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이재명 "사옥신축시 성남FC 후원 공문" 대가성 공방

조현호 기자 2022. 6. 28.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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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전 공문 입수 보도 '용도변경후 사옥신축시 성남FC 후원 검토' "대가성 의심"
이재명 보좌진 "정당한 광고영업, 대가성으로 제안했다 받아들인적 없어"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성남FC 후원금 의혹과 관련해 8년 전 두산 건설이 용도변경으로 사옥을 짓게 해줄 시 성남FC 후원을 검토하겠다는 공문을 성남시에 보냈다는 SBS 보도가 파장을 낳고 있다.

SBS는 용도 변경 전에 두산 건설이 공공시설 기여 및 성남FC 후원금을 제공하겠다고 제안한 것은 두산 건설과 성남시가 서로 '대가성'을 인지하고 있었다는 자료가 될 수 있다고 해석했다. 이에 이재명 의원 측은 후원금이라는 것은 잘못된 표현으로, 정당한 광고 유치를 한 것이며, 대가성으로 제안한 것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SBS는 지난 26일 저녁 '8뉴스' '[단독] “사옥 짓게 되면 성남FC 후원”'에서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기업들이 성남FC에 준 광고 후원이 '대가성'이 있는 돈 아니냐는 것”이라며 “지난 2014년 두산 건설이 성남시에 보낸 공문을 입수했는데, 병원 부지에 신사옥을 짓게 해 주면 성남FC에 후원을 검토하겠다는 명시적인 표현이 담겨 있었다”고 보도했다.

SBS는 이 공문을 두고 두산 건설이 2014년 10월 31일 성남시에 보낸 것이라며 “약 20년 간 분당구 정자동에 방치돼 있던 병원 부지를 업무 시설로 용도를 바꿔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SBS는 “용도가 바뀌어 두산 그룹 신사옥을 짓게 되면 1층 일부를 공공시설로 제공하거나, 성남FC에도 후원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고 방송했다.

영상에 나온 공문의 제목은 '정자동 의료 시설(종합병원) 용도 변경 타당성 검토'이며 공문 내용을 보면, “병원 부지 용도 변경에 따른 타당성 검토 자료 및 주변 기반 시설 영향에 대한 검토 자료를 첨부”한다면서 “기타 사업 계획의 방향성은 두산 계열사 사옥 신축 시, 1층 일부를 성남시민을 위한 공공시설 제공 또는 성남시민 프로축구단(성남FC) 후원 등의 방법으로 공공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귀 시와 협의하여 적극적으로 검토 반영토록 하겠다”고 기재돼 있다.

▲SBS가 지난 26일 저녁 8뉴스에서 보도한 두산건설의 용도변경 사옥신축시 성남FC 후원 제안 공문. 사진=SBS 영상 갈무리

SBS는 이 병원 부지에 대해 “두산 측이 10년 넘게 용도 변경을 요구해 왔지만 '특혜' 논란으로 거부돼 왔던 땅으로, 성남시는 약 한 달 전인 2014년 9월 21억여 원의 이행 강제금을 부과하기도 했다”며 “그런데 두산 건설이 성남FC 후원금을 검토하겠다는 내용이 담긴 이 공문이 발송된 지 12일 뒤 성남FC는 광고 등 후원을 유치한 사람에게 10~20%의 성과금을 지급하는 내부 지침을 만들었다”고 전했다.

이후 이듬해 7월 성남시가 용도 변경을 통한 두산 그룹 신사옥 신축과 계열사 이전 계획을 발표했고, 그 해 10월 성남FC와 두산 건설은 53억원 규모의 광고 협약을 맺었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SBS는 “성과금 지침에 따라 12월에는 당시 성남FC 직원 이아무개씨가 두산 건설 광고 유치 공로로 3000만원을 받기도 했다”고 방송했다.

SBS는 법조계에서는 두산 측 공문이 병원 부지 용도 변경과 성남FC 후원 사이에 대가성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양측이 인지하고 있었다는 자료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에 두산 건설은 수사 중인 사안이라 답하기 곤란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SBS는 전했다.

SBS는 이어진 뉴스에서 성남FC 후원 의혹의 핵심을 두고 “10년 넘게 용도 변경 건의를 받아들이지 않던 성남시가 두산 그룹에 엄청난 특혜를 안겨준다는 비판을 무릅쓰고 입장을 바꾼 이유가 무엇인지 규명이 필요하다는 것”이라며 “성남지청 수사팀은 이 의원 측근으로 꼽히는 이 모 전 성남FC 마케팅 실장이 두산 측에 먼저 후원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고 보도했다. SBS는 “2015년부터 3년간 성남FC가 지급한 광고 수주 성과금의 90%가량이 성남FC 직원 3명에게 집중됐는데, 이들은 이재명 의원 측근으로 꼽힌다”고 방송했다.

▲SBS가 지난 26일 저녁 8뉴스에서 보도한 두산 건설의 용도 변경 사옥 신축시 성남FC 후원 제안 공문. 사진=SBS 영상 갈무리

이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은 27일 출입기자 단체 SNS메신저에 올린 '성남FC 후원금 관련 보도에 대한 팩트체크' 입장문을 통해 해명했다. 이 의원실은 “성남FC는 두산 등으로부터 후원금을 받은 것이 아니라, 규정에 따른 광고 영업을 했을 뿐”이라며 “이를 왜곡하여 '성남FC 후원금' 의혹이라고 표현해서는 안된다”고 밝혔다. 이 의원실은 “성남FC는 별도 법인으로, 성남FC의 광고 업무는 독립 법인 고유의 영업 행위”라고 해명했다.

이 의원실은 “이석훈 전 성남FC 대표는 지역방송국에서 이사로써 광고 영업을 담당한 경력이 있고, 성남FC에서 광고 영업의 성과를 내 대표로 승진하기도 했다”며 “이 전 대표 측은 '두산 광고영업에 대한 성과 보수는 대표가 되면서 따로 받지 않았다'고 알려왔다”고 전했다.

이재명 의원실은 “성남시의 두산 그룹 이전이 지자체 기업 유치 활동이었다”며 “두산 그룹 유치로 3000~4000명의 노동자 유입을 기대하고, 법인지방소득세 등 추가 세원을 발굴했으며, 장기간 흉물로 남아있던 부지를 처분했으니 시민에게 이익이 되는 모범 행정을 선보인 것”이라고 밝혔다. 이 의원실은 성남시의 각종 인허가 처분을 놓고 “정해진 법규와 절차에 따라 성남시 담당 공무원의 검토 및 관련 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적법하게 이루어졌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팩트체크' 입장문에는 해당 공문을 받았는지, 공문에 나온 용도 변경과 후원금 제공의 대가성을 인정하는지 여부에 대한 입장이 빠져있었다. 이재명 의원실 보좌진은 28일 SNS메신저 대화를 통해 SBS에 보도된 공문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를 묻자 “성남시 또는 두산에 확인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이 당시 성남시장이었는데 기억이 안 난다는 거냐는 추가 질의에 “정확한 것은 성남시와 두산에 확인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했다.

'공문 발송 12일 뒤 성남FC가 광고 등 후원을 유치한 사람에게 10~20%의 성과금을 지급하는 내부 지침을 만들었다'는 보도 내용에 이재명 의원 보좌진은 “시기는 불분명하나, 해당 성과급 지급 지침을 만든 것은 사실”이라며 “성과급 지침은 구단의 경영 건전화로 인한 것일 뿐 두산의 요청과는 전혀 무관하다”고 답변했다.

2015년 7월 성남시의 용도 변경을 통한 신사옥 신축 계획 발표 이후 3개월 뒤 성남FC와 두산 건설이 53억원 규모의 광고 협약을 맺었다는 보도 내용에 이 보좌진은 “둘 사이의 연관성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당시 성남FC 마케팅실장이 두산 측에 후원을 요청했다는 것이 성남지청 수사팀이 파악한 내용이라는 SBS 보도에 이 보좌진은 “성남FC 전 관계자에 따르면, 두산에 후원을 요청한 것이 아니라 광고 유치를 논의한 바는 있다고 한다”고 답했다. 광고 수주 성과급을 받은 직원이 이재명 의원 측근이라는 SBS 보도에 이 의원 보좌관은 “그들이 이재명 의원 측근이 아니다”라며 “위 광고 유치를 논의했던 관계자는 두산 광고 유치에 대한 성과금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용도 변경과 후원금의 대가성과 관련해 '후원이든 광고 유치든 두산 건설이 성남시의 용도변경 대가로 해주기로 사전에 협의한 것은 맞느냐'는 질의에 이 보좌진은 “후원을 제안했더라도 실제 후원 받은 것이 아니라, 성남FC가 적법한 광고 영업만 했다”며 “대가성으로 제안한 것으로 받아들인 적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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