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 이준석, 친윤-안철수 포위망 뚫을 방안 모색 고심

이재우 2022. 6. 2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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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내용 요약
이준석, 20일 최고위 이후 모두발언 중단…입지 축소 반증?
이준석, 친윤·安 SNS 저격에도 당사자 반응·여론 반전 미미
'민들레' 공동간사 이용호, 당내 갈등에 "누적된 감정 표출"

[서울=뉴시스] 최진석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2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최재형 의원실 주최로 열린 '반지성 시대의 공성전' 세미나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이 대표는 축사를 통해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가 기피하는 문제를 공론화해서 공성전을 벌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공동취재사진) 2022.06.27. 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이재우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다음달 7일로 예정된 당 윤리위원회의 '성 상납 증거인멸 교사 의혹' 징계 심사를 앞두고 좁아진 입지를 회복할 출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친윤(윤석열)계를 비판하며 여론전을 시도하고 있지만 반전 동력은 얻지 못하는 모양새다.

반면 당권을 놓고 갈등 중인 친윤계는 이 대표의 승부수인 혁신위원회를 '사조직'이라고 비판하면서 김을 뺐다. 윤핵관(윤석열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의원은 의원모임 '대한민국 미래혁신포럼'을 재개하며 세몰이는 물론 혁신 의제 쟁탈전에도 착수했다.

'정치적 앙숙' 안철수 의원은 이 대표의 반대에도 윤석열 대통령의 검찰 선배이자 장 의원의 측근을 국민의당 몫 최고위원으로 고수하면서 친윤계와 '이준석 포위망'을 좁혀가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최고위원회 이후 뚜렷한 모두발언을 내놓지 않거나 생략하고 있다. 그는 같은날 비공개 논의가 언론에 유출되고 있다는 이유로 자신이 주재하는 또는 배석하는 자리에서 비공개로 현안을 논의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친윤계인 배현진 최고위원과 공개 충돌하기도 했다.

각 정당들이 최고위 등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주요 현안에 대한 당의 입장이 제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회의 주재자이자 당 사령탑인 이 대표의 침묵은 이례적이다. 이 대표가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피력하기 힘든 처지라고 해석될 수도 있다.

이 대표는 또다른 윤핵관인 권성동 원내대표와 달리 윤석열 대통령의 첫 순방 환송에 참석하지 않아 당내 입지가 축소됐다는 해석에 빌미를 주기도 했다.

이 대표는 같은기간 발언의 창구를 공식회의가 아닌 사회관계망서비스(SNS)로 옮기는 모습을 보였다. '윤핵관' 장제원 의원과 안철수 의원을 겨냥한 발언을 연이어 올리며 여론전을 시도하는 모양새다.

그는 24일 페이스북에 장 의원이 자신과 배 최고위원간 내홍에 대해 "이게 대통령을 도와주는 정당이냐"라고 쓴소리를 한 기사를 공유한 뒤 "디코이(미끼)를 안 물었더니 드디어 직접 쏘기 시작한다. 이제 다음 주 내내 간장 한 사발 할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디코이는 배 최고위원을, 간장은 간철수(간보는 안철수)와 장 의원을 지칭하는 합성어로 해석됐다.

이 대표는 27일 "할 말이 있는데 자기검열 하는 사람들과 타인의 압력으로 할 말을 못 하는 사람들, 언론에 익명으로밖에 인터뷰할 수 없는 분들 모두 다 '공성전' 대상"이라고 했다. 역시 안철수·장제원 의원을 에둘러 비판했다는 해석을 불러왔다.

이 대표는 28일 페이스북에 장 의원이 시사 패널 발언에 반발해 방송국에 항의전화를 했다는 기사를 공유한 뒤 "이준석 비판은 아무리 해도 따로 방송국이나 패널들께 연락하거나 그러지 않는데 다른 곳이라고 성역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나 당사자 격인 장 의원과 안 의원은 응전 대신 무시 전략을 택하고 있다. 안 의원은 27일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의 '간장 한 사발' 발언에 대해 "무슨 말인지 저는 이해가 안 간다"며 "저는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한국말인데 무슨 뜻인지 모르겠다. 속이 타나 보죠"라고 응수했다. 장 의원도 같은 자리에서 "무슨 말인지 모른다. 이 대표와 제가 어떤 갈등이 있나"라고 반문했다.

친윤계는 이 대표에 대한 불만을 감추지 않고 있다. 친윤계 의원모임인 민들레 공동간사인 이용호 의원은 28일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에 출연해 이 대표를 둘러싼 당내 갈등에 대해 "그동안 누적됐던 감정이 폭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누구의 책임이 더 크다고 보느냐'는 질문엔 "꼭 책임을 따지기보다는 이게 지난 대선 과정, 지방선거를 치러오면서 축적된 서로 간의 불신, 리더십의 문제 등이 이번에 분출되는, 잠복해 있던 것이 표출되는 그런 상황"이라고 답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ironn108@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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