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고통분담 절실한 때 임금 더 올리려는 '몰염치' 대기업 노조

입력 2022. 6. 28.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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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업들에게 "물가 상승세를 심화할 수 있는 과도한 임금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추 부총리는 28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경영자총협회와의 간담회에서 물가-임금 연쇄 상승 악순환을 우려하면서 임금 인상 자제를 거듭 당부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임금인상은 고물가 상황을 심화시킬 뿐 아니라 대·중 기업 간 임금 격차를 부추켜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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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기업들에게 "물가 상승세를 심화할 수 있는 과도한 임금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추 부총리는 28일 서울 마포구 경총회관에서 열린 경영자총협회와의 간담회에서 물가-임금 연쇄 상승 악순환을 우려하면서 임금 인상 자제를 거듭 당부했다. 추 부총리는 "소위 잘 나가는, 여력이 큰 상위 기업들이 성과보상 또는 인재확보라는 명분 하에 경쟁적으로 높은 임금상승을 주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임금인상은 고물가 상황을 심화시킬 뿐 아니라 대·중 기업 간 임금 격차를 부추켜 사회적 갈등을 증폭시킬 수 있다"고 했다. 특히 정보기술(IT) 업계와 대기업을 지목하면서 우려감을 나타냈다. 대신 추 부총리는 규제를 과감히 개혁해 민간 중심의 역동성 있는 경제를 구현하겠다고 약속했다.

'임금발(發) 인플레'를 우려하는 부총리의 특별한 당부다. 공식적으로 경영계에 어떤 식으로든 고통을 분담하자고 호소한 것이다. 실제로 300인 이상 대기업의 올해 1분기 임금상승률은 13.2%에 달했다. 이는 반도체 호황으로 성과급 잔치를 벌였던 2018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이다. 그럼에도 대기업 노조들은 파업 카드를 내밀면서 임금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6만5200원 인상,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등을 내걸고 있다. 노조는 다음달 1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파업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른 완성차업체 노조들도 큰 폭의 임금 인상안을 제시하며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삼성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계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물론 물가에 맞춰 임금을 올리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과도한 인상 요구다. 지금 우리나라는 유례없는 총체적 복합위기에 빠져있다. 경제가 잘 돌아간다면야 모르겠지만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이라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는 판국이다. 고통 분담을 통해 난국 돌파에 힘을 모아야만 할 시기다. 경제주체들의 고통 분담은 당연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도를 넘어서는 대기업 귀족노조의 행태는 온당치 않다. 이미 대기업 임금은 중소기업의 두 배 수준을 넘어섰다. 대기업 임금 인플레가 심화되면 물가를 부추기면서 중소기업의 인력난을 고착화시킬 것이 자명하다. 어려울 때일수록 고통 분담이 절실하다. 명색이 대기업 노조라면 상생 협력의 길을 가야한다. 어느 정도 자신의 몫을 내려놓아야 함이 마땅하다. 이미 충분히 높은 임금을 받으면서 더 올려달라는 건 '몰염치'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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