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상추 가격 폭락에 '수확 포기'..계약 재배 농가 "막막"
[KBS 춘천] [앵커]
횡성은 여름철 국내 최대 양상추 생산지입니다.
그런데, 올해 양상추 수확을 포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는데요.
가격이 폭락했기 때문입니다.
김초롱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축구장 2배 넓이의 밭입니다.
양상추가 뿌리째 뽑혀 있습니다.
올해 초, 유통업체와 전량 구매 이른바 '밭떼기' 계약을 했는데, 양상추값이 폭락하자, 유통업체가 아예 수확을 포기해버렸습니다.
결국, 밭 주인은 다음 농사를 위해 양상추를 다 뽑아내야 했습니다.
[김진선/양상추 재배 농민 : "농사꾼 입장에서는 솔직히 말해서 자기 자식 다루듯이 다뤘는데, 이걸 이렇게 하면 속이 상하죠."]
그 옆의 밭에선 양상추가 썩어가고 있습니다.
이렇게 농사가 잘됐지만, 양상추는 출하되지 못하고 남은 겁니다.
인건비가 워낙 비싸 양상추를 뽑아낼 엄두가 나지 않습니다.
[전종갑/양상추 재배 농민 : "한 통도 출하를 못했습니다. 아주 가슴이 미어져요. 이게 이제 농민들한테는 전부 빚으로 남습니다, 이게."]
양상추 가격이 폭락한 건 공급량 증가가 가장 큰 원인입니다.
여름철 국내 양상추 공급물량의 90%를 생산하는 횡성의 경우, 올해 양상추 재배면적은 130만 제곱미터.
지난해보다 40% 넘게 증가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소비는 줄고, 수출길은 막혔습니다.
[정규철/강원도 농산물마케팅팀장 : "코로나로 인해서 소비 부진이 일어났고, 또 대만 기상 호조로 자국산 소비가 5, 6월까지 이어지는 상황으로써 수출이 중단된 상황입니다."]
그 결과, 지난해까지만 해도 10kg 한 상자에 23,000원씩 하던 양상추 가격이 지금은 9,000원까지 떨어졌습니다.
[한태환/양상추 유통업체 대표 : "저희도 손해보면서 전체적으로 매입을 해도, 판매처에서 손실을 보니까 판매처도 발주가 안 나오고."]
밭떼기 계약의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선 농산물 유통구조의 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KBS 뉴스 김초롱입니다.
촬영기자:임강수
김초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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