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 이코노미] 日·EU보다 임금 높은데.. 노조 "억대 성과급 달라"

박정일 입력 2022. 6. 28. 18:40 수정 2022. 6. 29. 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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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대기업, 외국과 비교해보니
2002∼2018년 韓 인상률 120%
같은기간 EU 37%↑·일본 5%↓
중기와 급여차는 세계최고 수준

물가인상 등을 이유로 소위 '귀족노조'의 억 단위의 임금 인상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주요 대기업 노조들은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 속 물가상승) 위기 속에서도 임금 인상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경우 파업을 불사하겠다며 경영진을 압박하고 있다.

이미 우리나라의 평균 급여와 상승률은 일본과 EU(유럽연합) 등 소위 선진국들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급여차이도 세계 최고 수준이다.

그럼에도 노동계는 고통분담 보다는 '하투(夏鬪)'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사회 분열을 조장하고 있다. 2년 간 이어진 코로나19 시국에서 겨우 살아남은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물가·금리·환율 '3고(高)'에 직원 고용도 어려워지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

◇대기업은 세계 최고 수준…中企는 생존압박= 임금 인플레이션의 증거는 여러 숫자에서 드러난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002년부터 2018년까지 한국과 일본, 그리고 EU 주요국(15개)의 기업 규모별 임금인상률을 분석한 바에 따르면, 이 기간 동안 한국 대기업의 월 임금인상률은 무려 120.7%(228.4만원→504.2만원)에 이른다. EU의 경우 같은 기간 단 37.3%(2593유로→3562유로)의 상승률을 보였고, 일본은 48만3800엔(약 458만원)에서 45만9000엔(434만원)으로 오히려 5.1% 줄었다.

2002년까지만 해도 일본, EU보다 낮았던 한국 대기업의 평균 임금은 2018년 기준으로 가장 높아졌다. 일본, EU보다 한국 물가가 낮은 편에 속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질소득은 더 높아진다.

이런 가운데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급여차이도 한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2018년 기준으로 한국의 중소기업(10~99인 기준)과 대기업 간 월 임금총액 차이는 202만6000원으로, 일본(14만5700엔, 약 138만원)과 EU(866유로, 약 118만원)보다 월등히 크다.

2002년부터 2018년까지 중소기업 임금의 누적 인상률을 비교하면 한국(87.6%)이 일본(0.8%), EU(39.1%)보다 높았지만, 대기업의 인상률을 따라잡기란 역부족이었다. 연차에 따른 임금인상률과 업종별 임금차이 역시 한국이 일본, EU보다 더 컸다. 이동근 경총 부회장은 "임금안정과 더불어 직무·성과중심 인사·임금제도 개편을 통한 공정한 노동시장 기반 마련은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과제"라고 말했다.

◇고조되는 '하투' 전운…대기업 노조, 억대 임금인상 요구= 대기업 노조, 억대 임금인상 요구= 이 같은 임금 인플레이션 심화와 양극화는 물가 인상을 넘어 사회적 문제로까지 대두되고 있지만, 이미 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대기업 노조들은 추가 인상을 요구하고 있다.

삼성전자 사무직 노조·삼성전자 구미지부 노조·삼성전자 노조동행·전국 삼성전자 노조 등 4개 단체로 구성된 공동교섭단은 지난해 연봉에 1000만원을 일괄 인상하고 영업이익의 25%도 성과급으로 달라는 올해 임금 협상안을 내놓았다. SK하이닉스 기술사무직 노조는 올해 기본급 기준 12.8%의 임금 인상률을 요구한 상태다. 현대차 노조의 경우 기본급 16만52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신규인원 충원 및 정년연장을 통한 고용안정, 성과급 전년도 순이익의 30% 지급, 미래차 공장 국내 신설 등을 요구했고, 지난 23일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 쟁의 조정신청을 한 데 이어 다음달 1일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하기로 했다.조합원 투표에서 파업안이 가결되면 현대차 노조는 2018년 이후 4년 만의 파업에 돌입한다.

같은 현대차 계열인 현대제철 노조 역시 400만원의 특별격려급 지급 등을 요구하며 지난달 2일 충남 당진제철소 사장실을 점거한 뒤 이날까지 50일 넘게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지엠의 경우 기본급 인상과 함께 통상임금의 400%(1694만원 상당) 지급과 부평2공장에서의 전기차 생산 등을 요구하고 있으며, 르노코리아 역시 마찬가지로 일시금 500만원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으나 사측이 거부해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물리적 충돌도 발생하고 있다. 현대제철은 사장실 점거 농성을 하고 있는 노조를 해산시켜달라고 경찰에 고소했지만, 아직 이렇다 할 조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회사측은 전했다.

한국타이어의 경우 지난 19일 금속노조 소속 조합원들이 설비 가동을 무단으로 중지시키고 사측 관계자들을 폭행했다고 주장했는데, 노조 측은 쌍방폭행이라고 이를 반박하고 있다.박정일기자 comja77@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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