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 공책 볼펜도 올랐네..10년 넘게 가격 그대로였는데"

신유경 2022. 6. 28.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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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펄프값 역대 최고치 찍어
잉크·목재 등 他원자재도 급등
문구류 10여년만에 가격 인상
모닝글로리 공책값 20% 상향
모나미·알파도 인상대열 합류
원자재값 상승폭엔 못미쳐
문구업계 수익성 우려 커져
2009년 출시 이후 줄곧 1000원에 판매됐던 모닝글로리 공책 가격표가 13년 만에 바뀐다.

올해 펄프 등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며 문구업계가 고육지책으로 문구류 가격 인상에 나서고 있다. 가격을 올리고는 있지만 인상폭이 원자재 가격 상승폭에 미치지 못해 수익성에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28일 문구업계에 따르면 모닝글로리는 공책 제품군 가격을 평균 10~12%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인상으로 대표 품목인 '원링 공책'은 가격이 1200원으로 20% 오르게 된다. 이 제품군은 2009년 1000원에 출시된 이후 가격 변동이 없었다. 모닝글로리 관계자는 "공책 종류가 다양하기 때문에 품목마다 10~20% 인상률을 적용할 예정"이라며 "새로 제작하는 제품은 인상된 가격으로 출시할 계획이고, 이르면 오는 8월부터 일부 제품군에 인상된 가격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모닝글로리는 다만 현재 재고를 보유하고 있는 제품들은 기존 가격에 판매할 계획이다. 재고가 소진된 이후부터 가격을 인상하겠다는 방침이다.

모닝글로리가 10년 넘게 유지해오던 공책 가격을 올린 건 펄프 가격 급등 여파 때문이다. 원래도 공책 제품군으로 인한 마진이 크지 않았지만 원자재 가격 급등세에 손해가 커졌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이달 미국 남부산혼합활엽수펄프(SBHK) 가격은 연초 대비 43.7% 급등했다. 이달 펄프 가격은 t당 970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초 t당 675달러에 불과했던 펄프 가격은 지난 2월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이후 급등세를 보였다. 펄프 가격이 급등하며 제지 가격이 올랐고, 이에 따라 공책 가격도 인상되는 연쇄 작용이 일어난 것이다.

잉크 등 관련 원자재 가격이 오르며 모나미도 일부 제품군 가격을 올렸다. 가격 인상폭은 프리미엄·일반 제품군에 따라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모나미는 현재 400원인 '153스틱' 볼펜부터 평균 2만원대인 '153프리미엄' 등 다양한 제품군을 판매하고 있다. 모나미 관계자는 "대부분 업계가 그렇듯 문구 제조 관련 원자재 가격도 상당 부분 인상돼 모나미 제품 일부 가격이 소폭 인상됐다"고 설명했다.

문구를 유통하는 알파 역시 품목에 따라 판매가를 20~30% 올렸다. 특히 스틸을 사용하는 제품군과 볼펜, 공책류 가격을 많이 인상했다. 문구 제품의 거의 모든 패키지에 포함되는 제지 가격 상승도 전반적인 판매가 인상에 영향을 미쳤다.

알파 관계자는 "문구류는 생활필수품에 가깝기 때문에 문구사들이 생산 단가가 오르더라도 판매가는 10년 넘게 올리지 않았다"면서 "코로나19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거치며 원자재 가격이 오르자 그동안 반영하지 못한 부분까지 감안해 판매가를 큰 폭으로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문구 제조·유통사들은 그동안 생산 단가가 오르더라도 마진을 줄이는 방식으로 판매가를 유지해왔다. 하지만 올해 특정 원자재가 아닌 전반적으로 원자재 가격이 오르자 손실분을 감당할 수 없게 됐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이전보다 문구류 가격이 많이 오른 걸 체감하겠지만 판매가를 올리지 않으면 문구사들은 생존조차 힘든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약 10년 만에 가격을 올렸지만 수익성 개선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토로도 나온다. 문구업계 관계자는 "가격을 인상해도 원자재 가격 등으로 지출되는 생산 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에 적정 마진을 확보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신유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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