적 불안을 측정한 결과다. 사회적 불안은 ‘적응·안전’ ‘불공정·경쟁’ ‘불신’ ‘불평등’ 문제를 직접 경험하거나, 간접적으로 인식하면서 생기는 불안을 말한다.
곽윤경 보사연 불평등소득정책연구실 부연구위원은 “돈을 더 벌고 재산이 늘어난다고 해서 반드시 불안이 감소하는 것은 아니란 점을 보여준다”며 “재산 중에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커 비상 시 당장 쓸 수 있는 현금이 부족하기 때문일 수 있다”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통계청 ‘2020년 가계금융복지조사’에서 60세 이상 노인 자산 중 부동산 비율이 78.1%, 저축 비율이 15.5%로 나온 점을 들었다.
곽 부연구위원은 “사회적 위험에 직면할 때 주변의 도움이나 사회안전망으로 충분히 대비할 수 없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일 수도 있다”며 “사회안전망이 있어도 노인은 신체 건강 저하 등 때문에 원래 수준으로 회복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거나, 같은 수준으로 되돌리기 어렵다는 인식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조사 결과는 보사연이 지난 27일 발행한 ‘보건복지 이슈 앤 포커스’ 제425호에 실렸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보사연이 지난해 12월 발간한 보고서 ‘한국의 사회적 불안과 사회보장의 과제-노인의 사회적 불안’(곽윤경·김세진·황남희·전지현·이현주)에서 볼 수 있다. 보사연은 지난 2019년부터 연령·세대별로 사회적 불안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다.
Copyright © 경향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3억원 돈다발’ 든 가방이 지하철에···역 직원 신고로 2시간 반 만에 주인 찾아
- 이정후의 미친 슬라이딩캐치, 기적 같은 9회···한국 야구, 17년 만에 WBC 8강 진출
- 국힘 “윤석열 복귀 반대” 의원 일동 결의문···오세훈·김태흠, 공천 신청할 듯
- 최가온 “두쫀쿠는 이제 그만”…왼손 3곳 골절 치료·재활 집중
- 김민석 “김어준 처벌 원치 않아···사필귀정 믿음으로 국정 수행 집중할 것”
- [단독] 박홍근 기획처 장관 후보, 연말정산 부당공제 받아 지명 직전 가산세 납부
- “월드컵 우승 때도 안 갔는데 왜”…아르헨 ‘메시 백악관 방문’ 싸고 시끌
- ‘강북 모텔 연쇄살인’ 피의자 신상공개···20세 김소영
- 박찬운 검찰개혁자문위원장 사퇴···“보완수사권 폐지하면 감내 어려운 혼란”
- 한국말로는 다 성당인데···영어로는 카테드랄·바실리카·처치? 대체 무슨 뜻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