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재팬' 감소에..다시 기지개 켜는 '일본 맥주'

김범준 2022. 6. 28.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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夏 맥주 수요 늘며 급감했던 일본 맥주 회복세
올 들어 편의점 日맥주 매출 전년比 74.7%↑
'삿포로·기린' 등 소매점·업소 영업 확대나서
아사히 맥주, 8월까지 국내 광고 캠페인 진행

[이데일리 김범준 기자] 일본산 맥주가 다시 국내에서 기지개를 켜고 있다. 지난 2019년 국내에서 확산한 일본 제품 불매 운동 ‘노재팬’(No Japan) 타격으로 매출이 급갑한 지 약 3년 만이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주류매대 모습.(사진=뉴스1)
28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주류 수입유통사 엠즈베버리지는 올 여름 맥주 성수기를 맞아 일본 맥주 브랜드 ‘삿포로’와 ‘에비스’의 국내 판로 확대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TV와 디지털 광고 캠페인을 통해 인지도 끌어올리기에 나서고 각종 오프라인 행사와 온라인 SNS(사회관계망서비스) 마케팅도 적극 활용하면서 주류 취향이 다양한 젊은층 소비자들에게 적극 다가선다는 계획이다.

지난 2011년 설립한 엠즈베버리지는 매일홀딩스 자회사로 매일유업과 일본 삿포로인터내셔널의 합자회사다. 그해 8월부터 일본 맥주 삿포로를 국내에 선보였고, 2017년 9월부터 다른 프리미엄 라거 에비스를 독점 공급하고 있다. 하지만 이듬해 말부터 국내 반일 감정 확산과 함께 노재팬이 시작되며 영업 손실이 났다.

엠즈베버리지의 매출은 지난 2018년 약 419억원에서 198억원으로 절반 이상 급감했고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약 33억원에서 49억원 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특히 에비스는 국내에 공식 선보인 지 약 1년여 만에 노재팬 직격탄을 맞으며 마케팅 캠페인을 제대로 펼쳐 보지도 못한 채 마트·편의점 매대와 주점 등 업소 메뉴에서 밀려났다.

하지만 최근 들어 국내에서 노재팬 정서가 수그러들고 코로나19의 엔데믹(풍토병화) 전환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가 해제로 주류 시장이 빠르게 회복하면서 일본 맥주의 판매도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관세청 등에 따르면 국내 일본 맥주 총 수입액은 2018년 약 7830만달러(약 1005억원)에서 노재팬 시기를 거치며 지난해 약 688만달러(약 88억원)로 3년 새 90% 이상 급감했다.

그러다가 올해 들어 회복세로 전환했다. 지난 1~5월 일본 맥주 수입액은 약 410만달러(약 53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약 38.4%(약 15억원) 늘었다. 실제 국내 한 대형 편의점에서도 올 1월부터 이달 27일까지 전국 매장 일본 맥주 카테고리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평균 74.7% 증가한 신장률을 보였다.

상황이 점차 나아지면서 주요 일본 맥주 수입판매 업체들이 노재팬 운동 이후 중단했던 국내 가정 및 유흥(업소) 주류시장 마케팅을 재개하고 제품 취급도 점차 늘리고 있다.

아사히 수퍼드라이 ‘기대 그 이상’ 브랜드 글로벌 캠페인 영상 스틸컷.(사진=롯데아사히주류)
엠즈베버리지는 지난 노재팬 시기 대체 활로로 발굴한 유럽 체코 라거 ‘부드바르’ 맥주와 스페인 라거 ‘알함브라’ 맥주와 함께, 기존 대표 일본 라거 브랜드 ‘삿포로’와 ‘에비스’의 국내 판매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가정용 채널뿐 아니라 맥주펍과 이자카야(일본식 선술집) 등 업소 취급 늘리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일본 아사히맥주의 공식 수입업체 롯데아사히주류는 이달 17일부터 오는 8월 말까지 ‘아사히 수퍼드라이’ 브랜드 글로벌 홍보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기대 그 이상’을 핵심 메시지로 내세우며 유튜브 등 SNS를 통해 공개했다.

이 밖에 하이트진로가 수입·판매하는 ‘기린이치방’, 오비맥주가 취급하는 ‘산토리’ 등 기존 국내에서 인기가 있던 주요 일본 맥주 브랜드들도 점차 편의점과 대형마트 등 가정용 채널과 각종 식당·주점 등 유흥시장 채널에 영업력을 집중하며 매대 입점 등 다시 점유율 확대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CU·GS25·세븐일레븐·이마트24 등 국내 주요 편의점 4사도 일제히 지난달부터 수입맥주 ‘4캔 1만1000원’ 행사 품목에 아사히·기린이치방·삿포로·산토리 등 주요 일본 맥주를 포함시켰다. 일본 맥주 수입유통사들이 영업을 강화하며 편의점 가맹점주들에게 4캔당 1만원의 발주장려금 지급을 시작하면서다.

한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지난 수년간 쪼그라들었던 일본 맥주를 다시 찾는 수요가 늘면서 기저 효과로 신장률은 크게 늘었다”면서도 “아직 절대적인 매출 비중은 전체 맥주 중 약 1~2% 수준”이라고 했다. 이어 “생맥주집(펍)과 주점 등 유흥시장에서 일본 맥주 취급이 늘면 소매점 판매 확대로 이어지면서 점차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김범준 (yol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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