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석유 '가격 상한제'..푸틴 돈줄 죄고 인플레 잡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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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러시아가 에너지 수출로 얻고 있는 막대한 수익을 제한하기 위해 '석유 가격 상한제'를 도입할 방법을 찾기로 의견을 모았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 도 이날 자체 입수한 제재안 초안을 인용해 "정상들이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에 일시적인 가격 상한을 도입하는 '실현 가능성'(feasibility)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파이낸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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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길 때 운반선 보험 미제공 등 검토
인도·헝가리 등 반대국 설득이 관건
주요 7개국(G7) 정상들이 러시아가 에너지 수출로 얻고 있는 막대한 수익을 제한하기 위해 ‘석유 가격 상한제’를 도입할 방법을 찾기로 의견을 모았다. 구체적인 실행 방법 등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27일(현지시각)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향한 압박을 계속해 강화할 것이다. 이를 위해 우리는 주요 7개국과 미국, 유럽연합(EU), 영국과 넓게는 주요 7개국 밖으로 나가는 러시아 원유 출하분에 대한 가격상한제를 설정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만드는 합의를 거의 마무리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7개국 정상들은 26일 독일 남부 엘마우성에서 시작된 정상회의에서 △우크라이나 사태 대응 △기후 위기 △에너지 안보 등 주요 현안에 대한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도 이날 자체 입수한 제재안 초안을 인용해 “정상들이 러시아의 에너지 수출에 일시적인 가격 상한을 도입하는 ‘실현 가능성’(feasibility)에 대해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 당국자는 미국 등이 새 제재를 검토하는 이유에 대해 “러시아와 푸틴의 주요 현금원의 씨를 말리고, 푸틴의 전쟁 여파로 오른 소비자 유가를 내리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으로 폭등한 에너지 가격 때문에 서구가 쏟아낸 경제제재로 인한 타격을 피해가고 있다. 그에 반해 미국은 유가 상승으로 소비자물가지수(CPI)가 3월부터 석달 연속 8% 이상 오르는 등 40년 만에 최악의 인플레이션에 직면해 있다. 그 여파로 ‘경기 침체’ 우려도 커진 상태다. 제재의 ‘부메랑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미국의 의도는 ‘가격 상한제’를 도입해 러시아의 현금원을 끊고, 인플레에 대응하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다.
실제 미국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지난 22일 분석을 보면, 올해 러시아의 1~5월 석유·천연가스 수출로 인한 수입은 5조7000억루블(약 137억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0%나 늘어났다. 그 덕에 전체 세입 중 석유·천연가스 수출로 인한 수입의 비율은 47%로 치솟았다. 이들은 “러시아는 지금도 에너지 수출로 하루에 10억달러의 수입을 얻고 있지만, 지난 4월의 하루 평균 군사비 지출은 3억2500만달러에 머물렀다”고 지적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을 수행하기 위해 러시아가 쏟아붓는 군사비의 3배를 에너지 수출로 벌어들이고 있는 셈이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합의가 이뤄지면, 주요 7개국에 속한 재무장관과 관계 각료들이 그 밖의 주요국들과 함께 가격 상한을 도입하기 위한 제도를 설계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구체적으로 미국 등이 정한 상한가를 넘은 석유를 나르는 운반선에 보험을 제공하지 않는 안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제이크 설리번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7개국 정상들이 석유 가격 상한제 설정에 공감했다면서도 “아직 확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중요한 것은 (목적을 실행할 수 있는) 기술적인 디테일”이라고 말했다.
나아가 이 안을 시행하려면 국제사회의 동의가 필요하다. 유럽연합의 동의를 끌어내려면 27개 회원국 모두가 합의해야 하는데 헝가리 등은 러시아 에너지 제재에 소극적이다. 또 다른 문제는 값싼 러시아 석유를 수입해 이익을 얻고 있는 인도 등의 반발이다. 주요 7개국의 한 당국자는 “우리는 그 기본 구조를 지지한다”며 “그러나 상세한 대책을 강구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의길 선임기자, 길윤형 기자 Eg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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